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가 '아웃라이트'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펀캐스트
- 방위산업의 범위가 상당히 넓어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 것을 뜻하나?
"쉽게 말하면 무기를 만드는 산업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들어간다. 전투기에는 민간 항공기 기술이 함께 적용돼야 하고, 소총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수많은 가공 기술이 필요하다. 풍산이 실탄을 생산하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에서 수요가 많은 스포츠 탄약 제조 기술이 축적돼 있다. 이러한 기술이 실제 탄 생산으로 이어진다."
-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145개국의 군사력을 평가한 적이 있는데, 대한민국이 3년 연속 5위를 했다. 1위부터 4위인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가 모두 핵 보유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핵이 없는 나라 중에서는 단연 1위라는 뜻이다. 항공모함을 건조할 정도로 기술력이 발전한 일본은 전범 국가라는 제약으로 방위산업이 제한되면서 7위에 머물러 있다."
- 전차나 소총 하나 없던 나라에서 방산 강국이 되기까지의 역사가 궁금하다.
"6·25 전쟁 당시에는 아무것도 없어 미군의 원조를 받았다. 닉슨 독트린 선언으로 주한미군 7사단 2만 명이 철수하게 되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 무기는 스스로 만들자'며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설립했다.
첫 임무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빨리 무기를 개발하라는 '번개 사업'이었는데, 미국 총을 역설계해 국산 K계열 소총을 처음 만들었다. 당시 무기 개발은 국가 기밀이었기 때문에 '홍릉기계공업회사'라는 이름으로 위장했고, 연구원들 역시 경운기나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처럼 가장해 활동했다."
- 국내 생산 제품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기는 어떤 것들이 있나?
"약 10개국에서 운용 중인 명품 무기 K9 자주포, 독자 기술로 개발한 KF-21 전투기, 그리고 최근 이란 분쟁으로 주목받고 있는 요격 미사일 천궁-2 등이 대표적이다."
"K-방산 경쟁력의 핵심은 가성비·속도·현지 생산"
-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 등 유럽에서 K-무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전차 전력이 부족했던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이 긴장했다. 이들은 독일 대신 우리나라의 K2(흑표) 전차를 선택했는데 진흙이나 추위, 더위에도 강한 성능을 보여 독일 전차보다 평가가 좋았다. 현재 960여 대 규모로 여러 차례 계약이 진행 중이며, 올해 상반기 3차 계약이 체결되면 수조 원대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 전 세계에서 한국 방산 제품이 선택받는 비결은 무엇인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가성비'다. 둘째, 이른바 새벽 배송에 비유되는 '빠른 납기'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 특성상 생산 라인이 늘 살아있어 주문하면 즉시 공급이 가능하고, 필요할 경우 우리 군에 배정된 물량을 우선 전환할 수도 있다. 셋째는 결정적인 요소인 '현지 생산'이다. 대량 구매 시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조립 기술까지 이전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유럽 등지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 K-방산이 계속 이끌어 나가기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현지에서 조립하더라도 우리가 부품을 계속 조달하고 성능을 개량해야 한다.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만 커서는 안 되고, 부품을 조달하는 중소기업들도 같이 커야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
- 최근 중동 등에서 요격 미사일 체계가 특히 주목받고 있다.
"미사일을 파편이 아닌 직격 방식으로 요격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대한민국 정도뿐인데, 그중에서도 우리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다. 요격률도 약 98% 정도 나온다. 다만 수천만 원짜리 자폭 드론을 막기 위해 수십억 원짜리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율이 맞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사일 궤도를 알아서 쫓아가 30mm 포탄을 쏘는 비호복합 같은 체계를 함께 수출해 달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
"가장 위험한 건 통역병이었다"

▲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가 현장취재를 하는 모습.
양낙규 제공
- 현장 취재를 다니면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위험했던 에피소드가 있나.
"아프가니스탄에 갔을 때 장갑차를 탔는데, 무장한 전투병과 총이 없는 통역병이 함께 있었다. 통역병에게 군 생활 편하게 한다고 농담을 했는데, 아랍인이 다가오자 통역병이 '자폭 폭탄일 수 있으니 맨몸으로 먼저 가서 말을 걸어야 한다'며 내렸다. 위협을 주지 않기 위해 총 없이 가야 했던 거다. 제일 위험한 건 뒤에 숨은 전투병이 아니라 그 통역병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 만약 전쟁이 난다면 종군 기자로 갈 의향이 있나.
"바로 갈 거다. 전시 상황을 제일 잘 해석해서 올바른 진실을 알려주는 것이 군사전문기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전시작전계획에 따라 국방부 출입 기자 중 몇 명은 종군 기자로 등록된다. 현장에 갈 때 군의 지원을 받기 위해 법령과 관례 안에서 영관급 대우를 해주는 플랜이 마련되어 있다."
- 대한민국이 방위산업에 꾸준히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미래는 저궤도 위성 여러 대를 띄워 적진을 상시 들여다보는 위성 시대(425 사업 등)로 가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국방 기술이 민간에 적용되는 '스핀오프(Spin-off)' 효과 때문이다. 우리가 쓰는 인터넷과 내비게이션은 미 국방부에서 나왔고, 통조림과 바바리코트는 영국군에서 유래했다.
고기를 말려 먹은 징기스칸이 육포의 시작이고 수영할 때 쓰는 오리발은 미 특수전 요원 장비였다. 앞으로 군사 위성과 통신이 발달하면 비행기에서도 로밍 없이 6G 통화를 할 수 있을 거다. 군사 기술 발전은 곧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과 접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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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 저널리스트. 시민사회·사회연대경제·임팩트생태계 등을 출입하며 사회변화를 기록합니다. 대학언론의 위기, 주체적인 죽음 설계 등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활동가이기도 합니다. 대학원에서는 당사자언론 등을 연구합니다. 대학 내 언론자유 및 민주주의, 지속가능한 시민공익활동 등 정책 제안에 나섭니다. 출강과 기록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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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은 생존과 직결된 산업... 휴전국 대한민국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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