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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은 40대 전에, 귀촌은 50대 이후에 하세요

귀농과 귀촌의 차이는 타이밍... 나이 모르고 전원생활 꿈꾸다 망합니다

등록 2026.03.20 13:59수정 2026.03.20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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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시골에 내려가 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몇 살에 내려갈 것인가?"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빽빽한 일정에 쫓기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 치이는 매일을 보내다 보면 문득 자연 속으로 도망치고 싶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래서일까? 주말이면 멀쩡한 집을 두고 불편한 텐트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도시는 점점 더 편리해지는데, 사람들은 오히려 불편함을 감수하며 자연을 찾는다. 어쩌면 여가 생활로 당당히 자리 잡은 캠핑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잠시라도 '도시가 아닌 삶'을 살아보고 싶은 인간의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도시에서 생활하면 나이가 들수록 종종 그 생각은 더 커지기도 한다.

"언젠가, 진짜로 시골에 내려가 살면 어떨까?"


2012년 8월에 시작한 <나는 자연인이다>는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MBN에서 14년째 방영 중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시청자층은 50대 남성들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누군가는 이 프로그램을 두고 '도시생활에 지친 50대 남성들의 판타지'라고 말하기도 했단다.

50대에 귀농? 몸이 버티지 못한다


한옥 전원생활을 떠올리면 꼭 한옥이 먼저 떠오르니 나는 어쩔 수 없는 토종 한국인인가 보다.
▲한옥 전원생활을 떠올리면 꼭 한옥이 먼저 떠오르니 나는 어쩔 수 없는 토종 한국인인가 보다. 주보람

살면서 적극적으로 귀촌을 고민해 본 적은 없었으나 9년 전, 남편의 직장 이전으로 계획에 없던 귀촌 생활이 시작되었다. 다행히 군 단위가 아닌 시 단위의 지방 도시였기에 처음엔 동 단위의 소위 말하는 '시내 한복판'에서 2년 반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귀촌을 준비했고, 지금은 읍면 단위의 작은 시골 마을로 귀촌해 6년째 생활하고 있다. 나는 도시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시골을 꿈꿀 때 반드시 한 가지는 고민해 보길 바란다.

"나는 언제 내려갈 것인가?"

여기서 '언제'란 준비 기간이 아닌 현재 자신의 나이를 말하는 것이다. 귀농·귀촌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자연, 여유, 힐링 같은 단어들을 떠올린다.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시골의 삶은 지루하리만큼 여유롭고 한가로워 보이지만 실은 낭만보다 '생존'이 먼저다. 그러기에 막상 내려와 보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아니다.

"그래서, 뭘로 먹고살건데?" 귀촌이 아닌 귀농을 선택한다면 질문은 더 현실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정말 농사가 '힐링'일까?" 요즘은 기계화가 많이 됐다고 하지만 농업은 여전히 몸을 쓰는 일이 대부분이다.

해 뜨기 전에 시작해서 해질 때까지 이어지는 작업, 날씨에 따라 좌우되는 수입, 한 번 실수하면 그대로 손해로 이어지는 구조. 이건 '전원생활'이 아니라 엄연한 생업이다.

50대에 귀농? 몸이 먼저 버티지 못한다. 이건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도시에서 평생 사무직으로 일하다가 50대에 내려와 농사를 시작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나름 귀농을 준비하며 온라인으로 관련 강좌도 찾아듣고 귀농·귀촌 종합센터에서 귀동냥도 얻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쉽지 않다.

체력은 생각보다 빠르게 한계를 드러낸다. 허리, 무릎, 어깨... 전신이 아프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나면 밭에 나가는 날보다 병원에 가는 날이 더 잦아지기 마련이다. 농사는 특정 부위가 아니라 온몸을 쓰는 일이기 때문이다. 젊을 때는 "좀 힘들다"로 끝날 일이 나이가 들면 "다음 날 일을 못 한다"로 바뀐다.

그럼 결국 어떻게 될까? 농사를 점점 줄이니 수입은 줄고, 자연히 생활이 불안해진다. 시골은 느린 곳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사람을 버티지 못하게 하는 곳이다.

귀농은 늦어도 30~40대에 시작해야

귀촌은 50대 이후에도 얼마든지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귀농에 관해서만큼은 단정적으로 말하고 싶다. 귀농은 늦어도 30~40대에는 시작해야 한다. 20대라면 더 좋다. 그래야 체력과 농업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는 몸이 가장 큰 자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귀촌은 '생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꾸는 선택에 가깝다. 이미 도시에서 경제 기반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생활비 구조를 낮추고, 조금 더 여유 있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나이가 오히려 장점이 된다.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날 수 있고, 욕심을 줄일 수 있고, 삶의 속도를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귀촌은 50대 이후가 오히려 더 적절한지도 모른다.

옛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삶에는 다 때가 있다고 했다. 살면서 "때/시기"는 참 중요하다. 공부할 시기, 결혼할 시기, 아이를 낳을 시기 등 다 적절한 때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귀농·귀촌에서는 이 '시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신 삶의 '시기'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귀농·귀촌이 실패하는 이유는 준비 부족이 아니라 타이밍의 오류다. 너무 늦게 귀농을 선택하거나 너무 이른 시기에 수입 없이 내려오는 것. 결국 문제는 '언제'가 아니라 '지금 내가 이걸 감당할 수 있는 상태인가'다.

나는 계획해서 내려온 사람이 아닌 어쩌다 보니 내려와 살게 된 경우이기에 어쩌면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시골 생활은 분명히 좋다. 하지만 아무 준비 없이 내려오면 참 버겁다. 특히 '낭만'만 보고 내려온다면 생각보다 빨리 지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귀농과 귀촌의 차이는 타이밍이다. 늦게 내려가면 낭만은 사라지고, 생존만 남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귀농귀촌 #시골살이 #귀농 #귀촌 #전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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