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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ABC론' 반박? 발언 원문은 '비정상 정치' 직격

제주 타운홀미팅서 "정치인의 기준은 국민 행복... 국민 기준으로 판단하면 이념과 성향은 중요치 않다"

등록 2026.03.31 10:07수정 2026.03.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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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으로 개인의 신념이나 이념보다 '국민의 행복'을 꼽았습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최근 화제가 된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ABC론'을 에둘러 반박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발언의 맥락을 살펴보면, 과거 제주에서 벌어진 국가 폭력과 일부 집단의 이기주의를 비판하며 '정치의 정상화'를 역설하는 과정에서 나온 철학에 가깝습니다.

이 대통령은 30일 제주도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열두 번째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 참석해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정치인의 자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습니다.

발언의 시작은 제주 4·3 사건 등 국가 폭력에 대한 성찰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누군가를 죽이고 누군가의 것을 빼앗으면서 자기의 부를 늘리고 명예를 누리는 사회는 비정상 사회라고 할 수 있다"며 "말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데,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가와 국민을 해치면서도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기득권화된 정치 세력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습니다. 이 대통령은 "집단들이 모여 한 패를 만들고 일정한 기득권과 시스템을 악용해 불법과 부당함을 관철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면서 "안타깝게도 그것이 정치의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정치를 타파하기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든 해법이 바로 '잘하기 경쟁'입니다. 이 대통령은 "정치라고 하는 게 잘하기 경쟁이라야 된다"며 "오로지 중요한 기준은 다수 국민의 최대 행복 아닌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또한 "자기의 신념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치를 하는 정치인도 있겠지만, 국민의 삶을 직접 책임질 때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실험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와대 관계자 "대통령이 ABC론을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권 요청을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서 발언권 요청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을 판단의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기준으로 뭔가를 선택하고 판단한다면, 이념이고 가치고 개인적 성향이 뭐 중요하겠는가"라며 "물론 (신념과 가치를) 잃지는 말아야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와 사회에 해악의 결과를 빚어낸다면 그건 잘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를 직접 거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정치는 현실이라고 하지 않는가"라며 "철저하게 객관화하고... 또 막스 베버라는 사람이 그랬던가, 균형 감각이라고 하는 게 정말로 중요하다. 책임을 져야 되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막스 베버는 최근 여권을 뜨겁게 달군 유시민 작가의 'ABC론'에 등장했던 학자입니다. 앞서 유 작가는 최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서 정치인과 지지층을 가치 중심의 A, 이익 중심의 B, 그리고 둘의 교집합인 C로 분류하며 막스 베버의 이론을 인용한 바 있습니다.


유 작가의 발언 이후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상황이었습니다. 공교로운 타이밍 탓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유 작가의 분석에 대해 에둘러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습니다. 이념적 선명성(A)에 갇히기보다는 다수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실용적 성과를 내겠다는 선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뒤 맥락을 보면 특정인의 주장을 반박했다기보다, 다시는 국가의 이름으로 국민을 가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치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다짐에 가깝습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 역시 "대통령이 ABC론을 직접적으로 말한 적은 없다"면서 "평소처럼 실용주의와 통합을 강조했을 뿐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선 언론의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하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이 대통령의 발언 취지에 공감하는 반응과 함께, 대통령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지 굳이 특정인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엮어 '여권 갈라치기'를 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이날 타운홀미팅에서 이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는 거대 담론보다 당장의 민생과 직결된 '실용'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특히 지역 내 갈등이 첨예한 인프라 사업에 대해서는 도민들의 의견을 직접 묻는 소통 행보를 보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제주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해저터널 건설에 대해 타운홀미팅 참석자들에게 찬반을 물은 뒤, "반대가 훨씬 많다. 나도 생각이 같다"며 "섬의 정체성이라고 하는 게 사실 제주를 제주답게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반대 여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반면 찬반 의견이 비슷하게 갈린 제주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어쨌든 여러분이 잘 판단하라"며 즉답을 유보하고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이재명대통령 #타운홀미팅 #제주도 #ABC론 #유시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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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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