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 박세원씨(왼쪽)와 엄마 김청하씨
주간함양
경남 함양읍 삼휴마을에서 '지리산 별빛 담은 마을'을 운영하는 김청하씨와 그의 딸 박세원씨가 안의고등학교 학생들에게 10년째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나누는 삶을 2대에 걸쳐 이어가는 것이다.
"십일조 하는 마음으로"
지난 3월 2일 안의고등학교 입학식에서 박세원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한 학생에게 장학금 50만 원을 전달했다. 그 이전에는 엄마 김청하씨가 장학금을 기부해 왔다.
"2015년에 보조금 4000만 원을 지원받아 전통장과 반찬 등을 만드는 공장을 짓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을 그저 당연하게 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 이듬해부터 십일조를 한다는 마음으로 매년 50만 원씩 기부해 왔다." (김청하씨)
기부 대상을 안의고등학교로 정한 건 딸 박세원씨가 안의고등학교 출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남 창원에 살았던 이들 가족은 아토피 피부염이 심했던 아들(박건우)을 위해 2008년 함양에 왔다.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건강한 제철 음식을 먹으며 삶을 바꿔나갔다.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좋은 교사와 친구들, 이웃을 만났고 지역사회에 대한 고마움도 컸다.
박세원 씨는 "제가 학교 다닐 때에도 여러 장학금이 있었다"며 "성적이 조금이라도 오르거나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 장학금을 받았다. 그게 학교생활에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내가 느꼈던 것을 후배들도 느꼈으면 하는 게 세원씨의 바람이다.
엄마에게서 딸로 이어진 기부
엄마 김청하씨가 전하던 장학금 기부를 지난해부터 박세원씨가 이어받았다. 코로나 여파로 3년 전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기부를 중단해야 할 상황에 놓였는데, 청하씨는 사회에 환원코자 했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 딸에게 장학금 전달을 권유했고, 세원씨가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을 응원하기 위해 졸업식 때 장학금을 전달했던 방식에서, 학교에 첫발을 내딛는 신입생을 격려하고 학업에 동기를 부여하고자 입학식에서 장학금을 전달키로 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숲속언니들 이름으로 엄마의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졸업한 선배가 새롭게 시작하는 모교 후배를 응원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제가 사회로부터 받았던 도움을 후배에게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해 나가고,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요." (박세원씨)
얼마 전 김청하씨는 과거에 장학금을 받았던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감사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청하씨는 "우리도 살아오면서 사회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나누고 베푸는 삶, 그 선순환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역과 함께 하는 삶
한편 김청하씨가 운영하는 '지리산 별빛 담은 마을'은 된장·고추장·간장·청국장 등 전통장류와 김부각, 장아찌, 벌꿀, 건나물, 곶감, 절임배추, 고로쇠수액 등 지역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딸 박세원씨가 이끄는 ㈜숲속언니들은 함양으로 귀농·귀촌한 여성들이 만든 농업회사법인으로, '고마워 할매'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 청년들에게 제철 로컬 식문화를 소개하고 지역에서 살아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청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고 세대가 함께 식탁을 나누는 공동체적 가치를 확산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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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매년 50만 원씩 기부한 엄마, 딸이 이어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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