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잎보다 먼저 피어난 분홍빛 참꽃, 앙상한 가지 끝에서 투명한 봄의 이야기를 전한다.
김홍의
그래서 우리는 종종 이 꽃들을 헷갈린다. 하지만 어쩌면 그 헷갈림의 순간이야말로, 계절을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분홍빛 사이에 숨어 있던 작은 흰 꽃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의 흰 진달래는 홀로 피어 있지 않다. 서로 기대듯 모여 작은 군락을 이루고, 분홍빛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는 '순백의 섬'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색 속에서 마주하는 낯선 빛은, 그 자체로 시선을 붙잡는다.
우리는 종종 비슷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 기억한다. 진달래와 철쭉을 쉽게 헷갈리듯, 수많은 분홍빛 속에서 서로 다른 얼굴을 구분하지 못한 채 지나치기도 한다. 하지만 잠시 걸음을 늦추는 순간, 그 안에는 분명히 다른 시간과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다.
어쩌면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익숙함에 기대어 세상을 단순하게 묶어버릴수록 그 안에 숨어 있던 의미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원미산에서 만난 흰 진달래는 그 익숙함 속에서 한 걸음 더 들여다보라는 조용한 신호처럼 느껴졌다.
올해도 봄은 어김없이 오고, 원미산의 진달래는 다시 피어날 것이다. 우리는 또 비슷한 꽃들 사이에서 잠시 헷갈리겠지만, 그 헷갈림 끝에서야 서로 다른 얼굴을 알아보게 된다. 분홍빛 속에 숨어 있던 순백의 섬처럼, 우리의 일상에도 그렇게 쉽게 지나쳤던 다른 의미들이 조용히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원미산에서 만난 진달래는 결국, 같아 보이는 것들 속에서 다른 의미를 발견하는 시선에 대한 이야기였다.

▲ 원미산 진달래동산을 가득 채운 분홍빛 물결 사이로 봄을 느끼며 산책하기 좋은 시기다.
김홍의
[제26회 원미산 진달래축제]
- 축제기간 : 2026.4.4(토)~4.5(일) / 관람료 무료
- 위치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원미산 진달래동산)
- 대중교통 :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에서 도보 약 450m.
- 개화현황 : 3월 말 기준 약 60% 개화, 4월 초순 만개 예상
- 참고 :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대중교통 이용 및 혼잡 예상으로 최대한 이른 시간 방문 권장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으며 주로 담는 사진은 여행사진입니다. 하지만, 여행뿐만이 아니라 봉사활동, 직장인 공연 활동, 사회인 야구단 등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다양한 사진과 이야기를 담는걸 좋아합니다.
공유하기
한 그루씩 옮겨 심은 지 30년, 원미산 진달래 동산의 비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