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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도 못 열었던 마을, 숯가마 철거로 숨통 트인다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일대 숯가마, 법 사각지대 소규모 시설 공공 매입으로 갈등 해소

등록 2026.03.24 14:59수정 2026.03.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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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제천시청 앞 시위 충북 제천시 백운면 모정리 주민들이 지난 2월 강추위속에서도 제천시청 앞에서 숯가마 철거 요구 시위를 펼쳤다
▲지난 2월 제천시청 앞 시위 충북 제천시 백운면 모정리 주민들이 지난 2월 강추위속에서도 제천시청 앞에서 숯가마 철거 요구 시위를 펼쳤다 홍창식 이장

충북 제천시 백운면 박달재 일대 숯가마 공해 문제가 수년 갈등 끝에 해결 국면에 들어섰다.

제천시는 백운면 모정리 숯가마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내용의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제천시의회 355회 임시회에 제출했다. 총사업비는 10억 원 규모다.

해당 부지는 최근 가감정에서 8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예상보다 낮은 금액이 형성되면서 사업 추진 현실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의회가 안건을 의결하면 시는 토지 6천 528㎡와 건물 4동을 매입한 뒤 전면 철거에 나설 방침이다.

이 지역 숯가마는 수년 전부터 매연과 악취로 주민 민원이 이어졌다. 모정1·2리 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못하고 세탁물을 밖에 널기 어렵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민원이 장기화되면서 갈등은 점차 격화됐다. 주민들은 집회를 열어가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고, 결국 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

행정 대응은 쉽지 않았다. 해당 숯가마가 용적 80㎥ 이하 시설로 대기환경보전법상 배출 시설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황이 바뀐 것은 지난달이다. 시는 민원조정위원회를 열고 사유지를 매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어 공유재산심의회에서도 해당 안건이 원안 가결되면서 행정 절차가 속도를 냈다.

시가 공식 매입 의사를 밝히자 주민들도 대응 수위를 낮췄다. 시청 앞 집회를 중단하고 협의 중심의 대화 국면으로 전환했다.


현재 절차는 시의회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시는 의결 이후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감정평가를 거쳐 오는 6월 매입 협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후 시설을 철거해 공해 원인을 원천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향후 부지 활용 방안은 따로 검토한다.

이번 조치는 법적 규제 사각 지대에 놓인 소규모 시설로 인한 환경 갈등을 공공이 직접 매입 방식으로 해결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 관계자는 "지속된 환경 민원과 주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주민 생활 불편 해소를 최우선에 두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전국 어디든 숯가마 인근 주민들 같은 고통 겪고 있을 것"

 홍창식 이장은 이제 쉼 좀 쉬고 살 수 있겠다고 안도했다
홍창식 이장은 이제 쉼 좀 쉬고 살 수 있겠다고 안도했다 홍창식 이장

다음은 홍창식 모정2리 이장 인터뷰 내용

"헌법에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걸 25년 동안 못 누렸어요."

충북 제천시 모정2리 홍창식 이장은 24일 숯가마 공해 문제 해결 국면에 대해 "이제야 끝이 보인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동안 연기 때문에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빨래도 마음대로 못 널었다"라며 "참다못해 2024년부터 주민들이 뜻을 모아 본격적으로 싸움을 시작했다"라고 돌아봤다.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숯가마 측 고소로 저랑 주민 두 명이 벌금형까지 받았다"라며 "그만큼 절박했다"라고 했다. 홍 이장은 현행 제도의 한계도 짚었다. "숯가마 용적 기준 때문에 배기가스 규제를 안 받는다"라며 "주민 피해는 분명한데도 합법이라는 이유로 막을 방법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우리 마을만의 일이 아니다"라며 "전국 어디든 숯가마 인근 주민들은 같은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계획도 밝혔다. "민사소송에서 배상이 나오면 숯가마 환경 기준 자체를 다시 따지기 위한 헌법소원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숯가마 부지 활용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연기만 사라지면 끝이 아니라, 앞으로 마을과 박달재에 도움이 되는 공간이 필요하다"라며 "숲속도서관 같은 문화공간도 충분히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주민들과 주변에서 도와준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라며 "이제는 정말 사람답게, 편안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청매일신문에도 실립니다.
#충청매일 #제천단양뉴스 #홍창식 #이보환 #백운숯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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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농업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중부매일신문 부국장, 제천단양뉴스 운영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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