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수소에너지연구필드(FH2R) 현장 ▲ 福島水素エネルギ??究フィ?ルド(후쿠시마수소에너지연구필드) 는 10MW급 수소 제조 설비를 갖춘 세계 최대급 재생에너지 연계형 수소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후쿠시마는 원자력 재난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수소사회 실험의 전초기지가 됐다.
김영근
그 상징이 후쿠시마현 나미에쵸(浪江町)의 '후쿠시마 수소에너지 연구필드(FH2R: Fukushima Hydrogen Energy Research Field)'다. 이 시설은 2018년 착공돼 2020년 가동을 시작했고, 10MW급 수소 제조 설비를 갖춘 세계 최대급 재생에너지 연계형 수소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후쿠시마는 재난의 현장이면서 동시에 수소사회 실험의 전초기지가 됐다.
일본의 수소 구상은 지금도 확장 중이다. 2026년 1월 가와사키중공업과 일본수소에너지는 세계 최대 규모인 4만 세제곱미터급 액화수소운반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2021년 건조된 1250세제곱미터급 SUISO FRONTIER보다 훨씬 큰 규모다. 일본이 실증 단계를 넘어 상업적 공급망 구축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너지 전환의 역설
그러나 수소사회가 곧바로 성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일본의 수소전략은 미래 산업의 청사진이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보다 기존 화석연료 체제를 우회적으로 연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받는다. 일본은 향후 15년간 민관 합동으로 15조 엔 규모의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지만, 실제로 얼마나 저탄소·무탄소 수소가 늘어날지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더 큰 역설은 따로 있다. 후쿠시마가 일본을 탈원전 국가로 이끈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15년이 흐른 지금 일본은 원전 회귀와 재생에너지 확대, 수소사회 추진을 동시에 껴안는 혼합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 도쿄전력은 2026년 2월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전 6호기의 송전을 재개했다. 후쿠시마 사고의 운영사가 다시 원전을 돌리는 장면은 일본 에너지정책의 아이러니를 압축해 보여준다.
한국이 읽어야 할 경고
후쿠시마의 교훈은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원전을 늘릴 것인가 줄일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체제로 전환할 것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에너지 정치'와 늦은 전환은 재난의 비용을 더 키운다.
후쿠시마의 15년은 우리에게 분명한 사실 하나를 남겼다. 에너지전환은 재앙이 닥친 뒤에 시작하는 비상계획이 아니라, 더 큰 재해가 닥치기 전에 준비해야 할 문명의 과제라는 점이다. 880톤의 데브리 앞에서 0.9그램만 꺼낸 현실, 그 작고도 참혹한 숫자가 그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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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려대학교 글로벌일본연구원 교수로 있으며, 사회재난안전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주된 관심분야는 글로벌 위기관리 및 재난·안전학, 일본의 정치경제, 동아시아 국제관계, 국제기구론, 국경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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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g의 고백 : 880톤 핵연료 앞에서 일본의 15년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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