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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주유소 찾기? 다 의미 없어" 기름값에 우는 택배기사들

미국·이란 전쟁으로 폭등한 기름값... 충남 지역 택배 기사들에게 상황 들어 보니

등록 2026.03.13 15:15수정 2026.03.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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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홍성군의 한 농협 주유소. 경유가 리터당 1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충남 홍성군의 한 농협 주유소. 경유가 리터당 195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재환

"기름값 부담이 크다. 하루빨리 (미국·이란)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다."

13일 충남 홍성읍에서 만난 한 택배기사의 말이다. 택배기사들에 따라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홍성 지역 택배 기사들은 하루 평균 대략 170개 정도의 물량을 배송한다. 그렇다고 큰 벌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리점 수수료, 기름값과 타이어와 부품 교체 등 각종 차량 유지비와 정비 비용을 지출하고 나면 택배 기사들의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많지가 않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기름값 폭등은 지역 택배 기사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수도권 혹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거리 배송이 많은 지역 택배기사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택배기사들은 먼 거리에 있는 면 단위 지역을 배송이 어려운 '난배송 지역'이라고 부른다.

<오마이뉴스>가 지난 11일 기름값 상승으로 난방비가 치솟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설농가들의 상황을 보도한 직후("기름값 올라 난방 줄여, 여전히 추워 걱정" 전쟁 여파에 딸기 농가도 '시름' https://omn.kr/2hbk8), 택배 기사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택배 기사들은 주로 경유를 사용한다. 13일 기준 홍성지역의 경유값은 리터당 195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1935원을 기록한 휘발유보다도 비싼 금액이다.

이광우 택배노조 충청지부 부지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기름값이 많이 올랐다. 택배 기사들의 주유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운행 거리가 짧은 경우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지역의 원거리 배송기사들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택배기사들은 한 달에 평균 50~100만 원 정도의 유류비를 지출한다. 기름값이 올라서 일주일에 두 번 주유하던 것을 세 번 정도 (나눠서) 주유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 지부장의 소개로 다른 택배기사들과도 연락을 취할 수 있었다. 택배 기사들은 이동이 잦은 특성상 현장에서 만나는 게 쉽지가 않다. 배송 거리가 상대적으로 먼 면 단위 지역에 배송을 나가는 택배 기사들은 하나같이 "기름값 상승이 더욱 부담된다"고 호소했다.

 3일 오전 1충남 홍성에서 배송 중인 택배 차량.
3일 오전 1충남 홍성에서 배송 중인 택배 차량. 이재환

충남 홍성지역에서 원거리 배송을 하고 있는 택배기사 A씨는 "면 단위 지역을 배송하다 보니 하루평균 200km를 운행한다. 기름값 상승이 피부로 와 닿을 수 밖에 없다. 기름값이 평소보다 40만 원 이상 더 드는 것 같다(한 달 기준)"라며 "그나마 미국·이란 전쟁 전에는 가격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다니며 주유를 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모든 주유소의 기름값이 다 오른 상태이다.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것도 의미가 없어졌다"라고 토로했다.


택배기사 B씨도 "미국·이란 전쟁 전에는 경유값이 1400원대였다. 지금은 1900원대이다. 오르기 전에는 기름을 가득 넣으면 7만 원대였다"라며 "지금은 가득 넣지 못하고 6만 원 정도만 넣는데, 기름탱크를 80% 정도 채우는 수준이다. 이틀 반 정도면 기름을 다시 채워야 하는 상황이다. 기름값 부담이 만만치가 않다"고 호소했다.

택배 배송 수수료가 2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택배 기사들의 마음을 더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관련해 B씨는 "택배 1개당 평균 수수료는 800원대이다. 기름값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택배기사들 입장에서는 수수료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택배 수수료는 20년간 오르지 않고 고정되어 있다. 개당 수수료가 적어도 1500원은 되어야 숨통이 트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0시부터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휘발유 공급가액은 리터(L)당 1724원, 경유 공급가액은 리터당 1713원, 실내 등유 공급가액은 리터당 1320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가격 기준이 아니라, 정유사 공급 가격이다.
#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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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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