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2.26 15:36수정 2026.02.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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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내린 시골풍경은 아름답다.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면 생각이 많아진다. 차량을 운전하며 출퇴근을 해야하고, 눈을 치워야 해서다.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으로 제설을 해주어 많이 편안해진 시골의 살림살이다.
박희종
하늘엔 낮게 구름이 드리웠고, 금방 눈이라도 올 기세다. 눈 예보에 해갈과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다.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가는 중, 멀리 대형 트럭이 서행 중이다. 눈 소식에 이차선 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차량이다. 순간적으로 수고스럽고 고마운 일인데, 적당한 양만 뿌렸으면 하는 생각이다. 양을 알아내긴 어렵지만, 눈이 녹고 나면 아스팔트가 하얗게 변할 정도니 염화칼슘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서다.
겨울은 이월을 그냥 보내기 싫었나 보다. 비가 올까 하더니 갑자기 눈이 쏟아진다. 하얀 눈이 내리는 풍경은 시골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이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 사이, 눈을 치워야 함이 더 걱정스럽다. 물을 가득 먹은 눈을 어떻게 치워야 할까? 늙음은 조금 힘든 일도 걱정이 된다. 눈이나 비가 와도 걱정이고 모진 바람도 염려스럽다. 아직은 눈이 오고 있으니 눈이 그치기를 기다려야 한다.
큰길은 제설과 제설제의 살포로 걱정 없지만 작은 소로는 아직 불편하다. 큰길만큼 쉽게 제설이 되지 않아서다. 어르신들만 살아가는 시골길은 길이 훨씬 위험하다. 오랫동안 가물기도 했고, 산불도 염려스러운 골짜기에서 반갑기도 하지만 눈을 치우러 나서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제설을 하고 제설제를 뿌려준다
시골길은 3~4년 전만 해도 훨씬 어려웠다. 시멘트 도로가 주는 어려움, 길이 매끄럽지 못해 눈을 치우기도 어려웠고, 좁은 도로의 제설 작업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 눈 치우는 차량이 드나들기 어려운 좁은 길, 어떻게 해야 할까? 눈이 오면 언제나 손수 치워야 했었다. 사람들이 치우거나 햇살이 넘어와야 해결되었던 시골길이었다. 어렵게 제설을 하고 뿌려진 염화칼슘은 시멘트 길을 부식시켰다. 눈이 녹고 남은 염화칼슘과 부식된 시멘트 먼지는 삶을 어렵게 했었다.
세월이 변했고 지자체에서도 관심이 많아졌다. 시멘트 길이 아스콘 작업으로 바뀌면서 훨씬 수월해졌다. 차량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눈 치우기도 편리하고 제설작업도 잘 이루어진다. 곳곳엔 모래주머니도 쌓여있고, 부족하면 보충해 놓는다. 이웃동네 언덕길엔 염수도 분사되면 안락한 통행로가 된다. 좁은 도로의 어려움에도 제설을 하고 염화칼슘을 뿌려주는 살아가기 편한 골짜기가 되었다.
어느새 눈 치우는 트랙터가 앞길을 오고 갔다. 좁은 길이라도 눈을 치운 흔적에 마음까지 훈훈하다. 집안의 눈을 치우고 잠시 허리를 펴는 사이 차량이 올라온다. 모래를 실은 차량이 모래를 뿌리며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염화칼슘을 뿌려주고 눈을 밀어낸 흔적이 뚜렷한데, 혹시 미끄러울 것을 염려해 또 모래를 뿌리는 것이다. 누구에게는 당연한 듯 생각하겠지만 골짜기의 삶을 그렇지 않다.

▲ 자그마한 장독에 눈이 내렸다. 오래전의 추억을 불러주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시골에서의 눈은 추억을 불러주지만, 어려움도 공존한다. 길이 미끄럽고, 운전이 곤란하며 눈을 치워야 하는 어려움도 있기 때문이다.
박희종
제설 흔적은 불편하기도 하다
편리하지만 불편함도 있다. 제설을 하고 염화칼슘을 뿌린 도로, 눈 대신 물기가 흥건하다. 염화칼슘이 눈을 녹인 흔적이다. 햇살이 넘어오면 이내 도로는 하얗게 변하고 만다. 도로에 뿌려진 모래의 흔적도 여전하다. 곳곳엔 모래가 수북이 모여있다. 눈이 와도 걱정은 없어졌지만, 염화칼슘으로 인한 걱정 그리고 모래를 뿌린 것에 대한 걱정도 떨칠 수는 없다.
눈이 녹고 난 뒤의 도로, 시골에도 사정은 비슷하다. 염화칼슘의 흔적과 뿌려진 모래가 쌓여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날아오른다. 좁은 골짜기에 바람이라도 불면 흙먼지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까 망설이다 이내 쓸어내지만 어림도 없다. 비라도 와주면 좋지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주민으로서 할 일도 있다. 눈을 치워 주기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 집 앞엔 내가 치우는 시민의식이다.
눈이 와도 걱정이 없는 시골이지만, 제설을 하고 남은 후유증이 많다. 길에 남은 염화칼슘과 모래가 주는 불편함이다. 차량이 부식되는 문제도 있고, 바람에 날려 삶에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좁은 골짜기의 삶은 더 어렵다. 흙먼지가 날려 갈 곳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측정이 어렵지만 적당한 양의 염화칼슘과 모래가 뿌려지고, 남은 흔적도 해결할 방법이 아쉽기도 하다. 눈이 그치고 남은 흔적은 비가 아니면 해결할 수는 없을까? 눈 걱정이 없어지고 생긴 또 하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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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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