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이 63년 만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 5월 1일 노동절이 '빨간날'이 되면서, 올해부터 공무원과 교사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가 쉴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주민센터, 학교 등 모든 공공기관은 이날 문을 닫는다.
우리나라에서 1923년부터 기념하기 시작한 노동절은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로 공식 제정되면서 근로자의 날로 불리게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개국과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노동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4년에야 유급 휴일로 법제화됐지만, 적용 범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만 제한돼 공무원과 교사,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는 휴일을 보장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법률 개정을 거쳐 명칭이 다시 노동절로 환원됐고, 올해는 노동절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의결과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됐다. 다만 여전히 학습지 교사, 정수기 관리사, 택배 노동자 등 특수고용 노동자와 프리랜서들은 노동절에도 완전한 휴일을 보장받기 어렵다. 후속 조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기존 근로기준법상 유급 휴일이더라도 출근하지 않더라도 임금을 받는 것이 보장된 노동자 중에서도 실제로 쉬지 못하는 노동자가 여전히 존재한다. 지난해 4월 인크루트 조사에서 직장인 1076명 중 24.3%가 노동절에 출근한다고 답했다.
환경미화원, 택배 노동자, 소규모 영세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대표적 사례다. 같은 조사에서, 노동절에 일하는 노동자의 37.2%는 휴일 근로 수당이나 보상 휴가 등 법적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고 답했다.
5월 초 황금연휴가 확정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휴가 계획을 세우는 사람도 있다. 올해 노동절이 금요일이어서 하루 연차를 내면 최대 5일을 쉴 수 있다. 하지만 연휴를 즐기는 동안 공휴일임에도 쉬지 못하고 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을 떠올린다면, 노동의 의미와 존엄한 노동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번 5월 1일은 전 세계 노동자들이 함께 기념하는 136주년 세계 노동절이기도 하다. 이날은 미국에서 8시간 노동권을 요구하다 희생된 노동자들의 정신과 넋을 기리는 데서 시작되었으며, 이후 전 세계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과 연대를 위해 투쟁하고 연대 의지를 표명하는 날로 이어져 왔다.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지만 출근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 특히 휴일수당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여전히 존재한다. 100여 년 전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불가능하다 치부되던 시절, 노동자들의 단결로 결국 8시간 노동이 쟁취되었다.
오늘날에도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꾸려면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모든 노동자가 노동절을 누릴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자가 단결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법 개정 목소리를 내고, 열악한 노동조건을 제도적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은 2024년 기준 전체 노동자의 13%에 불과하다. 민간 부문은 9.8%, 노동자 100~299명 사업장은 5.4%, 30~99명 사업장은 1.3%, 30명 미만 사업장은 0.1%에 불과하다. 수많은 노동자가 여전히 헌법상 권리인 노동 3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5월 1일 법정 공휴일 지정은 노동권 신장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의미 있는 변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를 완성하려면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와 특수고용 노동자 등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놓인 모두에게 동일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노동을 통해 인류 문명이 발전해 왔듯, 이번 노동절은 노동자의 단결과 연대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