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은 헌법재판소에 신문법·잡지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토끼풀
- 뭐하러 헌법소원까지 청구하느냐는 시선은 없었나.
문성호 : "그런 반응은 없었다. 당장 우편료를 절감하고, 미신고 간행물 발행인으로 처벌받지 않는 것도 중요한 이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헌법소원이 인용된다면 청소년 언론의 활동이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우편료 절감 효과도 지속된다. 경제적·사회적 의미 모두 크다. 또 청소년 언론이 경제적으로 가장 여유로운 시기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이라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지금이 헌법소원을 제기하기에 적절한 시점 아닐까."
- 언론으로 인정받지 못해 겪는 어려움은.
문성호 : "학생이라는 이유로 선거 보도를 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 교육감 선거는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관련 기사를 쓸 수 없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보도와 토론회 개최는 언론만 가능하다. 좌담회나 간담회도 언론이거나 성인이 절반 이상인 단체여야 한다. 민언련 시상식에 참석한 성인 언론인들 중 교육감 선거의 영향을 우리만큼 직접적으로 받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우리가 보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 12·3 내란 당시 포고령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등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던 김정환 변호사가 법률대리인이다. 반응은 어땠나.
문성호 : "상황을 설명드리자 '이 사건은 승소할 경우 교과서에 실릴 수 있는 소송'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미성년자들이 제기한 소송이고, 비법인사단이 제기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법률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해 주셨다. 소송비용 550만 원 역시 상당히 낮춰서 책정해주신 금액이다."
*비법인사단 : 권리능력 없는 사단으로 사단법인의 실체(구성원, 목적, 총회 등)는 갖췄으나 설립등기를 하지 않아 법인격이 없는 단체를 말함.
왜 신문이고, 왜 청소년 언론인가
- 최근 토끼풀이 유명세를 타며 '기특하다'는 시선을 많이 받는다. 어떻게 생각하나.
문성호 : "오히려 그 시선을 활용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본다. 언론이 청소년에게 단순히 '기특하다'는 평가만 할 뿐, 실제로 발언 기회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그 틈을 이용해서라도 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언론이 왜 청소년을 그런 시선으로만 바라보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윤건우 : "벤 루먼이 백인의 특권을 활용해 문제에 대응한다고 했듯, 청소년도 주어진 시선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기특하게 봐준다면 감사할 일이다."
이유찬 : "현실적으로 그 시선을 단번에 깨기는 어렵다. 결국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보도를 통해 '청소년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평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신문은 더 이상 주류언론이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신문을 발행하는 이유는.
문성호 : "가장 제작하기 쉬운 매체라고 본다. 영상 콘텐츠는 제작에 많은 시간이 들지만, 기사는 비교적 간단하게 작성할 수 있다. 더군다나 학교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이 제한되기 때문에 종이신문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읽는다. 좋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된다."
윤건우 : "초기 토끼풀은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배포됐다. 인터넷 기사보다 직접 전달되는 신문이 훨씬 효과적이었다. 학생들이 수업 중이나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접하기 때문이다."
문성호 : "온라인 매체였다면 아예 접속하지 않았을 학생들도, 신문을 건네면 최소한 제목이라도 읽는다. 제작비용도 낮다. 16면 올 컬러 신문이 한 부당 300원 수준이다. 효율적인 정보 전달 수단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문성호 : "댓글을 보면 '미성년자는 책임능력이 없기 때문에 언론을 만들지 못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다.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토끼풀도 비법인사단으로서 일정한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책임능력이 없다고 보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도 청소년의 정기간행물 발행인 등록을 제한하는 현행 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논리는 신문 발행 권리가 일시적으로 유보될 뿐, 만 19세가 지나면 발행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청소년일 때만 할 수 있는 일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가 지금 청소년이기 때문에 미국에 있는 또래 청소년을 인터뷰해 ICE의 문제를 기사에 담아낼 수 있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도도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한 만큼, '미성년자는 판단 능력이나 결정 능력,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능력이 부족할 개연성이 높다'는 2012년 헌법재판소의 논리가 이번 기회를 통해 깨지기를 기대한다."
이유찬 : "앞으로도 벤 루먼과 같은 해외 청소년들과의 인터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 이를 통해 청소년이 언제나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는 사실을 더 널리 알리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사회도 청소년을 더욱 인정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윤건우 : "미성년자가 신문을 발행할 수 없다는 비합리적인 법 조항이 지금까지 유지돼 온 것은, 청소년이 직접 언론을 만들어 사회적 영향을 끼친 사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토끼풀의 활동은 청소년 언론의 선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그 가치를 증명해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의미 있고 보람을 느낀다."

▲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17세 소년, 최루탄 맞아가며 ICE 맞선다’가 2026년 2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을 수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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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면 교과서에 실릴 소송"...청소년 언론 '토끼풀'의 이유 있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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