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조사 증언대에 선 엄희준·강백신 검사 엄희준(오른쪽)·강백신(왼쪽) 검사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엄 검사와 강 검사는 '대장동 2기 수사팀'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 등을 기소했다.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엄 검사와 강 검사가 정식 인사 발령 이전 직무대리로 서울중앙지검에 부임해 사건 기록을 미리 들여다봤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소연
2022년 수사팀 교체 이후 수사 방향이 급격히 바뀐다. 수사는 대장동 사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남욱 등의 진술을 중심으로 재구성되면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측근 그룹으로 타깃이 변모했다. 결국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수사와 기소가 이어졌고, 이를 바탕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기소 역시 이어졌다.
정리하면 구조는 단순하다.
① 1기 수사팀(2021년 9월~2022년 5월) : 대장동 본류 수사 → 이재명·정진상·김용 혐의점 발견 못 함
② 2기 수사팀(2022년 5월부터) : 유동규·남욱 진술 바탕 동일 사건 재구성 → 측근 그룹까지 확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수사 변화의 핵심엔 진술 변화가 있다. 대장동 개발업자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는 2022년 9월 검찰 조사 이후 2013년 유동규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해당 뇌물이 소위 이재명 대통령 측근 그룹인 '윗선'과도 연결됐다고 덧붙였다. 이 진술이 소위 김용 사건의 주요 근거가 됐다.
그런데 2021년 10월 남 변호사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 그는 언론에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절반을 가졌다는 그분은 이재명이 아니다", "이재명은 아예 모른다, 사업권을 빼앗아간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 입장은 2022년 가을께까지 유지됐다.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법정에서 자신이 왜 진술을 바꿨는지 폭로했다. 그는 자신의 진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형성된 인식"이라고 했다. 과정에서 남 변호사는 2022년 9월 서울구치소에서 수감돼 있던 중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끌려와 당시 수사검사였던 정일권 검사로부터 "배를 가르겠다"는 말까지 들었고, 정 검사가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애들 봐야 할 것 아니냐. 여기 있을 거냐'는 말을 했다고도 밝혔다.
2022년 10월에 진행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 역시 같은 형태로 진행됐다. 2기 수사팀은 구치소에 있던 유 전 본부장을 체포해 중앙지검 구치감에 가뒀다. 이후 '면담'이라는 이름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결국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검찰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확보했다.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김용이 이재명 대선자금 10억을 요구해 남욱에게 얘기해 총 8억 4700만원을 받아 김용에게 6억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진술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시작이었다.
공소 구조의 흔들림

▲남욱 변호사 남욱 변호사. 2025-09-06
이정민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남 변호사의 폭로 외에도 검찰의 공소사실에 반하는 증언과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장동 사건의 근간이 되는 정영학 녹취록에 대한 조작 의혹이다.
① 2013. 5. 16.자 녹취 내용 중, 남욱 변호사의 발언인 "재창이형"을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정진상 전 실장을 연상시키는 "실장님"으로 변경돼 법원에 제출됐다.
② 2013. 8. 30.자 녹취 내용 중, 남욱 변호사의 발언으로 문맥상 '위례신도시'로 추정되고 원본 녹취록에는 청취 불능으로 기재된 부분을, 마치 이재명 대통령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윗 어르신들"이라는 표현으로 변경돼 법원에 제출됐다.
서영교 위원장은 "남욱이 갇혔던 구치감이 6.56㎡에 불과하다"며 "까치방으로 불린다. 전두환 시절에 (내가) 물고문 당하고 용산경찰서로 갈 때도 구치감에 있었다. 거기는 잘 수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위원장은 "이런 곳에서 (남욱과 유동규를) 2박 3일을 가둬놓고 조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철우 중앙지검장 역시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 "제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구치감에서 (2박 3일을) 가둬놓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9∼12월 4회에 걸쳐 대장동 개발사건 수사 검사들에 대한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 대상자는 대장동 개발사건 2기 수사팀으로 2022∼2024년 수사·기소를 진행한 검사 9명"이라며 "조사 이후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검사들에게 적용된 감찰 비리 혐의는 별건수사 등으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위례신도시 수사 중 정영학 녹취록 조작과 관련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이다.
특위 소속 위원들은 9일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대한 현장조사를 할 예정이다. 같은 시간 연어·술 파티 의혹이 제기된 수원지검 1313호에 대한 현장조사도 예정됐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35
공유하기
"이재명, 혐의점 발견 못했다"... 대장동 수사, 왜 결론 바뀌었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