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년 10월 13일자 주간함양 보도
주간함양
하지만 2003년 화재로 인해 정자가 전소되면서 농월정은 한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지역을 대표하던 명소가 사라지자 관광객 감소와 함께 농월정 일대의 상권 침체도 이어졌다. 이후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부지 소유 문제와 여러 행정적 절차가 얽히며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전환점은 2013년이었다. 농월정 부지 소유주인 박씨 문중과의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면서 영구사용승낙을 얻었고, 이를 계기로 복원사업이 구체화됐다. 2014년 3월 착공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이어졌던 논의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복원은 단순한 재건이 아닌 '원형복원' 방식으로 추진됐다. 화재 이전의 모습을 최대한 되살리기 위해 경상대학교 교수의 실측자료를 바탕으로 설계가 이뤄졌다. 또한 문화재 전문 복원업체가 공사를 맡아 전통 양식과 구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총 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그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총 80억 원 규모의 관광지 조성사업이 병행되면서, 농월정 일대는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복합 휴양관광지로의 변화를 목표로 삼았다. 당시 지역사회에서는 복원사업과 관광단지 정비가 맞물리며 침체됐던 관광 활성화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농월정 복원, 지역 관광의 전환점
그로부터 12년이 흐른 2026년 3월, 농월정은 다시 함양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안의면에서 전북 장수군으로 이어지는 국도 26호선을 따라 약 4km 들어가면 굽이치는 계곡과 어우러진 농월정을 만날 수 있다. 아담한 마을과 계곡, 그리고 정자가 어우러진 풍경은 과거의 명성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화림동계곡은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금천이 굽이치며 흐르며 형성된 계곡으로, '8담 8정'의 경관을 이루는 곳이다. 예로부터 정자 문화의 보고로 불려왔으며, 지금도 농월정을 비롯해 여러 고풍스러운 정자들이 남아 있다. 그 가운데 농월정은 가장 화려한 자연미를 지닌 공간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농월정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선비 문화와 풍류 사상이 깃든 장소로 의미를 지닌다. 과거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이곳을 찾았던 것처럼, 현재도 함양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는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화림동계곡 따라 이어지는 발걸음
농월정을 중심으로 한 화림동계곡 일대는 자연경관과 함께 걷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있다.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탐방로는 나무데크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비교적 편안하게 걸을 수 있으며, 물소리와 숲길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길은 서하면 거연정에서 안의면 오리숲까지 이어지며, 곳곳에 자리한 정자와 마을을 지나며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옛 선비들이 즐겼던 자연과 풍류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물드는 시기에는 탐방객이 크게 늘어나며, 관련 걷기행사도 열리고 있다. 반면 평일에는 비교적 한적한 분위기가 유지돼 조용히 자연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도 적합한 공간으로 꼽힌다.
2014년 3월 시작된 농월정 복원사업은 단순히 하나의 정자를 다시 세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사라졌던 지역의 상징을 되살리고, 관광과 문화 자원을 다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그해 그 달의 선택은 10여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화림동계곡을 찾는 수많은 발걸음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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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이후 10여년 만... 농월정, 다시 관광명소로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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