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마을, 수몰의 아픔을 햇살로 치유하다

[수요일엔마프 - 수요일에 만나는 마을정책 이슈 브리프]

등록 2026.03.11 08:57수정 2026.03.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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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엔마프(수요일에 만나는 마을정책 이슈 브리프)'는 마을을 위한 정책 정보 레터입니다. 마을활동가, 행정 실무자, 관련 전문가 및 연구자들의 마을 분석과 대안적인 제안이 담긴 기획기사, 국내외 혁신적인 마을 소식을 소개합니다.[기자말]
1. 수몰의 한(恨)을 딛고 일어선 전략적 결단과 민주적 합의

강원도 인제군 남전1리, 흔히 '햇살마을'이라 불리는 이곳은 1970년대 소양강댐 건설로 정든 고향이 물 밑으로 가라앉는 아픔을 겪으며 형성된 이주 정착 마을입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삶을 일구어오던 주민들은 2007년, 마을의 운명을 바꿀 중대한 기로에 섰습니다. 바로 기피 시설로 여겨지던 종합장묘센터 '하늘내린도리안'(아래 도리안)의 유치 결정이었습니다.

당시 마을 내부는 찬반 논란으로 극심한 갈등을 앓았지만, 주민들은 수차례의 회의와 전문 중간지원조직의 컨설팅을 통해 끈질기게 소통했습니다. 그 결과, 유치 보상금 50억 원을 단순히 소비하지 않고 마을의 백년대계를 위한 '생산적 자본'으로 전환하자는 혁신적인 민주적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소통과 합의의 학습 효과'는 이후 마을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종합장묘센터 ‘하늘내린도리안’ 종합장묘센터 ‘하늘내린도리안’
▲종합장묘센터 ‘하늘내린도리안’ 종합장묘센터 ‘하늘내린도리안’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2. 태양광 발전, 마을 경제의 든든한 '마중물'이 되다

주민들은 인제군이 보상금을 연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협약을 보증으로 삼아 은행 대출을 실행했고, 약 27억 원을 투입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완성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인 소득원을 확보하기 위한 최고의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초기 300kW 규모로 시작한 태양광 발전 사업은 현재 총 640kW 용량까지 확대되어 마을의 든든한 경제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현재 마을의 모든 수익 사업은 유치 당시 주민들이 중심이 된 '햇살영농조합'이 총괄하며, 마을 경영의 본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햇살마을 태양광 발전소 일대 햇살마을 태양광 발전소 일대
▲햇살마을 태양광 발전소 일대 햇살마을 태양광 발전소 일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태양광 발전과 도리안 위탁 운영을 통해 창출된 수익은 마을 복지의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과거 전력 판매 단가가 높았던 시절에는 연간 약 3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으며, 현재도 연간 약 1억 원 내외의 안정적인 순수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수익금으로 마을 47가구에 연간 2820만 원 규모의 전기료를 지원하고, 매년 1200만 원의 마을발전기금과 학생 장학금, 대보름 행사비 등을 충당합니다.

더 나아가 수익금을 재투자하여 체험마을 체험관과 숙박동을 건립하고, 새싹삼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고령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월급 받는 어르신'이 있는 복지 공동체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 복지 공동체의 실현: 연간 약 47가구에 대한 전기료 지원(연간 2820만 원)과 마을발전기금(연간 1200만 원) 장학금 지급 등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직접적으로 높임

- 다양한 마을 사업 연쇄 추진: 태양광 수익을 재투자하여 수륙양용차(아르고) 체험, 천연비누, 화장품사업, 글램핑장 등 관광 인프라 구축을 통한 수익 구조 다변화

- 일자리 창출: 새싹삼 스마트팜과 휴양마을 체험관 운영을 통해 고령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에너지 자립을 통한 복지 공동체'의 기틀 완성

수륙양용차 아르고 체험 수륙양용차 아르고 체험
▲수륙양용차 아르고 체험 수륙양용차 아르고 체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3. 성장의 그늘: 제2의 합의가 필요한 '신구 주민의 벽'

하지만 이러한 성공의 그늘에는 '신구 주민 간의 벽'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사업 초기 기여도를 우선시하는 기존 구조로 인해, 이후 이주한 귀농·귀촌인의 법인 가입과 수익 배분이 제한되는 갈등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마을 세대 수의 절반이 신규 주민임에도 불구하고 핵심 의사결정에서 소외되는 위화감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장묘센터 유치 당시의 갈등을 민주적 합의로 극복했듯, 이제는 신규 주민들을 포용하는 '제2의 합의' 과정이 절실합니다. 이를 중재할 행정적 가이드라인과 공동체 교육은 남전1리가 진정한 상생으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입니다.


4. 상생을 위한 제언: 투명한 운영과 제도적 안전장치

남전1리가 진정한 상생의 마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지자체 위탁 사업 및 공공 자원을 활용한 사업에 대해 수익 배분의 공정성을 점검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는 행정 조례 제정이 시급합니다.

또한, 신규 주민의 단계적 권리 보장을 명시한 '마을기업 표준 정관'을 보급하고 이를 준수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해야 합니다. 마을 내부 갈등을 객관적으로 중재할 중간지원조직의 활성화와, 사업 추진 전 상생 협약을 의무화하는 주민 교육 체계화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갈등은 치유될 수 있습니다.

행정의 관리 감독 조례 제정: 지자체 위탁 사업 및 공공 자원을 활용한 사업에 대해 수익 배분의 공정성을 점검하고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표준 정관 보급 및 행정지도: 신규 주민의 단계적 권리 보장과 수익 공유 기준을 명시한 '마을기업 표준 정관'을 제시하고, 이를 준수하는 공동체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해야 합니다.

중간지원조직의 활성화: 마을 내부 갈등을 객관적으로 중재하고 법인 운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전문 컨설팅 및 중간지원 체계를 상설화해야 합니다.

사전 주민 교육 체계화: 사업 추진 전 주민 교육을 통해 마을 자산이 특정 집단의 사유물이 아닌 '공동체의 공공재'라는 인식을 확립하고, 상생 협약 체결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5. 미래 비전: 산림 융복합 치유마을로의 업그레이드

햇살마을은 이제 에너지 자립을 넘어 '산림 융·복합 치유마을'이라는 더 큰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신규 주민들의 주도로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을 완공하여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기반을 닦았고, '햇살마을 트리축제'를 통해 마을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며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나아가 새롭게 운영할 '산림치유센터'를 중심으로 명상, 숲 체험, 건강 식단이 결합된 치유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여 마을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입니다.

산림 인프라 구축: 신규 주민들의 주도로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을 완공하여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강화: '햇살마을 트리축제'를 추진하며 마을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치유 산업의 고도화: 새롭게 운영하게 될 '산림치유센터'를 중심으로 명상, 숲 체험, 건강 식단이 결합된 치유 브랜드 사업을 전개하여 마을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입니다.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 햇살마을-박달고치 숲길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맺으며

혐오시설 유치라는 난제를 에너지 자립이라는 기회로 바꾼 남전1리의 여정은 그 자체로 위대합니다. 이제는 그 성장의 결실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나누는 '운영의 혁신'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행정의 세심한 가이드라인과 마을의 개방적인 태도가 결합될 때, 햇살마을은 비로소 모두에게 따뜻하고 진정한 상생의 마을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소통의 경험이 더 큰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문호권(인제군 남전1리(햇살마을) 마을총무 · 산림문화활동가)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수요일엔마프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마을공동체 #경기마을활동가 #햇빛소득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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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마을과 자치, 도민과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고 연대와 협력의 자치공동체, 마을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원의 혁신을 미션과 비전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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