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이미지.
오마이뉴스
영화 <어쩔수가없다> 개봉 즈음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박찬욱 감독이 한 말이 귀에 쏙 박힌 건, 감독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바로 내가 글에서 느끼는 아름다움과 놀랍도록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출연한 배우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어떤 영화를 보든 맨 마지막에 끝나고 나면 정말 아름다웠다는 느낌이 공통적으로 드는 것 같다'고 했을 때, 박 감독이 말했다.
"아름다움은 주관적이고 사람마다 다르게 보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제일 정확한 표현이 무엇이냐'에 있다고 생각해요. 이 인물의 감정이 이렇다. 이 장면의 내용이 이렇다. 그것을 제일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이 뭔가. 그 정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하고 철저하다. 정확한 것을 하나 정하면 그것을 철저하게 추구한다. 거기서 아름다움이 나온다.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입니다." - 2025년 9월 24일 방영분
'정확하고 철저하다'라니. 아, 아... 나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 문장을 사랑하게 될 것을 직감했다. 이 문장을 추앙하게 될 것이라고도. 그러나 나는 안다. 박 감독처럼 나는 '원하는 걸 정말 명확하고 섬세하게 연출'하는 사람도, '정확하고 예리한 디렉션'을 하는 사람도, '굉장히 노련한 형사 같은 느낌'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오히려 그런 것들과는 좀 멀리 있는 사람에 가깝다는 것을.
능력은 그에 비해 한참 모자라지만 으흐흐흐 나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현재 박 감독의 나이는 60대지만 나는 '아직' 그보다 열 살 이상 어린 40대다(으핫핫핫). 그렇다, 젊음이 무기다(라고 우길 수 있는 나이, 얼마 안 남았지만).
아직 현직에 있고(언제까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일의 태도는 내가 정할 수 있으니 내가 생각하는 이 아름다움을 계속 지켜나간다면 60세 이후의 나도 어쩌면 박 감독처럼 '정확하고 철저하게' 근처까지는 가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 낙관하련다. 그때까지는 나만 아는 그 아름다움을 계속해서 만들어가야지. 그러니 함께 읽고 쓰는 이들이여, 힘을 내자. 아름다움을 위해.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