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헨로 순례자 시코쿠 전체를 도는 오헨로 순례자의 경건한 모습
운민
다카마쓰는 흔히 우동의 도시라 불린다. 우동 택시와 버스는 물론, 공항의 수도꼭지에서 우동 육수가 나올 정도로 이 지역의 자부심은 각별하다. 사누키 우동은 이미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지만, 본고장의 맛을 완전히 재현하기는 쉽지 않다.
다카마쓰를 걷다 보면 편의점보다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우동집이 즐비하고, 각기 다른 스타일과 개성을 지니고 있어 하루 세 끼를 우동으로 해결해도 질리지 않는다.
굵고 매끈한 면발에 반숙 달걀과 간장을 곁들이는 가마타마 우동, 기본에 충실한 가케 우동, 여기에 버터를 더한 가마버터 우동, 해장으로도 좋은 카레 우동까지. 국물 중심의 음식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면의 식감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식도락 경험을 선사한다.
두 번째, '별 볼 일 없는 섬'에서 '세계적인 예술의 섬'으로

▲나오시마 나오시마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쿠사마 아요이의 작품 노란호박이다.
운민
다카마쓰 앞바다에 펼쳐진 세토내해에는 크고 작은 섬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다. 항구에서 페리를 타면 누구나 쉽게 섬으로 이동할 수 있고, 각 섬마다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여행의 폭을 넓혀준다. 그중에서 나오시마는 가장 상징적인 공간이다.
한때 산업 폐기물이 쌓이던 섬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와 베네세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가 손을 잡으며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했다. 섬에 발을 디디는 순간, 마을과 바다, 건축이 하나의 거대한 전시장처럼 펼쳐진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보면 지중미술관과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이 자연과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인근의 데시마 역시 미술관 하나로 섬의 운명을 바꾼 사례다. 바다를 향해 펼쳐진 계단식 논과 유려한 건축이 어우러지며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세 번째,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과 살아있는 도시의 온기

▲간카케이 쇼도시마에 자리한 협곡 간카케이는 단풍철에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명소 중 하나다.
운민
마쓰야마는 오래된 성과 문학의 흔적이 공존하는 도시다. 대문호 나쓰메 소세키와 인연을 맺은 이곳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정감 있는 분위기로 여행자를 끌어당긴다. 마쓰야마 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는 트램을 타고 여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왠만한 장소는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도고온천역에 내리면 마치 애니메이션 속 마을에 들어온 듯한 상점가가 펼쳐진다. 귤과 도미밥 등 지역 특산물의 유혹을 지나면, 웅장한 자태의 도고온천 본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층층이 겹쳐진 지붕과 복잡한 구조는 단순한 목욕시설을 넘어 하나의 건축 유산에 가깝다. 내부에는 입욕 공간뿐 아니라 휴식 공간과 전통 객실이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대 문호가 묵었던 '봇짱의 방'과 왕실 전용 욕탕인 '유신덴'은 가이드 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다.

▲고토히라 고토히라 초입에 펼쳐진 상점가
운민
이처럼 다카마쓰와 마쓰야마는 짧은 시간내에 다양한 매력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한국인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거리나 먹거리 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가까운 비행 시간, 색다른 문화, 다양한 음식은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한국 관광객을 위한 할인 쿠폰, 공항 리무진 서비스 등 지자체의 세심한 노력이 더해지며 여행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결국 이 도시들의 매력은 '과하지 않음'에 있다. 번잡하지 않은 소박한 매력이 더해지며 도시가 친숙하게 다가온다. <베스트프렌즈 다카마쓰·마쓰야마>(2026년 4월 출간)를 통해 더 많은 여행자들이 이 소도시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