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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검사가 네 번이나 바뀐 '현대·기아차 하청 갑질 사건'

[보도 후] 천안지청, 송윤섭 전 대표가 고소한 모해위증죄 사건 처리 지연… "암 진단에다 공소시효 얼마 안남아" 호소

등록 2026.04.09 13:06수정 2026.04.0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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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대전지검 천안지청.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 대전지검 천안지청. 박찬규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는 31년 동안 현대·기아차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해왔다. 그가 운영했던 대진유니텍은 현대·기아차의 2차 하청업체였다. 그런데 1차 하청업체인 한온시스템이 지난 2014년 12월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인수(2014년 12월)된 직후부터 부품단가 인하 등 갑질에 시달렸다.

이에 송 전 대표는 2차 하청업체의 최후수단인 부품공급 중단을 한온시스템에 통보했다. 이와 함께 윤여을 당시 한온시스템 회장 겸 한앤컴퍼니 회장에게 기업 인수나 자회사 편입을 제안했다(2016년 4월 20일). 윤여을 회장과의 면담 직후 한온시스템의 이사회가 열렸고, 거기에서 1300억 원에 대진유니텍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계약을 체결했다(2016년 4월 21일과 23일).

하지만 1차 하청업체인 한온시스템은 대진유니텍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1주일이 지나 송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공갈죄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후 검찰은 그를 불구속 기소했고, 법원도 공갈죄를 인정했다. 그는 4년 2개월 동안 감옥살이를 하다 광복절 특사(특별사면)로 풀려났다(2022년 8월).

현대·기아차 하청업체가 관련된 갑질사건이 '1차 하청업체의 부품단가 인하 등 갑질→2차 하청업체의 부품공급 중단 통보→기업 인수→공갈죄 고소'라는 전형적인 과정을 거쳐 갑질 피해자의 처벌로 끝이 난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25년 8월 두 건의 기사를 통해 송 전 대표가 겪은 '한온시스템-대진유니텍 갑질사건'을 보도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월에는 '갑질사건의 피해자'인 그가 '공갈죄의 가해자'로 인정받은 데 '법률사무소 김앤장'의 조력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기사를 추가로 내보냈다. '법조계의 삼성'으로 불릴 정도로 법률권력이 된 김앤장은 한온시스템의 법률 대리인으로서 대진유니텍 인수 협상부터 계약서 체결, 고소와 검찰수사, 소송 등의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관련기사]
[집중취재] '갑질'로 산산조각 난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의 꿈
①"현대·기아차 납품 31년"...갑질 피해자는 왜 감옥에 갔나 https://omn.kr/2ense
②갑질 피해자가 공갈죄로...검찰과 법원도 '대기업 편'이었다 https://omn.kr/2ensg
현대·기아차 하청업체 갑질 사건에 드리워진 '김앤장의 그림자' https://omn.kr/2gsi6

재심 청구 위해 모해위증죄 고소… 하지만 인사, 파견, 전출 등의 사유로 담당검사 네 번이나 바뀌어


 지난해 5월 기자와 함께 옛 공장을 방문한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 그의 표정에 분노와 허망함이 가득차 있다.
지난해 5월 기자와 함께 옛 공장을 방문한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 그의 표정에 분노와 허망함이 가득차 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하지만 "너무나 억울해 교도소에서 자살을 3번이나 시도했다"라는 송 전 대표는 주저앉지 않았다. 출소하고 1년 10개월이 지나 윤여을 회장과 이인영 전 대표집행임원, 황춘식 전 현대차 구매팀장 등 총 6명을 '모해위증죄'로 천안지청에 고소했다(2024년 6월 7일). 이들이 1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부품공급을 중단하더라도 대체생산이 가능했는데도 대체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모해위증'(증인이 법정에서 피고인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하는 허위진술)을 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송 전 대표가 이들을 모해위증죄로 고소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들이 모해위증죄로 기소돼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으면 '한온시스템-대진유니텍 갑질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수사에 나선 천안서북경찰서는 윤여을 전 회장에 대해 두 차례 체포영장을 신청했지만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서면조사만 진행했다. 한온시스템 법무팀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서기도 했지만, 또 다른 피고소인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두 차례나 반려해 '면죄부를 줬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경찰은 모두 증거부족으로 지난해 4월 8일 불송치(혐의없음)했다.

이에 송 전 대표가 이의신청을 했고(2025년 5월 9일), 사건은 천안지청으로 송치됐다. 처음 천안지청에 고소한 지 1년 10개월이 지나도록 사건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한온시스템이 송 전 대표를 범죄수익은닉죄로 고소한 사건 처리 속도와는 크게 다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 2023년 3월 24일 범죄수익은닉죄로 송 전 대표를 고소했고, 검찰은 두 달도 안 된 5월 11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한온시스템-대진유니텍 갑질사건'뿐만 아니라 이 사건도 김앤장이 한온시스템의 법률대리를 맡았다.

 송윤섭 전 대표가 제기한 모해위증죄 사건의 담당검사는 1년 10개월 동안 네 번이나 바뀌었다.
송윤섭 전 대표가 제기한 모해위증죄 사건의 담당검사는 1년 10개월 동안 네 번이나 바뀌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그러는 동안 담당 검사는 네 번이나 바뀌었다. 송 전 대표에게는 "정기인사 사유로 최아무개 검사실에서 송아무개 검사실로 재배당되었다", "파견사유로 송아무개 검사실에서 이아무개 검사실로 재배당되었다", "전출사유로 이아무개 검사실에서 원아무개 검사실로 재배당되었다" 등 사건 재배당 문자를 수시로 받는 일이 일상이 됐다.

송 전 대표를 변호하고 있는 로펌의 한 관계자는 "담당검사실에 확인한 결과, 아직 검사님이 사건기록을 검토하지 못한 상황으로 4월 초 검사이동으로 재배당될 예정이라고 한다"라며 "현재 검사실에 미제사건이 400~500건으로 사실상 처리불가 상태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안미현 현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도 지난 3월 25일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천안지청 검사 정원은 35명이나 현재 천안지청은 수사검사 8명, 공판검사 4명이고, 이들 중 천안지청이 첫 부임지인 초임검사가 7명이다"라며 "특검, 합수본 등 각종 명목으로 어디 가버렸다"라고 지청 상황을 전했다.

안 부부장은 "공소제기 여부 결정, 특사경 지휘, 사경 신청 영장의 청구 여부 결정, 영장집행 지휘 등을 수사검사 8명이, 공소유지 업무, 국가송무 등은 공판검사 4명이 나누어 하고 있다"라며 "수사검사 1인당 미제는 진즉에 500건을 돌파했고, 불제사건이 1인당 100건이 넘는다, 매일 쏟아지는 신건을 고작 8명이 나눠 가지며, 영장 업무를 보는 날에는 하루 종일 기록만 보다 끝난다"라고 토로했다.

송윤섭 전 대표 "암진단까지 받은 저로서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
국회 법사위 "전 천안지청장 소속 김앤장이 변호하며 압수수색 영장을 2회 반려… 개선해야"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가 지난 2월 천안지청의 담당검사에게 보낸 탄원서.
송윤섭 전 대진유니텍 대표가 지난 2월 천안지청의 담당검사에게 보낸 탄원서. 오마이뉴스 구영식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지난 2월 담당검사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사건이 경찰에서 검찰로 넘어온 지 이미 많은 세월이 지나고, 또 검사님이 벌써 3번째 바뀌었음에도 어떤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어 고소인의 입장에서 많이 답답하고, 암진단까지 받은 저로는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든 실정이다"라며 "너무 억울하고 분하다"라고 사건 처리 지연에 강하게 분노했다.

송 전 대표는 "이제 이 사건의 공소시효도 얼마 남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신속히 조사하여 저를 계획적으로 감옥에 넣고 평생 일군 회사를 빼앗아 가기 위해 김앤장 변호사들의 사주와 집단적 위증으로 한 사람의 가정과 인생을 망친 사람들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사건에 개입하여 부당하게 사건이 왜곡되거나 지연처리 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모해위증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인데, 송 전 대표의 고소로 제기된 모해위증사건 피의자들의 공소시효는 대체로 2027년 1월부터 4월까지이다. 게다가 그는 지난 2월 연세세브란스병원으로부터 목까지 전이된 '입인두암' 진단을 받고 현재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송 전 대표의 호소가 더욱 간절한 이유다.

한편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추미애 당시 상임위원장이 "하도급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납품 중단 분쟁 과정에서 양쪽 업체를 대리하는 법무법인들이 기업인수 협상을 거쳐 도출된 합의안을 원청업체 이사회가 가결한 뒤 매각대금 지급까지 완료된 사안을 원청업체가 형사고소했다고 공갈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권 행사인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천안지청은 "검찰이 기소하여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된 사건"이라고 답변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 최종 결과 보고서에는 "한온시스템 및 현대자동차 구매팀장의 위증 및 증거변조죄 등 혐의 사건 관련 현재 대전지검 천안지청이 관할하고 있음. 그러나 전 천안지청장이 소속된 법률사무소가 변호하며 압수수색 영장을 2회 반려하고 아직 보완 수사요구도 하지 않고 있는 바 불공정한 행위로 보이므로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음"이라는 지적사항이 포함됐다.

보고서에 적시된 "전 천안지청장이 소속된 법률사무소"란 김앤장을 가리킨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했을 당시 천안지청장은 차맹기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이었는데 그는 지난 2019년 8월 김앤장에 합류했다. 천안지청이 기소했던 송 전 대표가 징역 6년을 확정받고 감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였다. 게다가 1심 재판에 참여한 K판사는 재판에 참여하기 직전 김앤장에서 짧게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었다.

 현대.기아차 1차 하청업체인 한온시스템의 공장 간판에 '대진유니텍'이라는 이름이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남아 있다.
현대.기아차 1차 하청업체인 한온시스템의 공장 간판에 '대진유니텍'이라는 이름이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남아 있다. 오마이뉴스 구영식

#송윤섭 #천안지청 #한온시스템대진유니텍갑질사건 #추미애 #김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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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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