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서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설비 점검 도중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유성호
"아파도 교실에서 죽어야 하는 현실, 이제는 끝내자."
이 같은 글귀가 적힌 검은색 바탕의 펼침막 앞에 검은색 옷을 입은 교사와 시민 200여 명이 줄을 섰다. 이들은 차례대로 펼침막 앞 흰색 테이블 위에 흰 국화를 올려놓았다. 고열 독감 속에 독박 수업을 하다 지난 2월 14일 사망한 사립유치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고인의 49재인 3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 49재 추모집회' 직후 모습이다.
"피 토할 때까지 일해야만 했던 선생님...이것은 사회적 참사"
▲ "아파도 교실에서 죽는 현실, 끝내자"...사망 교사 49재 추모제 ⓒ 유성호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영환 위원장과 교사들이 고인의 죽음에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성호
이날 고인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 등 교사들과 머리를 맞댄 채 눈물을 흘렸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설비 점검 도중 2018년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고인의 어머니를 안은 채 한참 동안 흐느꼈다.
이날 오후 7시에 시작한 집회에서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고인이 된 선생님은 몸이 아파도 교실을 지켜야 했다. '법정 감염병' 진단 앞에서도 병가 사용은 '눈치 봐야 하는 부탁'이었다"라면서 "'몸 관리를 못해 죄송하다'고 말해야만 했던 선생님. 40도에 가까운 불덩이가 된 몸을 이끌고 피를 토할 때까지 일해야만 했던 선생님이 닫힌 문 뒤에서 홀로 견뎌야 했던 외로움이 얼마나 깊었을지, 우리는 그 아픔을 다 헤아리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치원이) 법만 지켰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의 죽음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당국의 무관심과 방관이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고 강조했다.

▲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서 유가족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진상규명과 직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참석자들은 '감염병 병가 의무 인정', '직무상 재해 인정'이란 손팻말을 번쩍 들며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정부는 법정 감염병 시 교사 병가 사용승인 의무화하고 대체 인력 체제 구축하라."
"목에서 피가 나와야 조퇴할 수 있는 현실, 이제는 끝내자."
"사립유치원 법인화를 실현하라."
이날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대독한 발언에서 "또다시 이런 비극이 발생한 것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온 교육부와 이 나라에 책임을 묻고 싶다"라면서 "사립유치원 교사는 원장에게 이용당하는 존재를 넘어 나라가 버린 존재다. 야근 수당이나 휴식 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다"라고 하소연했다.
사립유치원 교사 "평판조사, 블랙리스트 방치...우린 나라가 버린 존재"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박영환 위원장과 양혜정 사무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고인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유성호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와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고인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유성호

▲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강민정(오른쪽부터), 홍제남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고인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유성호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와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고인을 위로하며 헌화하고 있다.
유성호
이어 이 교사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교사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전 유치원의 평판 조사와 블랙리스트 공유로 인해 교사로서 매장당할 위협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 결과가 바로 독감에 걸려도 당당히 쉴 수 없는 비인간적인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 유치원 교사는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선생님, 사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아파도 쉴 수 없다는 것. 내가 하루 빠지면 그 빈자리를 누가 감당해야 하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결국 다시 출근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다시는 '아파서 죄송하다'라는 고인의 말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싸우겠다"라고 다짐했다. (관련 기사:
'교사 사망' 경기 등 11개 교육청, 사립유치원 일반·단기 병가 미지원 https://omn.kr/2hlys)
이날 유족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고인의 아버지는 "오늘 이곳에는 많은 분들이 너를 기억하고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모였다"라면서 "모두 같은 마음으로 서 있구나. 딸아, 거기서는 아프지 말고 잠시만 잠시만 기다려"라고 말했다.
서울교육감 선거 나선 강신만, 강민정, 정근식, 한만중, 홍제남 후보도 참석

▲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정근식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진상규명과 직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한만중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진상규명과 직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홍제남(왼쪽부터), 강민정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진상규명과 직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성호
이날 추모 집회에는 서울 진보교육감 후보로 나선 강신만, 강민정, 정근식, 한만중, 홍제남 후보가 참석해 마음을 보탰다. 하지만 정작 고인이 사망한 유치원이 있는 경기지역 교육감 후보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관련 기사:
"독박 유치원 교사 사망은 구조적 타살"...교육감 후보들, 49재 추모 https://omn.kr/2hn1y)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와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지난 2월 14일 고열 독감 속에서 독박 수업을 하다가 사망한 경기 부천 사립유치원 교사의 49재 추모집회에 참석해 고인을 위로하며 묵념하고 있다.
유성호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공유하기
"아파도 교실에서 죽는 현실, 끝내자"...사망 교사 49재 추모제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