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히텐슈타인 국립 박물관 입구
최한결
먼저 리히텐슈타인 국립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국립 박물관과 공작가문 보물관 티켓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전시는 과거 석기시대 이 지역의 사람들의 거주 흔적부터 리히텐슈타인 공국의 역사까지 이어진다.
또한 역사뿐만 아니라 리히텐슈타인의 생태 환경, 지질 환경, 식물, 곤충, 동물 등 수많은 표본까지 전시되어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리히텐슈타인이라는 국가 전반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알찬 공간이었다.
특히 전시 마지막에 위치한 산업과 미래에 대한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리히텐슈타인은 1인당 명목 GDP가 세계 2위에 달할 정도로 높은 경제력을 갖춘 국가다. 유명 공구 회사나 세계적인 치과용품 제조회사 등이 리히텐슈타인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수출 현황에서 우리나라에도 일부 물품을 수출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왔다.

▲ 리히텐슈타인의 수출 현황을 보여주는 전시
최한결
다음으로는 리히텐슈타인 공작가문 보물관으로 향했다. 리히텐슈타인 공국은 가문의 성씨를 유일하게 국가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국가다. 약 900년의 역사를 지닌 리히텐슈타인 가문이 보유한 보물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수년 전에는 리히텐슈타인 가문 보물전이 국내에서 열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만큼 왕관을 비롯해 아름다운 보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다만 내부는 사진과 영상 촬영이 전면 금지되어 있어 눈으로만 담아야 했다.
실제로 왕가가 거주하는 파두츠성

▲ 리히텐슈타인 공작이 거주하는 파두츠성
최한결
리히텐슈타인에 대한 이해를 조금 더한 뒤 파두츠성으로 향했다. 파두츠성은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시내와 라인강 건너편으로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기록에 따르면 파두츠성은 12세기에 최초로 건축 되었다. 이후 잦은 전쟁으로 파괴와 재건을 반복하다가 1900년대에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화려하진 않지만 다부진 모습이 리히텐슈타인 공국과 닮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곳은 현재도 리히텐슈타인공이 실제 거주하는 공간이다. 국가 원수가 사는 만큼 아주 가까이 접근하거나 내부를 관람할 수는 없다. 리히텐슈타인은 입헌군주국이지만 공작의 권한이 비교적 강한 편이다. 공작이 법안을 거부하거나 의회를 해산할 수 있다.

▲ 파두츠성 방향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최한결
특히 헌법에 공화국 전환에 대한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오히려 공작 가문을 지지한다고 한다. 2012년 공작의 법안거부권을 박탈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투표가 있었지만, 약 80%에 가까운 국민이 공작의 권한 유지를 선택했다.
사실 리히텐슈타인은 국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공작 가문의 사업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국민들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했다. 파두츠성에서 시내를 내려다보며, 그 이유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걸어서 국경을 넘어보는 경험

▲ 알테 라인 다리
최한결
파두츠성에서 차를 끌고 알테 라인 다리(Alte Rheinbrücke) 방향으로 향했다. 이곳은 스위스와 리히텐슈타인을 가르는 라인강에 설치된 목조 다리다. 차량은 인근의 국립경기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약 10분 정도 걸어서 도착할 수 있다.
푸른 라인강과 새하얀 알프스 산맥 배경으로 단조로운 목조 다리가 조용히 놓여 있었다. 1901년 세워진 유서 깊은 곳이지만 지금도 자전거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수시로 건너 다닌다.

▲ 리히텐슈타인과 스위스의 경계
최한결
다리 중앙에는 리히텐슈타인과 스위스, 파두츠와 스위스 세벨렌의 경계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마주 보고 서 있다. 걸어서 이곳을 여러 번 오가며 국경을 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작지만 강한 나라 리히텐슈타인 공국. 짧은 방문이었지만 이름으로만 들어보던 나라를 직접 걸어본 경험은 생각보다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작은 시골 마을처럼 보이지만, 분명한 국가의 존재감을 파두츠에서 느낄 수 있었다.

▲ 리히텐슈타인과 스위스의 국경을 나누는 라인강
최한결

▲ 파두츠성과 알프스
최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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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작은 나라... 스위스를 걸어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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