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루뜰의 아침과 점심 식사 느루뜰표 상추를 듬뿍 얹어 먹는 샐러드와 곡물 식빵, 계란, 민들레 차로 차린 아침 식사(위). 농막 이웃 언니가 준 채소 반찬과 느루뜰표 머위 나물, 민들레 차로 소박하게 피크닉 기분을 낸 점심 식사(아래)
이정미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양 박사님이 다음 주말에는 절친 부부가 농막에 놀러 올 거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언니는 아침부터 손님 맞이에 분주한 듯했다. 아무튼 덕분에 점심 밥상이 풍성해졌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소풍 기분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일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바람이 다소 차가워서 발코니에서 식사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말은 햇살이 따뜻하고 공기도 쾌청해서 소풍 기분을 내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느루뜰표 머위 나물, 농막 이웃 언니표 무청 멸치 시래기 조림과 얼갈이 배추 김치, 집에서 가져온 카레, 민들레차로 소박한 점심 밥상을 차렸다. 하얀 밥 위에 으깬 깨소금을 뿌렸다. 언니의 무청 시래기 멸치 조림은 부드럽고 양념이 재료에 골고루 스며들어 맛깔 났다. 멸치와 양파가 알맞게 조합되어 영양도 만점이었다. 포근한 날씨와 언니 덕분에 맛있고 행복한 점심 소풍이 되었다.
"언니, 민들레 차 마셔 보세요."
"음~, 좋다! 향이 은은하니, 나도 민들레 차 만들어야겠어."
"양 박사님, 민들레 차 드셔 보세요."
모자, 얼굴 가리개로 완전 무장한 채 몸을 움직이시던 양 박사님은 하던 일을 멈추고 캠핑 의자에 앉아 차 마실 태세를 완전히 갖춘 다음 한 모금 삼켰다.
"음~ 좋은데요. 민들레차 더 없어요?"
사실 민들레차는 남편이 직장에서 동료들과 나눠 마실 수 있도록 거의 다 주었다(관련기사 :
농막 이웃 언니가 알려준 민들레 뿌리의 비밀). 맛을 보려고 조금 남겨둔 것을 느루뜰에 가져 와서 나도 처음 맛보았다. 양 박사님과 언니가 이렇게 좋아할 줄 알았더라면 따로 준비했을 텐데.
민들레차는 연하고 맑은 노란빛을 띤다. 맛이 은은하고 쌉싸름함이 입안에 감돈다. 향은 도라지와 닮은 듯하다. 민들레차 덕분에 점심 식사 후 티타임도 화기애애했다.
강낭콩 심고 고사리 끊으며
"3~5 센치미터 깊이로 하고, 포기 간격은 25~30 센치미터 정도로 해서 심으면 돼요."
농막 이웃 언니가 바로 심을 수 있도록 물에 불린 씨앗 강낭콩을 주었다. 덕분에 올해는 강낭콩도 길러 보게 되었다. 수확하면 밥에 넣어 먹는 재미도 경험할 수 있겠지. 기대된다.
3~5센치미터 깊이로 파종해야 하니 남편은 감자 만큼은 아니어도 밭 두렁을 제법 높게 만들었다. 남편이 적당한 간격으로 파종할 구멍을 만들면 나는 씨앗을 3개씩 넣었다. 씨앗을 심은 후 강낭콩 재배 방법에 대해 검색하며 주의점을 살펴 보았다. 공부하면서 키워야 헛수고가 덜한 법이니까.
강낭콩 키우기에서 주의할 점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되었다. 파종 후 싹이 나올 때까지 겉흙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히 물을 주어야 한다. 성장기에 접어 들면 강낭콩은 습한 것을 싫어하므로 겉흙이 바짝 말랐을 때 한 번에 듬뿍 물을 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꽃이 피고 꼬투리가 맺히기 시작할 때는 수분이 많이 필요하다. 물이 부족하면 꽃이 떨어지거나 꼬투리가 제대로 차지 않는다고 하니 염두 해서 키워 봐야겠다.

▲ 농막 이웃 언니가 준 강낭콩을 심고 언니 밭 귀퉁이 고사리밭에서 고사리를 땄다. 사과나무에 진분홍 꽃봉오리가 맺혔다.
이정미
농막 이웃 언니네 밭 한 모퉁이는 고사리 밭이다. 자연산 고사리가 해마다 피고 진다. 벌써 고사리가 얼굴을 길게 내밀었다. 톡톡 끊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고사리 나물을 즐기지 않는 편이라 몇 번 먹을 만큼만 땄다. 말려서 보관했다가 고등어 조림에 넣으면 색다른 식감이 있어 건져 먹는 재미가 있었다. 고사리는 살짝 데쳐서 건조기에 말려 따로 보관하면 필요할 때 유용한 식재료가 된다.
복숭아꽃, 살구꽃, 배꽃, 모과꽃이 앞다투어 피는 사이 고요히 자신의 때를 기다리던 사과나무에 드디어 진분홍 꽃망울이 맺혔다. 색이 참 곱다. 다음 주말에 오면 꽃잎을 다소곳이 피우겠지.
"우리가 없어도 땅이 알아서 키우니 참 고맙다. "
땅이 허락하는 만큼, 그 만큼만 감사히 받겠다는 마음으로 대하니 주말 농사도 그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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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밭 한 가운데서 하는 따뜻한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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