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총정맥영양)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 참석해 만성장부전과 단장증후군, 가성장폐색 등으로 총정맥영양에 의존해 살아가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합리적인 장애인정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엄마들은 자녀들이 만성장부전으로 겪는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증언했다. 만성장부전 장애등록 기준 마련, TPN 지원체계 구축,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 등 요구사항도 다양했다. 증언이 하나씩 끝날 때마다 엄마들은 참던 눈물을 닦으며 박수를 보냈다.
초등학생 아들(12)을 둔 엄마 이다래씨는 "아들이 장부전증으로 관련 수술만 총 9번을 받았고 다섯 살에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을 추가로 진단받았다"라며 "현재 홈 TPN으로 하루 16~20시간가량 주사를 맞는다"라고 아들의 상태를 전했다. 이어 "흔한 감기나 발열에도 구토, 설사, 혈변, 마비성 장폐색을 동반해서 일반 소아과 진료를 보지 못하고 대학병원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이가 갖고 있는 연관 질환 중 가장 심한 장부전증에 대해선 장루 외에 장애 등록 기준 자체가 없어 장애인복지법상 보장돼 있는 국가 복지서비스를 하나도 이용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TPN 치료를 지속하는 만성장부전 환자들에 대해서도 장애등록 기준을 마련해 일상생활의 제도적 보호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법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선천적 장부전으로 집에서 TPN을 맞는 딸(11)을 둔 엄마 정미진씨는 "홈 TPN을 하는 저희 아이의 경우 작년 한 학기 기준 수업일수 92일 중 등교한 날은 41일밖에 안 된다"라며 "잦은 입원과 장기간 결석으로 인한 학습 공백을 메꾸기 위해 병원에서도 집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는 환아들을 격려하는 마음으로 장애 진단 및 교육제도 개선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홈 TPN을 해야 하는 환우 가정의 경우 병원에선 처방이 안 되고 병원 근처 의료기상에서만 물품들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마저도 안 되면 아이들의 생존권에 큰 위협이 된다"라며 "안전하게 의료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홈 TPN 법제화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단장증후군과 장부전이 있는 딸(12)을 둔 엄마 박현지씨는 "우리나라에 홈 TPN 시스템이 그나마 체계적으로 돼 있는 병원으로는 서울대병원이 유일하다"라며 "다른 서울 소재 메이저 병원이라 해도 홈 TPN 인원을 소수로 제한하거나 시스템조차 갖춰져 있지 않은 병원이 대부분이며 지방 소재 병원들은 그에 비하면 더욱 열악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무거운 현실과 책임을 어느 한 개인, 한 병원에서 짊어진다는 건 불가능하다"라며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지방의 환우들도 제도 속에서 안전하게 치료받는 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이 각자 사는 곳에서 동일한 치료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잘 꾸려 나갈 수 있게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성인 당사자도 목소리를 냈다. 20년째 TPN을 맞고 있는 만성가성장폐색 환자인 김현영(35)씨는 "16살쯤부터 TPN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라며 "성인이 된 소아희귀질환 환자들을 위한 의료 시스템이 전무하다"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집 근처 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조차 탈수로 인해 나가기 직전까지 수액 투여가 필요했다"라며 "TPN에 의존해 살아가는 성인도 지역사회에서 교육받고, 일하고, 관계 맺는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서미화 의원 "복지부 실태조사와 장애 기준 마련 이어져야"

▲ 허문영 단장증후군 환우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총정맥영양)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유성호
허문영 만성장부전·단장증후군환우회 회장도 이날 증언대회를 찾았다. 지난해 <오마이뉴스>는 허씨가 단장증후군·만성장부전 환아 김해환군의 엄마로서 국회를 찾아온 이야기를 보도했다. 허씨는 "만성장부전으로 TPN을 이용하며 살아가는 삶은 명백히 장애로 인한 일상의 제약을 동반하는 삶"이라며 "장애 인정과 안정적인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국회에 온 당신의 이야기] 가슴에 주렁주렁 달린 줄, 통계조차 없는 8살 해환이의 난치병).
이한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는 올해 장애인정개정지원연구(2차) 계획과 관련해 "아직 논의 중"이라면서도 "소화기장애(가칭) 실태조사를 하려고 한다. 소화기장애의 대표적 사례인 만성장부전, TPN을 이행하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병 현황을 파악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두유림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사무관은 "환우분들의 어려움을 진작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라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만성장부전에 대한 장애인 등록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라고 말했다.

▲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만성장부전 장애인정 촉구 TPN(총정맥영양) 이용 환우·가족 증언대회’에 참석해 만성장부전과 단장증후군, 가성장폐색 등으로 총정맥영양에 의존해 살아가는 환자들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합리적인 장애인정 기준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유성호
이날 증언대회를 주최한 서미화 의원은 "만성장부전·단장증후군·가성장폐색으로 TPN에 의존해 살아가는 환우들은 의료기기와 연결된 채 일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여전히 현행 제도는 이들을 '비장애인'으로 분류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부는 TPN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장애 인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식 답변했다. 실태조사와 기준 마련, 제도 개선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관련 기사: 국정감사 등장한 '해환이 이야기'... 정은경 "정부 실태조사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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