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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못 가는 게 아쉬워 다녀온 이곳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명산, 중국 황산 여행기

등록 2026.03.09 10:30수정 2026.03.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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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 관광객들이 황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황산 관광객들이 황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율

오악(五岳)을 보고 나면 산을 보지 않고, 황산(黃山)을 보고 나면 오악을 보지 않는다. - 누군가의 말

오악(五岳)은 중국의 다섯 가지 명산으로, 각 태산(동악), 화산(서악), 형산(남악), 항산(북악), 숭산(중악)을 말한다. 한편 우리나라에도 시대 별로 오악은 있었는데, 가장 가까운 시기였던 대한제국 시절에는 금강산(동악), 묘향산(서악), 지리산(남악), 백두산(북악), 북한산(중악)을 의미했다.

황산 바위산 틈에 듬성듬성 푸르게 자라난 소나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황산 바위산 틈에 듬성듬성 푸르게 자라난 소나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율

금강산에 견줄 수 있는 유일한 산, 황산(黃山)


중국 안후이성(安徽省) 황산시(市)에 위치한 이 산(1864m)은, 예로부터 빼어난 절경으로 인해 인구에 회자되던 곳으로, 그 경치가 우리나라의 금강산(金剛山)에 비견 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동파육(東坡肉)의 창시자이자 북송(北宋)의 관리로, 중국 태생인 소동파(蘇東坡)는 "고려에서 태어나 단 한 번만이라도 금강산을 보면 소원이 없겠구나"라는 말을 남겼다고 전해진다. 아마 수묵화 같은 것이 전해져 그가 금강산을 간접적으로 나마 접해본 게 아닌가 싶다.

간접적인 경험은 필자도 마찬가지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금강산을 처음 접하고 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금강산 관광의 꿈을 놓지 않고 있으나, 약 10여 년 간의 시행 이후, 20여 년 간 장기 중단된 '금강산 관광'의 재개 희망 고문(?)에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금강산과 필적하여 대체재로 꾸준히 언급되어 온, 중국의 황산을 여행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렇게 결국 나는 3월의 초입에 다녀왔다.

황산 산을 둘러싼 안개가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황산 산을 둘러싼 안개가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이율

신선이 사는 곳


황산남대문(黃山南大門)에서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오른 끝에 간신히 케이블카를 탈 수 있었다. 매표원은 중국 연락처가 있어야 티켓을 살 수 있다며 내게 휴대전화 번호를 물어왔는데, 처음 겪는 사람이라면 당황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나, 필자는 이미 이전 여행에서 겪어본 바 있어 호텔 유선번호를 제공하는 것으로 잠깐의 역경을 넘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 중턱을 넘으면, 창 밖의 풍경이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참 신기하게도 황산은 사진과 영상에서만 보던 금강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울퉁불퉁하고 뾰족한 기암괴석과 이를 적당히 둘러싼 운무는, 누군가 바위에 걸터앉아 고된 수행을 이어가거나 당장이라도 신선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한 편의 수묵화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신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보통의 등산객은 '운곡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광명정 등 주요 봉우리를 밟고 옥병케이블카를 타고 하산' 하는 길을 이용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한동안은 평지 내지 완만한 경사의 계단만 걷느라 별 것 아니라 방심할 수 있다.

허나 머지 않아 수많은 계단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므로 마음의 준비를 미리 해두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올라갔다가 이제 내려가는 계단의 도입부에 섰다고 좋아해서도 안 된다. 금세 다시 올라가고 또 내려가는 길이 끝 모르고 반복되기 때문이다.

황산은 바위 산이고 그에 따라 표면이 일정하지가 않은데, 그 표면에 구멍을 뚫고 벼랑에 잔도(棧道)를 내니 어쩔 도리가 없었으리라 추측된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지 말고 눈 앞의 한 계단 한 계단에만 충실하는 것만이 이 산을 정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한국인은 패키지로 여행을 오신 어르신들만 소수 있고, 대다수는 당연히 중국인이다. 다만 간혹 서양인들이 눈에 띄기도 한다. 하지만 모두가 첫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사진을 촬영하고 눈에 담기 바쁜 것은 마찬가지다. 한 걸음 옮겼을까 싶으면 새로이 등장하는 절경에 다시금 사진을 찍고 싶다는 충동으로 걸음이 늦어지게 마련인데, 시간 관리를 잘못했다가는 정말 큰일 날 수 있다.

케이블카는 보통 오후 5시를 전후해서 마감하게 되는데(정확한 운영 시간은 꼭 매표소 등지에서 미리 알아보고 입산 하기를 권유함), 이 시간을 놓치게 되면 순식간에 해가 져 뒷일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여우에게만 홀리는 것이 아니다. 절경에도 취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황산 기암괴석 같은 봉우리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황산 기암괴석 같은 봉우리들이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율

남북관광교류 사업 정상화 되길

금강산도 황산처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이다. 수려한 경치는 그를 넘어 천하의 으뜸이다. 황산은 내륙에 자리 잡고 있을 뿐이나, 우리 금강산은 동해 바다에 인접해 있어 더 많은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허나 금강산은 모두가 잘 알듯 북한의 영역이라 사실상 관광이 불가능하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 가볼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 같아 대단히 속상하다.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자유로이 가보았으면 두 말할 나위 없이 좋으리라.

지난 12월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가 '북미·남북대화 재개시 국제 원산갈마 평화관광과 연계한 금강산 관광 재개도 준비하는 등 강원도가 주도했던 남북관광교류 사업을 신속히 정상화 한다는 방침'이라는 소식은 반갑다.

부디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 남북이 서로 협력하여 사이좋게 동북아의 평화를 다져가고, 언젠가는 반드시 민족의 숙원을 이루기를 학수고대해 본다.
#황산 #중국여행 #오악 #태산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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