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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교사 "B형 독감 죄송, 마스크 출근", 원장 "네"...비정한 유치원

[현장] 전교조 기자회견, 카톡 내용 공개 "암묵적 출근 강요"... 철저한 진상 규명·직무상 재해 인정 요구

등록 2026.03.30 13:27수정 2026.03.3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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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 27일 밤, 고인과 A유치원 원장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지난 1월 27일 밤, 고인과 A유치원 원장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전교조

 ‘B형 독감’ 확진 후 고열과 통증에 힘들어하면서도 근무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전교조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고인의 아버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인의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 및 교원의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촉구했다.
‘B형 독감’ 확진 후 고열과 통증에 힘들어하면서도 근무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전교조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고인의 아버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인의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 및 교원의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촉구했다. 권우성

법정 감염병인 B형 독감 상황에서도 출근을 이어가다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가 독감 확진을 받은 뒤, 해당 유치원 원장에게 "B형 독감이어서 죄송하다.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다"라고 사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해당 원장은 "네"라고 짧게 답했다. 감염병 권고 지침으로 규정한 '출근 만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39.8도의 고열 속에서도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고인의 모습은 청년 교사에게 얼마나 비정한 일터였는지 확인하게 한다"라고 밝혔다.

B형 독감 걸린 게 사과할 일?...전교조 "유치원이 암묵적 출근 강요"

30일 오전 11시, 전교조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벌인 기자회견에서 생전 고인이 부천 A유치원 원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올해 1월 27일 대화 내용을 보면, 고인은 이날 오후 7시 18분 원장에게 "독감 검사했는데 B형 독감이라고 한다. 몸 관리 좀 더 신경 써야 했는데 죄송하다"라고 사과하면서 "내일 마스크 쓰고 출근하겠다. 죄송하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이에 대해 원장은 "네ㅠㅠ"라고 짧게 답했다.

고인이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고인은 하루 전인 26일 오후 6시 38분 퇴근 후 병원에 달려갔지만, 진료를 받지 못했다. 병원이 진료를 마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고인이 1월 26일 조퇴하지 못하고 퇴근 후에서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지 못했다"라면서 "다음 날도 퇴근 뒤에서야 병원에 가서 간신히 B형 독감을 확진받았다. 그런데도 해당 유치원은 암묵적으로 출근을 강요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2025 시설별 인플루엔자 관리 지침'은 감염병을 앓거나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교직원에 대해 등교와 출근을 중지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A유치원 원장은 해당 지침상 권고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30일,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아버지는 "독감 판정을 받은 다음 날(1월 28일) 저희(고인의 부모)가 출근을 만류했지만, 딸은 '(원장이) 쉬라고 말 안 했는데 어떻게 쉬냐'라고 하며 열이 나는 몸을 이끌고 출근했다"라면서 "이후 40도에 육박하는 열이 나고 목에서 피가 나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조퇴를 할 수 있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독감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사망한 상황이 명백함에도 유치원은 진심 어린 사과 대신 사직서까지 조작하는 태도를 보였다.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했다. (관련 기사: [단독] 사망한 유치원 교사가 의원면직 신청?...유치원도 '문서 위조' 시인 https://omn.kr/2hio7)

고인은 체온이 39.8도에 이르는 등 상황이 악화된 1월 30일 오후 2시에서야 조퇴할 수 있었다. 그런 뒤 이날 밤 피를 토하고 다음 날인 31일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간 뒤 지난 2월 14일 사망했다. 폐 손상과 패혈성 쇼크 등 합병증이 그 이유였다.


A유치원은 "몸이 아픈 교사의 경우 언제든 병가가 가능했다"라고 설명했지만, 고인의 사망 당시 이 유치원에 함께 근무한 교원 4명의 병가 일수는 최근 2년간 0건인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관련 기사: [단독] 언제든 병가 가능? 교사 사망 유치원 4명, 2년간 병가 0건 https://omn.kr/2hh9n)

이날 기자회견 경과보고에 나선 현직 공립 유치원 교사인 김원배 전교조 정책연구국장은 발언 도중에 목 놓아 울어 몇 번에 걸쳐 말을 멈추기도 했다. 검정 옷을 입은 20여 명의 참석자들도 흐느껴 울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사립유치원 교사는 한 명도 없었다. 불이익을 우려해서 참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실에서 죽어라? 전교조 "대체 인력체제 구축과 엄중 처벌" 요구

 ‘B형 독감’ 확진 후 고열과 통증에 힘들어하면서도 근무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전교조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고인의 아버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인의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 및 교원의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촉구했다.
‘B형 독감’ 확진 후 고열과 통증에 힘들어하면서도 근무하다 사망한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사망' 관련 전교조 기자회견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앞 분수대광장에서 고인의 아버지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고인의 직무상 재해 즉각 인정 및 교원의 '감염병 병가' 의무 보장을 촉구했다. 권우성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부천 유치원 교사가 돌아가신 뒤 '유산하고 다음날 출근했다', '독감에 걸렸다고 하니, (교실) CCTV 없는 데서 쉬라고 한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라면서 "교사는 죽어도 교실에서 죽어야 한다는 말이냐? '죽어도 교실에서 죽어라, 선생님의 건강도 실력'이라는 관리자들의 낡은 인식이, 아픈 교사를 대체할 수 없어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낡은 시스템이 초임 교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라고 짚었다.

이날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사립유치원을 더 이상 사적 영역의 사각지대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교육 당국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고인의 직무상 재해를 즉각 인정하라, 정부는 법정 감염병 시 교사의 병가 사용 승인을 의무화하고 실효성 있는 대체 인력 체계를 구축하라, 죽음을 조작한 관련자를 엄중히 처벌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고인의 아버지와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등은 청와대 소통수석을 만나 요구서를 전달했다. 현재 경기 부천교육지원청은 A유치원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유치원교사사망 #비정한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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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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