본문듣기

국힘 "더 많이" v s. 시민사회 "주민 중심"... 충남대전통합 속도전 비판 확 다르다

일단 멈춘 멈춰선 통합법... 쟁점 별로 살펴본 반대론

등록 2026.02.25 10:42수정 2026.02.25 10:42
0
원고료로 응원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일단 멈춰 섰다. 하지만 3월 본회의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치열한 장외전이 예상된다. 지역사회에서도 '법안 처리를 멈춰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통합법안에 비판적인 국민의힘과 시민사회가 모두 여당의 '속도전'을 지적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엔 한목소리처럼 들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지향하는 '통합의 질'은 확연히 다르다. 국민의힘 측은 중앙정부로부터 더 강력한 권한을 받아내기 위한 '전략적 멈춤'을, 시민사회는 비대해질 지방 권력을 제어할 '안전장치와 민주적 분배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돈과 권한] "더 가져와야" vs. "누가 어떻게 쓸 것인가"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도민 총궐기대회 국민의힘 충남도당과 대전시당 주최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도민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이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 없이 지방선거에 맞춘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행정통합특별법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도민 총궐기대회 국민의힘 충남도당과 대전시당 주최로 지난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관 계단 앞에서 열린 '대전·충남 졸속 통합 반대 범시·도민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대전·충남 행정통합특별법이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 없이 지방선거에 맞춘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행정통합특별법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지난 20일 직접 유튜브 '일타강사'로 등장해 현재 국회 행안위를 통과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을 '껍데기'로 규정했다.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 규모의 한시적 인센티브는 '우는 아이 달래기식'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역시 김 지사의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김 지사가 요구하는 핵심은 세목 자체의 이전이다. 양도소득세 100%, 법인세 50% 등을 통합 특별시로 영구 이양해 매년 약 9조 원의 독자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시민사회 역시 그동안 재정의 지방 이전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들이 보는 현재 통합특별법의 주된 결함은 '분배'와 '통제'에 있다. 거대 자본이 들어온들, 이를 집행하는 단체장의 권력을 견제할 장치가 없다면 '독주'가 시작될 것이라는 경고다. 돈의 액수보다 그 돈을 쓸 '의사결정 구조'가 더 중요하다는 비판이다.

지역 내 불균형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인구가 집중된 대전과 천안·아산 등 거점 도시로 권한과 인프라가 쏠릴 경우, 나머지 시·군은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자원 쏠림 현상을 해결할 구체적 대책이 백지상태라는 점을 꼬집고 있다.


[개발 특례] "규제 타파" vs. "자본 특혜와 난개발"

김 지사는 기획재정부나 환경부 등 중앙 부처의 핵심 권한인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면제권과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통합 특별시에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국회 내 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는 현재의 법안이 '주민의 주거 환경을 악화시키고 자본의 배만 불릴 개발 특례 투성이'라고 본다. 특히 법안이 지향하는 '규제자유구역' 모델이 농산어촌의 무분별한 난개발과 생태 환경 파괴를 부추길 것이라 우려한다. 노동계의 반발도 거세다. '국제물류특구' 지정 시 노동시간 제한 완화 등 노동 조건 후퇴를 허용하는 독소조항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육 특례] "정주 여건" vs. "공공성 파괴"

교육 분야의 시각차도 극명하다. 김 지사의 유트브 동영상에는 언급이 없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통합특별법안에 담긴 국제학교·영재학교 설립 특례를 수도권 인재 유출을 막을 '정주 여건 개선'의 주된 요건으로 본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이를 '사교육 조장'으로 규정한다. "국제학교 설립 등은 사교육 부담을 가중시키고 공교육의 근간을 흔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권한 주체를 '단체장 또는 교육감'으로 모호하게 설정한 조항은 향후 행정기구와 교육청 간의 극심한 권력 다툼을 야기해 교육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한다.

시민사회가 통합특별법을 노동자와 시민을 배제하는 '민주주의 파괴법', 기업의 자유만 보장하는 '자본 특혜법',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노동 배제법', 그리고 공공성을 훼손하는 '공공성 파괴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이유다.

'더 많이'가 아닌 '더 민주적으로'

숙의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추진 규탄 기자회견 지역·노동·환경·교육·보건의료 등 전국 251개 시민사회단체 및 5개 정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정의당) 주최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숙의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추진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행정통합 특별법'을 초고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졸속통합 중단 및 공론화부터 진행을 촉구하고 있다.
▲숙의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추진 규탄 기자회견 지역·노동·환경·교육·보건의료 등 전국 251개 시민사회단체 및 5개 정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정의당) 주최로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숙의과정 없는 행정통합 졸속추진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행정통합 특별법'을 초고속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졸속통합 중단 및 공론화부터 진행을 촉구하고 있다. 이정민

결국 국민의힘과 지역 시민사회가 '본회의 처리 중단'을 외치는 배경은 전혀 다른 길을 향하고 있다.

김 지사는 더 확실한 개발 무기와 재정을 챙기기 위해 판을 다시 짜자는 입장이다. 반면 시민사회는 재정 분권도 중요하지만, 권력의 비대화를 경계하며 통합 시장의 독주를 막을 '러닝메이트제'나 '시민의회' 같은 민주적 통제 장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민의힘이 단체장에게 줄 '더 큰 선물 보따리'를, 지역 시민사회는 늦더라도 주민들이 행정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민주적 구조'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충남대전통합특별법 #김태흠충남지사 #지역시민사회 #국민의힘 #민주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160억 쓰레기 대란 빠진 순창, 뜻밖의 해결사는 '어르신'이었다 160억 쓰레기 대란 빠진 순창, 뜻밖의 해결사는 '어르신'이었다
  2. 2 "청양·부여 일대가 물바다 되겠죠"... 80대 어르신도 격분 "청양·부여 일대가 물바다 되겠죠"... 80대 어르신도 격분
  3. 3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에 끼어든 박유하의 민낯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에 끼어든 박유하의 민낯
  4. 4 제주 고등학생 제안이 불러온 변화... 해수욕장이 달라졌다 제주 고등학생 제안이 불러온 변화... 해수욕장이 달라졌다
  5. 5 김민석 "'탁자 위 구두' 피 안 통해서 다리 스트레칭한 것" 김민석 "'탁자 위 구두' 피 안 통해서 다리 스트레칭한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