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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입양 골든타임... 우리 둘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주장] 지난해 7월 입양 체계 전환됐지만, 답답하기만... 속도는 아동의 관점에서 생각해야

등록 2026.03.30 19:50수정 2026.03.3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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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omarlopez1 on Unsplash

우리 가정은 입양가정이다. 우리 부부는 2022년께 민간 사회복지법인을 통해 소중한 딸 해나를 입양했다. 해나는 2022년 5월생, 만 3세이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며 안아주고 뽀뽀해주면, 육아로 힘들었던 마음은 사르르 녹고 행복하다는 생각만 든다.

우리 부부는 첫 아이를 입양할 때부터 둘째도 입양할 계획이었다. 최근 둘째를 만나기 위해 입양신청을 했다. 그 사이(2025년 7월 19일) 입양체계가 공적 체계로 전환되었다. 종전에는 민간 사회복지법인(예를 들어 홀트아동복지회, 동방사회복지회 등)에서 입양 절차를 담당했는데,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담당하게된 것이다. 국가에서 입양 절차를 책임진다는 취지였다.

전환된 체계에서 담당 기관이 보이는 모습은 답답하기만 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입양대상아동의 입장에서 입양 속도가 현저히 늦어졌다는 점이다. 제도가 전환된 지 8개월가량 지났지만, 바뀐 제도에서 새로 절차를 시작해 가정으로 간 아이는 3월 중순 현재 단 한 명도 없다. 0명이다.

예전 제도에서는 이렇지 않았다. 우리 딸 해나는 2022년 5월생인데, 2022년 8월 말 우리 부부와 결연되었다. 9월 초 우리 부부가 해나를 처음 만났고, 9월 말 해나를 우리 가정으로 데리고 왔다. 해나 입장에선 태어난 지 105일째 우리를 처음 만났고, 127일째 우리 가정으로 왔다. 주변 사례도 비슷하다. 종전 제도에서는 아이가 태어난 지 1년 안에 입양부모가 양육을 시작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바뀐 제도에서는 한없이 늘어진다. 입양부모에 대한 자격심사 기간이 아니다. 아동의 입장에서 입양가정으로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의미다. 제도가 바뀐 뒤의 첫 결연은 2025년 10월 17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확인된 것으로는 4월에 가정법원에 임시양육허가 신청사건의 심문기일이 잡혀 있다. 이럴 경우 오는 5월이 돼야 비로소 아동이 입양 가정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전 제도에선 결연 후 1개월 내에 입양전제위탁이 이뤄졌지만, 제도 전 후엔 7개월여가 걸린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3월 4일 기준으로 입양대상아동은 279명이다. 국내입양분과위원회는 매달 1회 결연심의를 여는데, 지난 2월 결연된 아동은 2명에 불과했다. 지난 19일, 보건복지부는 국내입양분과위원회의 결연심의를 현행 월 1회에서 월 2회로 늘리겠다고 했지만, 이는 턱없는 수치다.

지난해 5월 31일 아동권리보장원의 설명회에 참석했을 때, 우리 부부는 당시 입양대상아동이 150명가량 된다고 들었다. 지난 4일 기준 입양대상아동이 279명인 걸 고려하면, 입양대상아동은 월 14명 가량 늘고 있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결연심의에서 1회 4명가량 결연되었다(2025년 10월부터 2026년 2월까지 5회 결연심의가 열렸고 20명의 아동이 결연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월 2회 결연심의를 해도 월 8명 결연될 뿐이다.


입양엔 골든타임이 있다

입양엔 골든타임이 있다. 입양가정으로 가는 때로 보자면, 입양 골든타임은 생후 24개월이다. 입양절차가 시작되는 때로 말하자면 생후 12개월이다.


'부쿠레슈티 조기 개입 프로젝트(Bucharest Early Intervention Project, BEIP)'라는, 아동발달에 관한 연구가 있다. 루마니아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세스쿠는 피임과 임신중절을 금지하는 방법으로 다자녀 출산을 강제했고 그 결과 수십만 명의 아동이 보육원에 맡겨졌다. 미국의 연구팀은 루마니아 보육원에 있는 아동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계속 보육원에서 생활하게 했고, 다른 한 그룹은 가정위탁을 받도록 했다. 아동을 상대로 실험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한지에 대한 논쟁은 미뤄두자.

위 연구결과에 따르면 시설에 남은 아동과 가정위탁이 된 아동 간에는 지능지수 등 뇌 발달에 차이를 보였는데, 생후 24개월 이전에 가정위탁된 아동은 발달지연이 회복될 수 있었지만 생후 24개월 이후 가정위탁된 아동은 발달회복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생후 24개월이 발달회복을 위한 골든타임인 것이다.

 '부쿠레슈티 조기 개입 프로젝트' 홈페이지 화면
'부쿠레슈티 조기 개입 프로젝트' 홈페이지 화면 부쿠레슈티 조기 개입 프로젝트

이유를 생각하면 당연한 연구결과이다. 입양가정이나 위탁가정에서는 '나만 바라봐주는'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 아무리 질 높은 시설이라도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이다.

위 연구는 입양이 아니라 가정위탁에 관한 것이긴 하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에 따르면, 2024년 보호대상아동 1583명 중 시설보호아동은 753명(47.6%), 가정위탁아동은 707명(44.7%)이다. 한국에서 시설보호아동이 가장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서는 위 연구를 입양에 적용할 수 있어 보인다.

위 연구의 취지는 "시설에서 나오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다. 아동이 입양대상으로 된 때부터 입양가정으로 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후 12개월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입양절차가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

연장아에 대해선 별도 절차가 필요하다

입양대상아동 중 생후 12개월이 넘은 아동은 이른바 '연장아'라고 불린다. 생후 12개월 미만 아동은 부모와 애착을 형성하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우리 부부가 해나를 키울 때에도 애착 형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반면, 이른바 '연장아' 입양은 어려운 일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애착 형성이 어렵다보니 문제행동을 보이기 쉬워, 부모 입장에서 인내심이 요구된다.

우리는 연장아들도 많이 입양되길 바란다. 그러나 연장아를 입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연장아 입양 의사를 가진 부모에 대해선 충분한 상담과 교육을 거쳐야 하며, 입양 후 심리상담 · 양육코칭 · 별도 자조모임 등 지원이 더 많이 요구된다. 더 중요한 것은 애당초 '연장아'를 최대한 만들지 않는 것이다. 입양대상아동이 최대한 신속하게 입양되면 될 일이다. 종전 제도에서는 그게 가능했다. 그러나 변경된 제도에선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아동의 나이를 기준으로 투 트랙이 필요하다. 생후 12개월 미만 아동에 대해서는 패스트 트랙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입양이 완료될 필요가 있다. 생후 12개월 이상 아동의 입양에 관하여는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

입양 속도는 아동의 권리이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재)주사랑공동체, 전국민입양가족연대, 건강한입양가족모임, 온누리교회 입양취탁모임 제이홈, 홀트 한사랑회 입양가족자조모임,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가족자조모임 미쁜울, 서울서부지역입양가족모임, 인천지역입양가족모임, 인천동방한마음부모회, 부천지역입양가족모임, 충청입양가족자조모임도담회가 지난 2월 25일 아동권리보장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재)주사랑공동체, 전국민입양가족연대, 건강한입양가족모임, 온누리교회 입양취탁모임 제이홈, 홀트 한사랑회 입양가족자조모임, 대한사회복지회 입양가족자조모임 미쁜울, 서울서부지역입양가족모임, 인천지역입양가족모임, 인천동방한마음부모회, 부천지역입양가족모임, 충청입양가족자조모임도담회가 지난 2월 25일 아동권리보장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우리 둘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가정위탁아동보다 시설보호아동이 더 많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둘째는 시설에서 보호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아동권리보장원의 무능으로 인해 둘째가 불필요하게 시설에서 오래 있다는 생각에 미치면 가슴이 미어진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해나 엄마는 최근 투사가 되었다. 네이버카페 <건강한 입양가족 모임>에서 뜻을 함께한 부모들과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를 만들었다.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에 제도개선 의견을 전달했다. 기자회견을 하고 청와대 앞 1인 시위도 했다. 어딘가에 있을 내 아이를 위해, 내 아이와 같은 처지의 다른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입양지연은 아동학대나 다름없다. 입양신속은 아동의 권리다. 현행 제도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현행 제도로도 얼마든지 입양 속도를 늘릴 수 있다. 보건복지부·아동권리보장원·가정법원은 아동의 입장에서 신속하게 입양을 진행하길 바란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지난 19일 입양 지연에 대해 설명자료를 통해 "공적입양체계는 아동의 안전과 적합성을 충분히 확인하기 위해 통상 신청 및 교육→가정환경조사→예비양부모 자격 확인 및 결연심의→임시양육 및 법원 허가 등의 단계별 절차를 거치며 일정 기간이 소요된다"라며 "제도 전환 전에도 가정환경조사부터 입양 완료까지 평균 551일이 소요(2021.7~2024.7)됐다"라고 밝혔다. - 편집자 말
덧붙이는 글 해나 아빠 배문형·엄마 김지원이 함께 쓴 글입니다.
#입양 #아동권리보장원 #보건복지부 #가정위탁 #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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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첫째 딸을 입양했고, 2026년 둘째 입양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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