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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때 없어질 줄 알았는데 아직도 살아있는 악법

제10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 덕수궁 돌담길서 열려

등록 2026.03.12 16:59수정 2026.03.1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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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12일 정오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 제10차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에는 과거 공안 통치 아래 고통받았던 당사자들과 청년,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발언자들은 국가보안법이 단순히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일상을 통제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사회를 맡은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상임활동가는 "작년 12월 1일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이 발의된 지 100일이 되었다"라며 아직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국회에 선거 핑계댈 것 없이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다루라고 촉구했다.

서울진보연대 이중원 대표는 자신의 삶에 깊게 박힌 국가보안법의 상흔을 담담히 증언했다. 그는 "1986년 대학교 4학년 시절, 건대항쟁으로 구속되어 국가보안법 실형을 살았다"라며 "당시 겪었던 구타와 폭력의 트라우마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기억과 삶을 지배하고 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단순한 법조문을 넘어 우리 사회를 지배해 온 거대한 체제임을 지적했다. "일제 치안유지법에서 시작된 100년의 역사 동안 국가보안법이라는 법과 국정원이라는 기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관변 단체들이 삼각 편대를 이루어 사상을 통제해 왔다"라며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26일간 단식하며 곧 폐지될 것이라 믿었지만, 20년이 지난 오늘도 이 법은 여전히 살아있다"라고 탄식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낙인과 배제의 논리, 청년 세대까지 위협"

청년 세대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홍희진 청년 진보당 대표는 국가보안법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차별과 혐오를 정당화하는지 꼬집었다. 그는 "과거에는 '종북 빨갱이'라는 딱지로 정치적 반대자를 제거했다면, 이제는 그 배제의 논리가 이주민과 소수자들을 향한 혐오로 변질되어 나타나고 있다"라며 "특정 집단을 사회에서 지워도 괜찮다는 사고 방식의 뿌리에는 항상 국가보안법이 있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승 국민주권당 사무총장은 정치권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대화의 상대인 북한을 반국가 단체로 규정하는 법을 그대로 둔 채 어떻게 평화와 통일을 논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하며 "서명에 동참한 천여 명의 시민 목소리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회는 언제까지 극우 세력의 눈치만 볼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종근 성균관대학교 민주동문회 회장은 국가보안법이 일상에 심어놓은 '내면의 검열'에 주목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우리를 감옥에 가두기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침묵'하게 만들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라며 "내가 이 말을 하면 잡혀가지 않을까 스스로 검열하는 순간, 그 침묵의 틈을 타고 압제와 탐욕이 군림하게 된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12·3 내란을 언급하며 "국가보안법이라는 망령이 살아있는 한, 비극적인 역사는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는 김수영 시인의 시 <가다오> 낭송과 중앙대학교 민주동문회 노래패 '어울 소리'의 공연이 이어져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사회자 김덕진 활동가는 최근 출범한 3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 범위가 2001년 이전의 인권 침해 사건까지 확대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국가보안법 등으로 고통받았던 이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알리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분단 80년을 앞둔 지금, 국가보안법 폐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행동할 것을 다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 월례행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중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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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청년입니다. 행동하는 청년회,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입니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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