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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 물소비 폭증' 해결할, 댐 건설보다 훨씬 저렴한 방법

[굿모닝 퓨처] 신규댐(윤석열정부 기후대응댐) 계획 전면 폐기를 촉구하며

등록 2026.03.16 09:31수정 2026.04.0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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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는 물관리정책실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공개하면서 빈틈없는 이치수 관리체계를 수립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내용 중에는 첨단사업,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물 공급 체계 혁신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물 수요·공급 분석부터 배분까지 촘촘하게 관리하여 물 이용 효율을 높이고, 산업용수의 댐 의존율을 줄이고 대체 수자원의 활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강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기후대응댐' 건설 계획은 주민들과의 논의를 거쳐 다시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초 발표된 14개 후보지 중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던 양구 수입천댐을 포함한 절반, 7곳은 이미 추진 중단되었으나 나머지 후보지들은 재검토 단계로 들어선 것입니다.

기후 위기라는 전 지구적 재난에 맞서 댐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복안을 정량적으로 분석 검토하고 최근의 글로벌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여 합리적 결론을 내리기보다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해 보겠다는 입장인 셈입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사뭇 다릅니다. 우리는 왜 댐이라는 '익숙한 정답'에 의문을 제기해야 할까를 되짚어보고 일반 시민의 시각에서 이재명 정부가 물관리의 미래를 전환하기를 권고하고자 합니다.

흔들리는 댐 건설의 명분 : 숫자로 본 기후대응댐의 실효성

우선 윤석열 정부가 내세웠던 '댐의 필요성'에 대한 데이터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정책의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할 '데이터'는 정책 신뢰의 토대입니다. 그런데 물 관리 최상위 법정 계획인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3)'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은 물 수급 전망에서부터 적용 방식을 달리하면서 기존 계획보다 4배 이상 물부족 발생량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최동진, 2026, 기후대응물관리정책연구단 자료(발행 준비 중)
최동진, 2026, 기후대응물관리정책연구단 자료(발행 준비 중) 최동진

그 결과 한강 유역의 용수 부족량이 연간 1.2백만톤에서 376.4백만톤으로 급증하여 어떤 자료가 맞는지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러한 '데이터 부풀리기'는 물수급 전망에서는 일상적이기까지 한데, 그 이유는 물이 필요한 수요처 자체를 아예 다르게 취합하여 산정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의 수요가 추가된다면 이보다 더 많은 물이 부족하다는 결론은 당연하게 보일 것입니다. 국가 물 안보를 책임지는 데이터가 이렇게 요동친다면, 어떤 시민이 수조 원이 투입되는 댐 건설에 동의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효율성입니다. 정부가 계획한 14개 기후대응댐의 총 저수 용량은 3.2억톤으로, 이는 기존 소양강댐(29억톤)의 단 11% 수준에 불과합니다. 거대한 사회적 갈등과 생태계 파괴를 감수하면서까지 얻어낼 '물그릇'치고는 너무나 초라한 규모입니다. 거창한 이름에 비해 기후 위기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인 셈입니다.


'물의 블랙홀' AI시대, 댐만으로 버틸 수 있을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엄청난 속도와 방향으로 변화 중입니다. AI와 데이터센터는 이제 전력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물을 소비하는 원인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ChatGPT에 질문 20~50개를 던질 때마다 생수 한 병 분량(500ml)의 물이 서버 냉각을 위해 증발합니다. 이런 새로운 수요는 댐 하나 더 짓는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앞으로의 물관리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함을 제기합니다.


과거 정부는 부족한 물을 댐으로 채우려 했으나,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연상시킵니다. 소양강댐과 충주댐은 이미 가용량의 94%를 사용 중이며, 한강 수계의 여유는 거의 없다고 정부의 자료가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댐 건설이 아니라 능동적 수요 관리, 즉 '공급 중심'에서 '수요 관리'로의 패러다임 전환입니다.

수요관리라고 하면 지금까지는 쓰던 물을 절약한다고 얼마나 할 수 있겠냐는 자조적 논평만 발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방상수도의 누수율을 30%에서 10% 미만으로 개선할 경우, 매년 중형 댐 수 개를 대체할 수 있는 약 1.5억 톤의 물을 확보하고 연간 8000억 원의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댐을 짓는 비용보다 누수를 잡는 비용이 훨씬 저렴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데이터센터를 물이 풍부한 지역으로 분산시키고, 물 사용 효율을 관리하는 더 똑똑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물이 부족하면 무조건 댐을 짓겠다는 생각은 20세기 성장의 시대에 머문 낡은 관성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글로벌 트렌드 : 댐을 짓는 시대에서 '허무는 시대'로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댐 건설의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노후 댐을 철거하거나 기존 시설을 지능적으로 개량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지 오래입니다. 미국에서는 1965년부터 2020년까지 총 668개의 댐이 철거되었는데, 노후 댐을 안전하게 유지·보수하는 데 드는 예상 비용 대비 철거를 경제적인 선택 수단으로 평가하는 추세입니다.

유럽 역시 2022년 한 해에만 325개의 수량 차단 시설을 제거하여 강을 다시 흐르게 했고, 프랑스 북부의 Sélune 강에서도 2020-2022년 사이 2개의 댐을 철거한 후, 거의 전멸했던 칠성장어를 포함, 장어와 연어가 급증하며 강이 가진 생태 복원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통합 물관리로의 전환과 혁신

기후 위기 시대의 물관리는 '콘크리트'가 아닌 '회복력(Resilience)'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유연한 정책결정을 필요로 합니다. 콘크리트로 물그릇을 만드는 '회색 인프라' 대신, 습지를 복원하고 도시를 스펀지처럼 만들어 빗물을 머금게 하는 '자연기반해법(NbS)'을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뉴욕이나 런던 같은 대도시들이 댐 건설보다 습지 복원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비용은 적게 들면서 재해 방어 효과는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과거 정부가 제기했던 '댐 건설' 같은 정책을 폐기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정책 전환의 기본 요건일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후대응댐 계획의 전면 폐기를 촉구하며

기후 위기는 우리에게 과거의 성공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댐 건설이라는 단기적인 처방보다, 자연의 물순환을 존중하고 물 소비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 주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추진되는 거대 토목 사업은 기후 대응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뿐입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신중한 듯, 확장된 의견 수렴을 하는 듯한 태도를 버리고, 실질적인 정책 결단을 하기 바랍니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물그릇을 키워놓고 비가 내리길 기다리기보다, 우리가 물을 어떻게 쓰고 자연과 공존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물은 단순한 산업 자원이 아니라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댐 건설로 기후 위기를 막겠다는 발상은 정량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생태적으로도 타당성이 매우 부족합니다.

정부는 무리한 댐 건설 계획을 폐기하고, 기존 인프라의 효율적 활용과 자연기반해법, 그리고 철저한 수요관리를 중심으로 하는 '진정한 통합 물관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해외의 수많은 성공 사례가 증명하듯, 강을 자유롭게 흐르게 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길만이 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열쇠임을 이재명 정부가 공감하고 정책적 결단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굿모닝 충청에도 실립니다. 글쓴이는 동국대 객원교수입니다.
#물관리 #기후위기 #댐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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