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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출판사가 선정한 '죽기 전에 가야 할 서점', 제주에 있다

책방 소리소문 방문기... 책방 지기의 진심이 묻어 나는 마을 서점

등록 2026.03.20 13:18수정 2026.03.2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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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여행 계획이 생기면 목적지 근처의 독립 서점을 찾아본다. 여행지에 있는 독립 서점을 검색한 뒤, 그중 하나를 고른다. 전통이 있거나, 개성이 뚜렷한 서점이거나 아니면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그냥 이끌리는 곳을 정해 슬그머니 여행 일정에 끼워 넣는다.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할 때는 이런 시도를 하기 어렵지만, 남편이나 딸과 여행할 땐 가능한 한 꼭 들르려 한다. 보령의 '미옥서원', 대구의 '심플책방', 통영의 '봄날의 책방', 거제도의 '책방익힘' 등 여러 지방 독립 서점을 찾아가 보았다.


처음엔 여행 중에 굳이 서점까지 들러야 하냐며 고개를 갸웃했던 남편과 딸도, 이제는 어느새 서점 탐방에 빠져 들었다. 남편과 함께 한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방문한 독립 서점은 책방 소리소문이다.

여행 첫째 날에는 김영수 도서관을 방문했고, 둘째 날에 독립 서점 책방 소리소문에 다녀왔다. 책방 소리소문은 몇 년 전부터 SNS에서 눈여겨보던 곳이라, 언젠가 제주도에 가면 꼭 들르고 싶었다.

 책방소리소문
책방소리소문 서희연

<책방 소리소문>이라는 이름에는 '작은 마을의 작은 글들'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

"사회의 흐름과 맥락, 다양한 개인의 삶을 반영한 책들을 큐레이션 합니다. 책방지기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기 보다는 독자들의 취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는 책방입니다. 단순히 책을 읽고 사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기록을 통해 보고, 읽고, 듣고, 만지고, 쓰고, 생각하면서 책을 통해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것이 바로 '책방 소리소문'이 추구하는 가치다. 그래서 인지 제주도 서쪽의 작은 서점이 벨기에의 유명 출판사 Lannoo Publishers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서점 150'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책방소리소문
책방소리소문 서희연

SNS와 리뷰에 올라온 책방 소리소문 사진을 보더니, 남편은 허름하고 작아 보여서 별로 기대가 안 되는 눈치였다. 사실 나도 이 책방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저장했던 사진에 비해, 사진으로 본 최근 외관이 조금 더 낡아 보여 기대감이 줄었던 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 책방 안을 둘러보니, 우리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베이지색과 우드톤이 어우러진 내부는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마당에 놓여 있는 구멍이 숭숭 뚫린 검은 돌과 돌하르방이 책방 소리소문이 제주도의 책방임을 조용히 증명해 주는 듯했다.

 책방소리소문
책방소리소문 서희연

책방 소리소문에 들어서자마자, 이곳이 추구하는 가치와 내가 이끌린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책장은 책방 주인이 직접 큐레이션 한 책들과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나뉘어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책방에 억지로 따라온 남자들을 위한 책' 코너였다. 그 문구를 보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남편이 억지로 따라 온 건 아니었지만, 남편에게 이곳의 책들을 꼭 둘러보라고 권했다.
그리고 책방 소리소문에서만 살 수 있는 '소리소문' 리커버 에디션도 있었다. 유명한 작품들인 <이방인>이나 <노르웨이 숲> 같은 책이 이 책방만의 커버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이었다.

 책방소리소문
책방소리소문 서희연

'블라인드북' 코너도 인상적이었다. 어떤 책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게 포장된 책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책 제목은 가려져 있지만, 내용의 주제나 언제 읽으면 좋을 지에 대한 힌트만 적혀 있다. 포장지를 벗길 때까지는 어떤 책일지 몰라 마치 선물을 받는 것처럼 설렐 것 같았다.

'당신이 몰랐던 제주' 코너에는 제주에 대한 이야기나 제주를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책들이 가득했다. 제주도에 있는 책방이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 묻어 나는 공간이다.

 책방소리소문
책방소리소문 서희연

책방에 오기 전엔 '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서점일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 답은 '책방 소리소문'이라는 작은 서점 곳곳에 답이 있었다. 오직 독자를 위한 책 분류,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루는 서가 운영, 필사 공간 등 책방 지기의 진심이 묻어 나는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 마을 서점이기 때문이다. 평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책방을 찾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제주도의 작은 서점인 <책방 소리소문>이 이 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인생책'을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단, 3월 12일부터 4월 1일까지 서점 재정비를 위해 서점 봄방학에 들어간다. 방문 예정이시라면 책방 SNS를 꼭 확인하세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책방소리소문 #제주책방 #독립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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