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강제입원 어려워져 교도소 내 정신질환자 늘었다? 법무부의 분석이 이상하다

[주장] 교도소 내 정신질환 수용자 보도에 대한 반박

등록 2026.03.05 15:31수정 2026.03.05 15:31
1
원고료로 응원
 법무부의 분석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생성형 ai로 제작)
법무부의 분석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생성형 ai로 제작) 김강원

최근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를 우려하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지난 2월 10일자 S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교정시설에서 조현병 등 정신질환을 가진 재소자가 전체 재소자의 약 10%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2016년 3000명대였던 정신질환 재소자가 2019년에는 4000명대, 2025년에는 63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기사는 이러한 정신질환 재소자들이 난동을 부려 교정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전한다.

기사에 인용된 법무부의 원인 분석은 이렇다. 헌법재판소가 2016년 정신보건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이후 정신병원 강제입원 요건이 크게 강화되었고, 그 결과 범죄를 저지른 정신질환자들이 전문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곧바로 수감되면서 교정시설 내 문제 상황이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

첫째,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정신보건법이 개정되었나?

헌법재판소의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 등 위헌제청 사건' 선고일은 2016년 9월 29일이다. 그러나 구 정신보건법이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전면 개정된 것은 그보다 앞선 2016년 5월 29일이다. 법 시행 시점이 2017년이었기 때문에 헌재 결정 이후 개정된 것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헌재 결정 이전에 이미 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헌법재판소 역시 개정된 법률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현행법의 위헌 여부는 판단 대상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헌재 결정 때문에 정신보건법이 개정되었다는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

둘째, 정신보건법 개정으로 입원요건이 크게 강화되었나?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강제입원 요건인 "자기 또는 타인을 해할 위험성"과 "입원치료의 필요성"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둘째, 이러한 판단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인이 하도록 하여 자의적 판단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셋째, 환자의 권리를 옹호할 절차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법 개정으로 일부 변화가 있기는 했다. 기존에는 두 요건 중 하나만 충족해도 강제입원이 가능했지만, 개정 이후에는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판단 주체도 전문의 1인에서 서로 다른 병원에 소속된 전문의 2인 이상으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정작 헌재가 지적했던 요건의 모호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위험성 판단 기준을 하위법령에 서 정하도록 하였지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경우"나 "위해를 가할 개연성이 높은 경우" 등으로 구분되어 있을 뿐 명확한 판단 기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문의 2인의 판단 제도 역시 실제로는 서류 확인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전문의 부족 지역에서는 예외 규정도 존재한다.


결국 요건의 모호성이나 실질적인 절차 통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따라서 "입원 요건이 엄격해져 강제입원이 어려워졌다"는 설명은 과장된 해석에 가깝다.

셋째, 입원요건이 강화되어 강제입원이 크게 줄었는가?

강제입원 비율만 보면 변화가 큰 것처럼 보인다. 개정법 시행 전인 2016년에는 전체 입원환자의 61.7%가 강제입원이었으나 2017년에는 37.9%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 변화에는 법 개정으로 도입된 "동의입원" 제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동의입원은 통계상 자의입원으로 분류되지만 입원과 퇴원 모두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도 취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강제입원 절차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2016년과 2017년 사이 강제입원은 약 23.8%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동의입원이 1만 2325명으로 전체 입원의 약 16%를 차지했고, 순수한 자의입원도 8180명 증가했다. 전체 입원환자 수 역시 2016년 7만 9401명에서 2017년 7만 7171명으로 2230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강제입원이 줄고 자의입원이 늘어난 현상은 오히려 바람직한 변화일 수 있다. 이것이 곧 치료 공백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넷째, 강제입원이 줄어들어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자가 늘었는가?

기사에서는 정신질환 재소자가 2016년 3000명대에서 2019년 4000명대, 2025년에는 6300명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강제입원 제도 변화 때문이라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는다. 오히려 입원환자 수 감소는 병실당 병상 수 축소(10병상에서 6병상) 정책의 영향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한 2019년 이후 강제입원 비율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비자의 입원율
연도별 비자의 입원율 국립정신건강센터

문제의 본질을 짚지 못한 법무부의 분석과 언론 보도 유감

무엇보다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를 강제입원 환자 감소와 단순히 연결하는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두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는 입증된 바 없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정신병상 수와 강제입원률, 평균 입원기간이 OECD 상위권에 속한다.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 문제는 강제입원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법과 행형 정책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핵심은 교정시설 안에서 정신질환 수용자에게 어떤 처우가 제공되고 있는가에 있다. 교정시설이 치료기관은 아니지만 정신질환을 가진 수용자에게 적절한 진단과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인 책임이다. 현재 교정시설 내 정신과 전문의와 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필요한 것은 강제입원 요건 완화가 아니라 의료 인력 확충과 치료 체계 강화다.

더 근본적으로는 정신질환자가 급성기에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위기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강제입원이나 구금이라는 두 극단으로 밀려나기 쉽다. 위기 대응 체계 없이 개인을 병원이나 교정시설로 보내는 것은 지역사회 정신건강 시스템의 실패이자 인권 보호의 실패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입원 중심의 정신보건 체계를 넘어 지역사회 기반 치료와 회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통원치료, 심리사회적 지원, 직업 재활과 주거 지원 등 다양한 회복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신질환을 범죄나 위험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접근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일상을 회복하도록 돕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보도에서 법무부의 설명은 강제입원 제도와 교정시설 문제를 단순하게 연결하며 문제의 원인을 잘못 짚고 있다. 강제입원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법과 행형 정책, 그리고 지역사회 정신건강 체계의 문제를 함께 보아야 한다. 책임 있는 공공기관이라면 막연한 인식을 확산시키기보다 사실에 근거한 분석과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입원 확대 논의가 아니라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수용자에 대한 처우 개선, 지역사회 위기지원체계 구축, 그리고 차별 해소와 회복 지원 정책이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 논의가 이제라도 시작되기를 바란다.

한편, 이번 보도의 방식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기사에서는 교정시설 내 정신질환 재소자들의 난동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내보냈지만, 이러한 방식의 영상 사용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언론단체가 마련한 '정신질환 보도 권고기준'은 폭력적 장면을 강조하거나 공포를 유발하는 방식의 보도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정신질환자를 잠재적 위험이나 위협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보도는 사회적 낙인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질환 보도에서는 사실 전달 못지않게 당사자의 존엄성과 인권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정신질환 #강제입원 #인권 #교정시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랜시간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다 지금은 법무법인 디엘지 공익인권센터에서 부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장애인권, 권리옹호, 인신매매, 사법접근권,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파업하는 급식 노동자들에게 아이들이 건넨 말, 세상이 변했다 파업하는 급식 노동자들에게 아이들이 건넨 말, 세상이 변했다
  2. 2 "용지 부족 50곳·투표 중지 22곳"...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 "용지 부족 50곳·투표 중지 22곳"...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
  3. 3 '부실선거' 논란 속 드는 의문, 왜 선관위원장은 대법관이어야 하나 '부실선거' 논란 속 드는 의문, 왜 선관위원장은 대법관이어야 하나
  4. 4 민주당은 선거 때 대체 뭘 한 건가…수상한 전조 현상 민주당은 선거 때 대체 뭘 한 건가…수상한 전조 현상
  5. 5 22살 두 청년의 다른 삶... 보육원 나온 이들은 이렇게 살아간다 22살 두 청년의 다른 삶... 보육원 나온 이들은 이렇게 살아간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