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에서 가까운 파주, 벚꽃 구경 여기 어때?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시 곳곳의 벚꽃 명소를 돌아보고 '고양시 벚꽃 8경' 하루여행 기사를 올린 게 4년 전이다(관련 기사:
벌써 끝이야? 짧고도 아쉬워라… 벚꽃 피는 봄날).
이듬해에는 '이웃 동네 파주시 벚꽃 명소'를 둘러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취재 잡은 날짜와 개화 시기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어느 해는 꽃이 채 안 펴서, 어느 해는 이미 져버려서 헛물을 켰다. 심지어 같은 파주 땅인데 남쪽과 북쪽의 개화 시기가 달랐다.
올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묵은 과제를 완수하리라 맘 먹고 있는데, 예년보다 꽃소식이 유난히 빠르다. 게다가 며칠 후 비 예보도 있다. 조바심이 일어 만사 제쳐두고 차를 몰았다. 행선지는 5곳, 기준은 '물길과 벚꽃길이 어우러진 곳'으로 선정했다. 크고 작은 물길이 많아 이름에도 '제방 파(坡)'자를 쓰는 동네 아니던가.
사진은 지난 7일 하루 동안 5곳을 돌며 직접 찍은 장면들이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곳도 두 군데나 있다. 늦기 전에 출발하자.
운정 소리천과 운정호수공원
신도시 풍경과 잘 어울리는 선형 공원
고양시에서 가까운 곳부터 찾아가보자. 첫 번째 벚꽃명소는 운정호수공원과 연결된 소리천이다. 고양시 탄현동에서 시작되는 소리천은 운정호수공원을 지나 공릉천으로 이어지는 물길이다. 운정신도시의 빗물 배수구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 자체로 잘 정비된 선형(線形) 도심공원이다. 봄날이면 물길 언덕을 따라 늘어선 벚꽃들이 화사한 장관을 연출한다.

▲ 운정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는 소리천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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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물길과 산책로가 세련된 신도시 풍경과 깔끔하게 어우러져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이어진다. 특히 러닝 붐을 타고 삼삼오오 꽃길을 달리는 러너들의 모습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소리천과 이웃한 운정호수공원도 파주의 대표적 벚꽃명소다. 얼마 전에는 가까운 곳에 운정 스타필드빌리지도 문을 열어 나들이 선택지를 넓혀주고 있다. 찾아가기도 쉽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에서 내리면 곧바로 소리천 벚꽃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 물길과 산책로가 나란히 뻗은, 잘 정비된 도심 선형공원인 소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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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촌 금이동산 공릉천 둑방길
제방은 벚꽃 산책로, 둔치는 튤립꽃밭
경의중앙선 기차가 공릉천을 건너는 철교 아래 둔치는 '금이동네공원'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어있다. 이곳부터 서문고속도로 교각 아래까지 약 2㎞ 둑방길에 벚꽃이 만개했다. 특히 아파트단지와 초등학교, 파주시민농장과 이웃하고 있는 약 800m 구간은 나무도 큼지막하고 바닥도 잔디가 촘촘한 흙길이라 걷는 재미가 으뜸이다.

▲ 흙길 제방을 따라 벚꽃이 만개한 금촌 금이동산 공릉천 둑방길. 둔치에는 튤립꽃밭이 만개를 준비하고 있다. 멀리 북한산 능선의 멋진 스카이라인이 조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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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방 아래 둔치에는 봄이면 튤립밭, 가을에는 코스모스밭으로 변신한다. 벚꽃잎이 떨어질 무렵이면 색색의 튤립꽃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 같다. 건너편 둔치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도 세 군데나 놓여있어 다채로운 산책 코스를 택할 수 있다. 맑은 날, 고개를 들어 물길 상류 쪽을 바라보면 북한산의 삼각 봉우리도 조망된다.

▲ 벚꽃동산에 둘러싸인 교하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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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중앙도서관 옆 석인정태진기념관의 아름다운 돌담장에 벚꽃그림자가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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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방길을 걸었다면, 바로 옆 교하향교도 찾아가보자. 향교를 감싼 쇠재공원에도 벚꽃이 화사하다. 이용자 만족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파주중앙도서관도 인근에 있고, 바로 옆 석인정태진기념관의 단아한 한옥건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장 남겨도 좋다. 경의중앙선 금릉역에서 금이동산공원까지는 걸어서 5분이다. 식사와 간식거리는 금릉역 광장 상가에서 해결하면 된다.
광탄면 신산리 분수천 산책로
오래된 면소재지 마을의 색다른 매력
평소 가보지 않은 숨겨진 벚꽃 명소를 즐기고 싶다면, 파주시 광탄면으로 가보자. 신산리는 시장과 초등학교, 고등학교가 있는 광탄면의 중심지인데, 인근에 소규모 공단이 있어 주말이면 이주노동자들이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읍내에는 분수천이라는 작은 물길이 지나는데, 벚나무가 늘어선 둑방을 따라 산책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다. 분수천은 문산천과 합류해 임진강을 만나는 소하천이다.

▲ 분수천은 파주 박달산에서 발원해 광탄읍내를 지나 문산천으로 합류하는 소하천이다.
고양신문

▲ 분수천은 파주 박달산에서 발원해 광탄읍내를 지나 문산천으로 합류하는 소하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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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풀이 올라오는 둔치와 주변의 야트막한 집들을 번갈아 감상하며 걷는 시골 면소재지 소하천 산책은 신도시 수변공원과는 또 다른 재미다. 인근 골목에는 군부대마을의 특색을 살려 '이등병마을 편지길'이라는 테마길도 조성돼 있고, 페업한 동네 목욕탕을 리모델링한 마을협동조합카페도 눈에 띈다. 좀 더 긴 나들이를 즐기고 싶다면 분수천 상류 2㎞ 지점에 있는 고려 명장 윤관장군묘까지 다녀와도 좋다.
광탄면까지는 통일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파주로를 타고 와도 되고, 고양동에서 혜음령터널을 지나 달려와도 된다. 주차는 이등병마을 골목 끄트머리 넓은 공터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파평면 밤고지마을 두포천
마을 주민이 만드는 아기자기한 봄축제
파주 남쪽의 물길이 공릉천을 거쳐 한강으로 흐른다면, 북쪽 물길의 집결지는 임진강이다. 자유로와 율곡로를 달려 임진강 지류의 벚꽃 명소를 찾아가보자. 율곡습지공원과 율곡수목원을 지나면 나타나는 두포리는 두포천이라는 소하천이 흐르는, 파평산 서쪽 기슭의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둑방을 따라 벚나무 그늘이 이어지는데, 밤고지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매년 정겨운 벚꽃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밤고지마을 벚꽃축제는 바로 이번 주말(11~12일)이다. 인공적으로 정비된 수변공원과는 거리가 먼, 둑방과 둔치와 벚꽃으로만 오롯이 채워진 담백한 풍경 속을 한가롭게 거닐 수 있다.

▲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고 있는 파평면 두포리 밤고지마을 벚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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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고지마을 입구에 세워진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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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방문한 지난 7일, 아직 꽃망울이 채 터지기 전이었다. 돌아오는 주말 축제 기간에 개화가 시작될 것 같다.
두포천 둑방에서 벚꽃을 즐겼다면, 가까운 밤고지마을도 산책해보자. 언덕길을 따라 파평교회, 숲속예술작업실, 높자숲놀이터, 밤고지평화교육센터, 평화를품은집 등 다양한 테마의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언덕에서 건너다보는 파평산의 능선도 더없이 평화롭다.
파평면 덕천리 눌노천 벚꽃길
물길 양쪽에 심은 2000여 그루 왕벚나무
눌노천은 오늘 소개하는 벚꽃 명소 5곳 중 가장 북쪽이다. 역시나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았다. 앞서 소개한 두포천과 함께, 수도권 북부 천변의 라스트 벚꽃엔딩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덕천리 눌노천 벚꽃길은 덕천교에서 샘내교까지, 약 2㎞가 하이라이트다. 양쪽 둑방에 모두 벚꽃이 식재돼 있어 다리를 건너 왕복하면 딱 좋다. 출발점인 덕천교 옆 석비에는 벚꽃길의 탄생 이력이 상세히 적혀있다. 2017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2000여 주의 왕벚나무를 직접 심었단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시원한 물길과 갈대숲을 따라 걷는 환상적인 봄날 산책길이 선물처럼 주어졌다.

▲ 아름다운 눌노천 물길을 감상하며 걷기 좋은 덕천리 벚꽃길. 이곳 벚나무들도 아직 개화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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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두포천에서 바라봤던 파평산이 눌노천에서는 더 가까이, 더 선명히 조망된다. 지난해 가을, 적성에 다녀오다가 우연히 이 길을 발견한 후 봄날에 다시 오마, 스스로와 약속했었다. 만개한 풍경을 만나러 주말에 한번 더 올 계획이다. 덕천리 주민들도 11~12일 벚꽃축제를 연다.
비학산에서 발원하는 눌노천은 웅담리, 덕천리, 눌노리, 장파리를 지나 임진강과 만나는 아름다운 하천이다. 덕천리 벚꽃길을 감상하고 돌아오는 길에 파산서원에도 들러보자. 파산서원은 조선 중기 성리학의 대가인 우계 성혼(牛溪 成渾, 1535~1598)을 배향하는 서원이다. 물길 옆 너른 평지에 야트막한 언덕을 배경 삼아 자리한 서원 풍광이 고즈넉하다. 은은한 풍경소리와 함께 2026년의 봄날 하루가 저문다.

▲ 덕천리 벚꽃길의 시작점인 샘내교 부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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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눌노천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파산서원의 고즈넉한 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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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눌노천 건너편으로 파평산의 느긋한 능선이 조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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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놓치면 끝... 다 진 줄 알았던 벚꽃, 여긴 이제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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