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 한 편의점에 종량제봉투가 공급되고 있다.
백진우
실제로 26일 낮 기자가 신촌역을 기준으로 반경 500m 내에 있는 편의점 20곳과 마트 3곳(이날 봉투를 새로 공급받은 업체는 제외)을 방문해 보니 대체로 종량제봉투를 구할 수 있었다. 전쟁 이전에도 쓰레기봉투를 팔지 않았던 곳을 제외한 편의점 16곳 중 1곳를 제외하면 모두 재고가 있었다. 마트 3곳도 모두 재고가 있었다. 다만 편의점 3곳과 마트 2곳은 '일부 봉투 크기는 품절'이라고 안내했다.
판매 개수 제한을 두지 않은 점포도 적지 않았다. 마트는 모두 판매 개수를 제한했지만 편의점은 절반가량 제한 없이 종량제봉투를 구매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봉투를 찾아 다니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인근 치과에서 일하는 이아무개(여·28)씨는 "병원에서 50L 크기 봉투 10묶음을 사 오라고 해서 지금까지 편의점 5곳을 들렸지만 2묶음밖에 구하지 못했다"며 허탈해했다.
전문가는 사재기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26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쓰레기봉투가 설령 고갈된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일반 봉투에 배출하는 것을 허용해 주면 된다"며 "사재기는 바람직한 소비자 행동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객관적인 공급 상황을 잘 전달하고 판매 수량 등을 잘 관리해야 하지만 시민들도 역할을 잘 해야 한다"며 "불안감 조성보다 '필요한 분들을 위해 자제합시다'라는 선진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일부 사재기가 보도되거나 눈에 띄면 '나만 손해 볼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해 시장 참여자 전체가 비이성적 구매에 동참하게 되는 심리적 공포의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정작 봉투가 당장 필요한 실수요자들이 물건을 구하지 못하고 유통 비용과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 "재활용 원료 활용해라"... 한계 있다는 지적도
당장의 '봉투 대란'은 소비자 불안에서 비롯됐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실제로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정부도 대비에 나섰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쓰레기봉투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됐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대비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반면 현장에서는 당장 이같은 해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종량제봉투 등을 생산하는 충청북도 소재 업체에서 근무 중인 경력 30년이 넘는 공장장 A씨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쟁 이전부터 이미 재활용 수지를 사용하도록 정부 지침이 있었는데 재활용 수지 공급량이 부족해 이를 채우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이어 "종량제봉투 색을 맞취야 해서 사용할 수 있는 원료가 제한되는데, 봉투 색을 검은색으로 바꾸면 재활용 비중을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A씨도 당장 사재기는 불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는 "우리 회사도 2개월 정도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다"며 "지자체도 충분히 재고가 있고 업체가 기존에 확보해 둔 원료도 있는데 언론에서 품귀 현상을 계속 보도하니 사람들이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고 비판했다.

▲ 2026년 3월 26일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 한 편의점
백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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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수능 창시자> <당신은 학생인가> 감독 / 前 시민단체 <프로젝트 위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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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돌며 종량제 10묶음 구매... "사재기 자제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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