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대구시장에 출마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를 생각은 없다"며 "저의 도전은 과거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내일로 나아가는 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한 결단"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9일 자신의 대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제가 (박근혜) 대통령 곁에서 배운 것은 '정치의 기본은 신의이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 철학을 바탕으로 대구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정치적으로 자신을 규정해 온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이번 선거는 유영하 본연의 정치로 평가받겠다"며 선을 그었다.
이밖에 그는 지역 경제 재편을 위해 삼성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삼성병원 분원 설립,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다음은 유영하 의원과의 일문일답 내용.
"박근혜 등에 업고 선거 치를 생각 추호도 없어"
- 초선인데 의정활동이 중요할 것 같다. 그럼에도 대구시장에 출마한 이유가 무엇인가?
"이번 도전은 과거에 머무는 도시가 아니라 내일로 나아가는 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한 결단이다. 지금이야말로 대구가 생존을 걸고 변화를 선택해야 할 분기점에 서 있다고 판단했다. 지역 곳곳을 돌며 들은 시민들의 목소리, 국회에서 바라본 대구의 현실은 하나같이 절박했다. 말뿐인 지역 사랑, 보여주기식 정치로는 더 이상 대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대구시장 출마는 개인의 정치 일정이 아니라 대구의 운명을 바꾸기 위한 각오이자 보수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한 결단이다."
- 4년 전 대구시장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번에도 어떤 역할을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선거에 직접 나서서 지원 유세를 하거나 경선에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4년 전에는 제가 출마 준비가 워낙 부족했던 탓에 대통령께서 어떻게든 힘을 실어주시려고 지지 영상도 찍어주시고 후원회장도 맡아주셨다. 이미 정치를 떠난 분을 제 선거 때문에 다시 정치판으로 모시고 온 셈이 됐다. 그때 제 생각이 참 짧았다.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다. 이번 선거는 저 유영하 본연의 정치, 제가 꿈꾸는 대구의 청사진으로 온전히 평가받을 것이다."
-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이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아니겠나? 지난 10년 넘는 시간 동안 곁에서 궂은 일을 도맡다 보니 국민들 뇌리에 '박근혜의 측근'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고 저 역시 그 후광을 입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또다시 대통령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일각에서 제 출마선언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소환했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오해다. 제가 출마선언에서 강조한 것은 '정치의 기본은 신의이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제가 대통령 곁에서 배운 정치 철학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 뚝심과 철학을 바탕으로 대구시민들께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이해해 달라."
- 출마선언을 하면서 삼성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약속했다. 현실성 있는 약속인가?
"제가 내놓은 약속은 즉흥적 공약이 아닌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해 온 것이다. 대구 경제가 무너진 이유는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바꿀 타이밍, 즉 터닝포인트를 놓쳤기 때문이다. 앵커기업(주축기업)이 없으니 생산지수가 낮을 수밖에 없다. 결국 앵커 기업 유치와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 그 해결책이 삼성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다.
반도체 산업은 충분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한데 용인은 10기 팹(반도체 제조 시설)을 운영하기에 전력과 용수가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원전 26기 중 13기를 보유하고 있어 충분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고 한강 수계 다음으로 물 자원이 많은 낙동강이 관통하고 있어 입지 조건이 굉장히 좋다. 수도권의 부지 부족과 자원 한계를 해소하고 정부와 대구경북이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시한다면 기업 역시 충분히 긍정적으로 호응할 것으로 본다."
- 삼성병원 분원 유치도 함께 약속했는데.
"삼성병원 분원 유치는 병원 하나를 들여오는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공장 유치와 연계해 대구의 산업 구조를 바꾸는 전략이다. 현재 서울의 대형 상급종합병원, 즉 빅5 병원 환자 중 20% 이상은 비수도권에서 원정 진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증 질환이나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저는 대구시민들이 KTX를 타고 치료받으러 가는 도시가 아니라 내 집 앞에서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도시를 만들고 싶다.
특히 원정 진료율이 높은 비수도권 암환자들을 위해 1단계로 삼성암센터 유치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병원과의 MOU 추진을 시작으로 대구에서도 중성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삼성 암병원, 삼성병원 분원을 중심으로 대구를 명실상부한 의료 메카로 만들겠다."
"대구경북 행정통합? 북부권은 대구경북 내 불균형 심화 우려해"

▲ 지난 2월 9일 대구 중구 삼성상회 터 앞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조정훈
-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유 의원은 처음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였다가 찬성으로 돌아섰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반대한 것은 아니다. 시도 통합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 맞고 먼저 시작한 곳이 대구경북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꾸준히 논의를 이어왔고 합의점에 이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행정통합을 하는 시도에 최대 20조 원을 지원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한 이후 각 지역에서 절차도 생략할 만큼 성급하게 서두르게 됐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행정통합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통합 이후에 주민들과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방향으로 한다면 주민들도 충분히 이해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 경북 북부지역 일부 국회의원들뿐 아니라 8개 시군에서도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설득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북부지역 주민들은 동의 절차 없이 속도전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대구 중심으로 경북이 흡수통합될 것이라는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재정이나 산업 지원이 대도시 위주로 이루어져 농어촌 지역이 많은 북부권이 소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통합이 대구경북 내 불균형을 더 심화시키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분들의 입장도 이해되며 불안감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대구경북의 산업·교통·의료·교육·행정체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실질적인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저는 시도민 모두의 미래 전략 완성을 위해 갈등을 조정하고 지역 간 이해를 묶어내고 중앙정부를 설득해 제도를 현실로 만드는 역할이 수행돼야 한다고 본다."
- 만약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통과된다면 통합 특별시장에 도전할 것인가?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져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애초에 핵심 공약인 삼성반도체 유치 구상부터가 대구와 경북이 하나로 뭉쳤을 때 낼 수 있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전제로 준비해 왔다. 구도가 어떻게 되든 다른 후보들을 의식하기보다 제가 오랫동안 묵묵히 그려온 TK 통합 발전의 청사진을 시도민 여러분께 진정성 있게 설명해 드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유리한 선거도 없고 불리한 선거도 없다. 선거는 진정성과 절박성이 있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대구경북에서도 국민의힘 지지도가 예전 같지 않다.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장을 돌아다니며 시민들을 만나면 우리 당 내부의 반목과 분열에 대해 매서운 질책과 걱정을 많이 하신다. 최근 지지율 하락은 그러한 실망감이 반영된 뼈아픈 결과라고 본다. 아직까지 당이 화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라고 생각하며 대단히 송구스럽다. 당내 내홍을 신속히 정리하고 지방선거에 집중하는 진정어린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신뢰와 지지율은 충분히 회복될 수 있다고 본다."
"한동훈 대구서 출마? 겉으로 보이는 인파만 보고 만만하게 생각해선 안 돼"

▲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
조정훈
- 의원총회를 열고 '윤어게인'과 절연하겠다고 했지만 장동혁 대표는 절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제가 여러 차례 강조해 왔지만 장동혁 대표는 이미 절연의 뜻을 표명했다고 본다. 지난 1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과거의 잘못이 무엇이겠는가? 상식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강행했던 무리한 계엄 사태를 지칭하는 것 아니겠나? 또 최근 1심 판결 직후에 장 대표가 두 가지를 강조했다. 대통령 이름을 팔아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과 절연하겠다는 것과 절연을 명분 삼아 당을 갈라치기하는 분열 세력과도 절연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대통령 이름을 파는 세력이 누구일까?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을 정확히 꼬집은 것이다."
- 한동훈 전 대표가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을 때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장동혁 대표와 비교가 되기도 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서문시장 화면을 보면 인파가 꽤 몰린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현상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당시 모인 분들 중에는 대구시민들도 있지만 전국에서 모여든 열성 팬덤 지지자들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
대구 바닥 민심은 화면에 비친 것과는 많이 다르다. 굉장히 차갑고 비우호적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 가장 뼈아픈 부분은 이른바 '배신자' 프레임이다. 과거 유승민 사례를 보면 본인이 아무리 배신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그 행동을 평가하고 심판하는 것은 결국 지역 시도민들이다. 지금 대구시민들 마음속에는 한 전 대표를 향한 그런 차가운 프레임이 분명히 깔려 있다. 겉으로 보이는 인파만 보고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 한 전 대표가 대구에서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면 당선 가능성이 있을까?
"제가 개인적으로 쓴소리를 한다면 '지금은 무리해서 나설 때가 아니라 시간을 두고 자신을 돌아보며 숙성하고 기다려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의 보궐선거에 나온다는 것은 무소속으로 나와서 우리 국민의힘 소속 후보와 싸우겠다는 뜻인데 과연 보수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되는 길이겠는가? 출마는 본인의 자유이지만 단언컨대 대구에 출마한다고 해도 본인이 원하는 좋은 결과는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최근 당이 단합하지 못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참으로 송구스럽다. 하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고 속 썩인 자식이 나중에 부모에게 더 효도한다'는 말이 있다. 조금만 더 인내하고 지켜봐 주시면 반드시 쇄신해 국민께 신뢰받는 듬직한 보수의 본류로 거듭나겠다.
입으로 약속하는 것은 참 쉽다. 그러나 약속을 끝까지 실천해 내는 사람은 드물다. 저 유영하는 대구의 낡은 경제와 산업 구조를 밑바닥부터 완전히 뜯어 고쳐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대구'를 물려주겠다.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 달라."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6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공유하기
유영하 "박근혜 업고 선거 치를 생각 없어, 내 정치로 평가받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