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부안 플랜트 공장에서 기계에 끼어 사망한 태국 이주노동자 티타완님 안치실 현장기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존엄한 대우, 유가족에 대한 예우가 있어야
양 집행위원장은 첫째로 죽음에 대한 존엄한 대우, 둘째로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예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존엄과 예우가 앞서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장에 다니면서 사망한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대우조차 갖춰지지 않는 경우를 많이 목격했다. 사고 사망의 경우 부검을 할 때가 있는데, 입관 전 염습을 하는 등의 장례 절차가 생략되는 식이다. 부검 상태 그대로 장례를 치르는 모습을 보면서 양 집행위원장은 크게 분노했다고 전했다.
이주노동자의 장례는 마치 서류 업무를 하는 것처럼 서둘러 '처리'된다. 사고가 발생하면 친구들이나 국가별 커뮤니티, 영사관을 통해 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연락하는데, 소식을 전하면 충격에 휩싸인다. "부모가 자지러져요. 저기 먼 곳에 가서 죽었다는데 시신을 보고 싶다고 하죠. 근데 (고인을 본국으로 인도하는데) 비용이 천만 원 이상 발생하니까... 그거 누가 내냐고요. 사용자는 안 내려고 하지." 산업재해 사고의 책임이 있는 자가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업주는 이를 거부하거나 합의금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영사관도 장례를 빠르게 치르자고 권하고, 소식을 먼저 접한 브로커가 붙어서 합의를 종용한다. 사과 하나, 배 하나 놓고 빈소를 차려도 하루 만에 끝나고, 화장해서 유골만 보내버린다. 그렇게 장례는 빠르게 마무리되고 죽음의 이유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은 잊힌다. 그 모든 과정에서 유가족의 의사가 분명히 확인되었는지, 충분한 위로와 배·보상이 이루어졌는지, 심지어 산재 처리가 됐는지도 알 수 없다. 유가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장례조차 치를 수 없는 현실이다. 양 집행위원장은 이주노동자의 죽음이 "아주 사소한 문제로 취급되고 합의되고 정리된다"고 말했다.
죽음을 멈추고 나아가려면
이천 자갈 가공 업체뿐만 아니라 전남 대불산단, 전북 부안, 충남 서산, 김포까지 연일 이주노동자 중대재해 소식이 전해진다. 지난 3주간 사망한 이주노동자가 6명에 달한다. 정부는 중대재해를 엄중 처벌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사고는 좀처럼 줄지 않고 끼임, 깔림 등 원시적 재해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이주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작은 영세 사업장에는 기본적인 안전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중대재해처벌법도 적용되지 않는다. 최소한의 안전조치가 있었다면, 2인 1조 안전 수칙이 지켜졌다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안전교육이 이루어졌더라면 막을 수 있는 죽음이었다.
"넘어져 죽고, 맞아 죽고, 이 어이없는 죽음을 정부가 해결해야죠."
양 집행위원장은 먼저 존엄과 예우를 위해서는 산재부터 장례절차 지원까지 노동부가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주노동자 노동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주목하는 점은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이다. 정부가 제대로 해결할 수 있도록 종교계와 시민사회도 그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조계종 사노위는 중대재해 "소식을 접하면 무조건 간다"고 약속했다. 노동안전보건정책이 닿지 않는 소규모 영세사업장, 방치되는 이주노동자, 합의금을 위해 달려드는 브로커, 회피하는 사측, 비호하는 경찰, 조용히 처리하려는 영사관까지 수많은 문제가 얽혀있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걸 드러내고 하나씩 문제 해결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첫걸음을 위해 현장으로 달려가 종교의 역할로서 추모와 위로를 다 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더 잘 싸워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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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안치실, 하루 만에 끝나는 장례... 스님들이 달려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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