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3.07 15:57수정 2026.03.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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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물러난 자리에 경칩이라니 봄이 확 온 느낌이다. 고희의 친구들이 전부인 자전거 동호회, 10여 명이 매주 모여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세월이 성큼 흘러 10여 년이 지났다. 하나, 둘씩 줄어들더니 이젠 3, 4명이 모여 자전거를 즐긴다.
겨울을 무사히 넘긴 친구들 셋이 자전거에 올랐다. 겨울은 미끄럽고 추위를 이길 수 없어 자전거는 창고에서 쉬어야 했다. 오전 10시 출발 지점,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나머지 친구들은 뭐 하고 있을까? 세월만 알고 있는 사실이니 물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봄 기운이 완연하니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고 늙음이 없는 운동, 다양한 운동을 하며 몸을 보살핀다. 팔 굽혀 펴기도 하고 운동 기구를 이용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달리기도 하며,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에 앉아 지나간다. 내 젊음은 어디로 갔을까? 늙을 줄 몰랐던 젊음은 오간 데 없고, 세월만 탓하고 있다.행선지를 정하고 자전거에 올랐다.
무심천의 긴 하천가에 사람들이 가득하다. 무엇을 하고 있을까? 봄이면 유채를 심고, 가을이면 코스모스가 피던 곳이다. 유채를 심으려 준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밭을 갈고, 돌을 골라내며 골을 만들고 있다.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풍경이다. 파란 조끼를 입고, 하천변 쓰레기를 줍는 어르신들도 보인다.
죄송스러움에 머뭇거리다 인사를 하고 쏜살같이 지나갔다. 길 옆에는 주워 모은 폐비닐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시골 들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인간의 삶에 그렇게도 쓰레기가 많을까? 둘이 사는 집에서도 쓰레기는 그칠 날이 없다. 지구는 결국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일이 아닌듯해도 멀리 있지 않은 우리의 일이다.
큰길에 올라서자 자전거 도로를 막고, 가로수를 정리하고 있다. 쓸데없는 가지를 잘라내고 다듬은 나무가 간편하고도 시원하다. 인간도 저런 모습이면 어떨까? 버리고 비우며 살아가는 가벼운 삶, 갑자기 복잡한 생각이 드는 고희의 청춘이다.
살다 보면 하천변에 꽃밭을 조성하고, 쓰레기를 주우며 가로수를 전지 하는 사람 등,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자주 찾는 동네 점방에 가까워졌다.
자전거길엔 이야기가 많다

▲자전거를 타고 봄 나들이길 친구들 10여명이 함께 나서던 자전거길, 이젠 서너명이 만나 자전거를 즐긴다. 새봄을 만나 자전거를 타고 나선 길엔 봄이 가득하다. 낮게 안개가 드리운 길에 자전거를 타고 친구들이 달려간다. 긴 세월 함께했던 친구들이 궁금하고 또 그리운 자전거 길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길 기원하는 마음이다.
박희종
자전거 길에 꼭 찾는 가게 문은 닫혀있고, 주인장은 근처 마늘밭을 손질하고 있다. 큰 소리로 인사를 하니 반갑다는 표시만 하고 계속 일을 한다. 얼른 쫓아와 인사를 하고 사는 이야기를 나누던 주인이다. 가게 일보다 마늘밭이 더 소중한 일철인가 보다. 한참을 기다려도 소식이 없어 가게에서 쉼만 하고 자전거에 올라야 했다. 일철이 되었으니 농민들 손길이 바쁘다. 논밭에 퇴비를 뿌리고 폐비닐을 걷기도 하고, 밭을 갈며 딸기밭을 손질하는 농민들이다. 거대한 비닐하우스엔 딸기가 한창이다.
소득이 좋은 특수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느라 분주하다. 딸기를 재배하고, 묘목을 길러내는 등, 다양한 특수 작물과 가축을 기르며 살아가고 있다. 봄이 왔다 해도 바람은 서늘하다. 냇가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엔 겨울이 아직은 섞여있다. 긴 제방을 따라 달려가는 길엔 이야깃거리가 많다. 자전거 타는 사람을 만나면 인사를 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인사, 세금도 없고 돈도 들지 않는 즐거움이다.
제방에 주차된 자동차는 낚시꾼들의 행차다. 얼마나 고기를 낚을 수 있을까? 계절에 관계없이 강태공들은 여전하다. 추워도 오고, 더워도 낚싯대를 늘어놓고 고기를 기다린다. 어떤 것이 잡힐까 궁금하다. 가던 길을 멈추고 바라봐도 고기는 소식이 없고 연신 미끼만 갈아 끼운다. 언제 고기가 잡힐까 인내심을 발휘해도 소식이 없다. 얼른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끝없이 이어지는 강태공들의 행렬이다.
언제나 그리운 친구들

▲자전거길에 만난 봄풍경 자전거 길에 만난 봄 풍경은 많은 이야기를 전해준다. 꽃 심을 준비를 하고, 농사 준비를 하며 식당엔 봄 소식이 가득한 반찬이 차려졌다. 오래전에 만났던 친구들이 그립고 궁금했던 자전거길에서 만난 풍경들이다.
박희종
산 모퉁이를 돌아가자 차량들이 길게 주차되어 있다. 깜짝 놀라 바라보니 자전거를 타는 젊은 사람들이다. 자전거를 싣고 와 준비하는 중년의 청춘들, 건장한 허벅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오랜 세월 자전거를 즐기던 사람들인 듯하다. 순식간에 나의 젊음을 기억해 본다. 벌써 저만큼 가버린 젊음, 생각을 가다듬고 페달을 밟는다.
두어 시간이 지나 예정된 식당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주인과 안부를 주고받는다. 얼른 차려낸 점심상에도 봄은 와 있었다. 냉이가 등장했고, 풋마늘대가 풍성하며 상큼한 돌미나리가 봄맛이다. 벌써라는 생각을 하며 맛있는 봄맛을 즐긴다. 10여 명이 달리던 자전거 길을 서너 명이 달려간다. 허전해도 세월을 말릴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삶은 다양하지만 세월 따라 힘들어하는 친구들이다.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골을 부리며 무릎이 말을 듣지 않는단다. 가끔 치과도 가야 하고, 자식한테도 가야 한단다. 손주를 봐줘야 하며, 늙음에도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친구들이다. 하루에 수십 킬로를 달리던 친구들이 이젠, 삼사십 킬로로 만족한다. 산악자전거는 전기자전거로 변했고, 회식도 막걸리 서너 잔으로 끝을 낸다. 술집 대신 커피숍으로 발길을 옮긴다.
제방을 따라 돌아오는 길, 아직도 꽃밭 조성은 끝나지 않았다. 트랙터가 오가고 돌을 골라내며, 아름다운 꽃밭을 위해 힘을 쏟는다. 얼른 인사를 하고 달려가는 자전거길, 봄을 맞이해 오른 자전길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만났다. 늙을 줄 몰랐던 몸은 푸석푸석해졌고, 세월 따라 변해가는 친구들 모습이 그립고도 궁금하다. 유채꽃이 만발해 새봄이 더 익으면 한 번쯤 얼굴이라도 봐야겠다. 봄을 맞아 나선 자전거길은 허전했지만, 다가올 봄이 설레는 고희의 청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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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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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자전거 나들이, 고희의 청춘들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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