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3.08 19:47수정 2026.03.08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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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안 되는 격무에 자주 시달리지만, 정주은 사진작가의 표정은 언제나 행복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타인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정주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제일 행복하다고 한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정주은 사진작가는 꽤 행복한 사람 중 하나다.
아버지가 애지중지하던 니콘 F2-A 필름 카메라와의 날카로운 첫 만남으로 사진작가란 길을 선택한 후 그렇게 좋아하는 카메라와 살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 수많은 길 중 하나를 선택해 묵묵히 걷는다는 건 그리 쉽지 않다. 조명의 반대편에서 타인을 기록해야 하는 사진작가의 길도 그렇다. 하지만 지금도 행복한 정 작가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타인의 행복까지 살뜰하게 챙기는 건 덤 아닌 덤이다.

▲ 정주은 사진작가의 렌즈는 언제나 ‘사람’을 향하고 있다. 기록이란 무대의 주인공은 언제나 사람이기 때문이다.
정주은
충남 서산에서 '청춘작가'로 유명한 정 사진작가의 렌즈는 대학 시절부터 줄곧 '사람'을 향하고 있다. '기억으로 남을 것인가, 기록으로 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 앞에 주저 없이 기록을 선택했고, 기록이란 무대의 주인공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사진이 주는 최고의 매력은 기록이고, 그것이 곧 사진의 정신이라 생각해요. 사람의 얼굴과 표정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지문이나 목소리처럼 제각각이죠.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모습은 그 사람이 걸어온 삶의 이력서와도 같아요."
정 사진작가가 6.25 참전용사나 농어촌 주민, 소외계층과 마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려한 피사체보다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이들과 함께할 때 형언할 수 없는 설렘을 느낀다.
렌즈를 통해 나누는 단 몇 초간의 '아이컨택'은 그가 작가로서 누리는 가장 사치스러운 호사인 것이다.
정 사진작가는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의 원천을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찰나'에 대한 존중에서 찾는다. 매 순간의 찰나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사진인 탓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부어 셔터를 누른다.

▲ 40년도 더 지난 정주은 사직가의 옛날 모습. 정 작가는 사람들의 기억에 생명성을 부여하는 기록보관자(아카비이스트)가 되려 한다.
정주은
이제 개인의 작업을 넘어 지역의 가치를 보존하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정 사진작가는 '청춘작가(주) Contemporary Archiving LAB'을 통해 향후 20년에 걸쳐 서산과 태안의 산업, 경제, 문화, 교육 등 지역의 모든 변화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겠다는 포부다.
"서산과 태안에는 저보다 훌륭한 사진가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분들과 협업하며 지역의 가치를 함께 빛내고 싶어요. 결국 제가 하고 싶은 일은 단 하나예요. 사람과 시간, 그리고 우리가 살아낸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는 것이죠."
그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모든 이들의 청춘과 함께했던 사람, 그리고 그들이 기억하는 가장 행복한 청춘의 순간 속에 늘 머물러 있는 '청춘작가'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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