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째 공익활동가 위해 나눈 쌀 4만3965kg

"공익활동가로서 환대받는 기분"...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자비의 쌀 나누기' 잔잔한 감동

등록 2026.03.19 10:09수정 2026.03.1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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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18년째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나누기를 하고 있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참석한 사람들 얼굴이 모두 환하다.
올해로 18년째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나누기를 하고 있는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참석한 사람들 얼굴이 모두 환하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를 함께 아우르고 지켜가는 일은 더 중요하죠. 박근혜 탄핵 투쟁부터 최근 윤석열 탄핵 투쟁까지 여러 사회 현장을 지키고 애써 준 중심에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연대의 마음으로 이 자리를 갖게 됐습니다."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어려운 여건에도 꿋꿋이 사명감 하나로 버티며 활동해 온 광주 지역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이날만큼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불교 NGO단체인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상임대표 해청)는 18일 오후 4시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위치한 '나무숲센터'에서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통일, 노동, 인권, 생명평화, 환경, 기후정의, 교육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밝고 투명하게 만드는 데 애쓰고 있는 공익활동가들에게 쌀을 나눠주며 격려하는 자리를 만든 것. 올해로 19회째를 맞은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가 그것이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공익활동가들이 함께한 가운데 제19회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는 공익활동가들이 함께한 가운데 제19회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가 시작된 것은 18년 전인 2008년부터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정비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을 파헤치려 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전국이 들썩일 무렵 결성됐다.

단체 아닌 개인 '공익활동가' 나눔에 초점 둬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가 출발하면서 어떠한 방향과 내용을 가지고 활동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그중 하나가 지역에서 애쓰고 있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위한 자비의 쌀 나누기였어요. 올해로 18년째인데, 매년 이 무렵이 되면 쌀 가져가라고 절에서 먼저 연락을 주기도 하죠."

2008년 단체 결성부터 실무 일을 맡아 온 이해모 기획실장은 쌀 나누기 행사는 처음부터 단체가 아니라 '개인 활동가'에 초점을 뒀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익활동가들도 가족이 있는 생활인들이에요. 옛날보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활동비로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에서 받은 쌀을 차례차례 차량에 싣고 있다.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에서 받은 쌀을 차례차례 차량에 싣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를 마친 뒤 각자 차량에 쌀을 싣고 있는 모습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를 마친 뒤 각자 차량에 쌀을 싣고 있는 모습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올해 제19회 광주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는 개인과 광주전남지역 12개 사찰이 참여했다. 가까운 광주나 광주 근교 사찰도 있지만 구례 백련사의 경우 광주에서도 1시간 남짓되는 거리다.


18년째 이어 온 '자비의 쌀 나누기'를 통해 지금까지 광주지역 공익활동가들에게 전달된 쌀만 4만 3,965kg에 이른다. 지난해부터는 뜻깊은 취지에 공감한 자연그린한방병원(원장 최희석)에서 공익활동가 개인마다 경옥고 선물세트를 후원하고 있어 행사가 더 풍성해졌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해청 스님(무등산 원효사 주지)은 인사말에서 "공익활동은 나 혼자, 내 가족만 잘 먹고 잘사는 길이 아니라,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며 "그런 의미에서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그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는 공익활동가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명술 광주NGO시민재단 이사장은 "80년 5월에 대학 학보사 기자로 매일 전남도청에 나가 취재했는데, 당시 주먹밥이 광주 공동체를 상징하는 희망이자 생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자비의 쌀 나눔 행사가 그 정신과 연결돼 있고, 불교는 잘 모르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의 실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다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큰 힘 받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이운기 상임대표도 "자비의 쌀 나눔이라는 말처럼 참 아름답고 따뜻한 말이 없는 것 같다"며 "누군가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온 저희 활동가들을 위한 위로와 손길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다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큰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안영숙 지구별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은 여러 해 전부터 '자비의 쌀 나누기'를 지켜봐 온 사람 중 한 명이다. 안 이사장은 "일일이 절을 찾아다니며 무거운 쌀 옮겨 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자체로 정성이 느껴진다"며 "무엇보다 공익활동가로서 존재를 인정받고 환대받는 기분이어서 더 감동이다"고 말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사찰로부터 쌀을 후원받아 매년 광주지역 공익활동가들에게 쌀 나눔 행사를 갖고 있다. 광주 천룡사에서 후원받은 쌀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사찰로부터 쌀을 후원받아 매년 광주지역 공익활동가들에게 쌀 나눔 행사를 갖고 있다. 광주 천룡사에서 후원받은 쌀을 들고 계단에서 내려오고 있는 모습.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기획실장이 광주 천룡사 무등스님으로부터 후원받은 쌀을 손수레에 옮겨 싣고 있다.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기획실장이 광주 천룡사 무등스님으로부터 후원받은 쌀을 손수레에 옮겨 싣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광주 광덕사 동진스님이 직접 쌀을 내 주고 있다.
광주 공익활동가 자비의 쌀 나누기 행사에 참여한 광주 광덕사 동진스님이 직접 쌀을 내 주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일일이 절을 찾아다니며 후원받은 무거운 쌀을 옮겨 오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활동가들이 차량에 무거운 쌀을 옮기면서도 즐거워 하는 표정이다.
일일이 절을 찾아다니며 후원받은 무거운 쌀을 옮겨 오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활동가들이 차량에 무거운 쌀을 옮기면서도 즐거워 하는 표정이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사찰에서 후원받은 쌀을 손수레 가득 싣고 옮겨 오고 있다.
사찰에서 후원받은 쌀을 손수레 가득 싣고 옮겨 오고 있다.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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