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3.05 17:51수정 2026.03.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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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아침 출근길, 좌회전 차선은 유난히도 차가 많았다. 신호를 적어도 세 번은 기다려야 간신히 건널 수 있을 만큼 차들이 빽빽하게 늘어선 상태였다. 나는 묵묵히 그 대열의 맨 뒤에 차를 세웠다. 내 뒤로도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들어왔다.
신호가 바뀌고 차들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비교적 한산했던 옆 직진 차선에서 달리던 차들이, 좌회전 신호를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코앞으로 불쑥 끼어들었다. 남들은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 긴 줄을 서 있는 게 아닌데 말이다.
결국, 내 바로 앞에 서 있던 직진 차선의 차가 깜빡이도 없이 앞머리를 들이밀었다.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클랙슨을 길게 눌렀다. 짧은 경고가 아니라, 도저히 참지 못한 감정의 비명이었다. 클랙슨을 누른 후에도 한동안 화가 가라앉지 않아 심장이 벌렁벌렁거렸다. 하지만 정작 새치기한 그 차는 내 날카로운 경적 소리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 다음에도 또 새치기 할지도 모른다.
새치기는 운전대를 잡았을 때 마주하는 가장 비겁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 안 바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의 시간만 귀중해서 남의 소중한 시간을 가로채는 건 그야말로 '시간 도둑질'이나 다름없다.
특히 시댁이 있는 청주에서 수원으로 올라오는 평택 제천 고속도로에서 경부고속도로 넘어가는 안성 분기점 구간에 이런 얌체 운전자들이 많다. 가뜩이나 귀경 전쟁으로 예민한 길목에서, 정체 구간마다 나타나는 새치기 행렬을 볼 때마다 분통이 터진다. 양심에만 맡기기엔 이미 선을 넘은 이들이 너무 많다.
차가 막히는 것보다 더 스트레스 받는 것은 새치기를 하는 차들을 그냥 두고만 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선 절대 끼워주고 싶지 않지만, 내가 막는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결국 내 뒤나, 혹은 그다음 차가 길을 내어주게 되어 있으니까. 괜히 실랑이를 벌이다 사고라도 나면 시간만 더 지체될 게 뻔해, 이번에도 나는 속을 삭이며 그 얌체 차를 내 앞으로 들여보낸다.
관할 지자체와 경찰 당국에 건의하고 싶다. 청주-수원 상습 정체 구간이나 합류 지점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거나 현장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그 길목에 드론으로 단속하고 있다는 문구를 본 적이 있는데 도대체 어디를 단속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질서를 지키는 사람이 '바보'가 되고, 법을 어기는 사람이 '능력자'가 되는 도로는 결코 정의롭지 못하다.
가끔은 나도 '그냥 저들처럼 앞으로 가서 쓱 끼어들까?' 하는 유혹이 굴뚝같이 솟구친다. 하지만 똑같은 사람이 되기는 싫어서 오늘도 변칙 없이 내 자리를 지킨다. 뒷좌석에서 나를 지켜보던 딸아이도 내 마음을 아는지 한마디 거든다.
"엄마, 저렇게 얌체같이 하면 안 돼. 늦게 도착하더라도 질서를 지켜야 해!"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놀이동산에서도, 공중화장실에서도, 맛집 웨이팅을 할 때도 우리는 당연하게 줄을 선다. 거기선 누구도 새치기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왜 차만 타면 사람이 달라지는 걸까. 차안에 몸을 숨겼다고 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까지 사라지는 건 아닐 텐데 말이다.
도로 위는 나 혼자 빨리 가는 곳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해야 하는 공공의 공간이다. 제발, 도로 위에서도 당신의 인격만큼은 새치기하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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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와 강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 건강하고 영양 좋은 음식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직영양사가 알려주는 우리집 저염밥상>,<영양사 유방암 환우의 암을 이기는 음식> 전자책 발행하였으며 <맛있게 정드는 옆집 영양사 언니>로 블로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 브런치 작가로 일상의 요리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