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와 벚꽃 진달래는 떠나보냄을,벚꽃은 지금 순간을 즐기라고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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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토요일 북한산에 올랐다. 평창동 형제봉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버스에서 이곳까지 오르는 언덕 우측에는 아직도 벚꽃이 남아있다. 평지에서는 거의 다 떨어졌는데. 지대가 높아 그런 가 보다. 북한산이 원래 그렇지만 이 곳은 처음부터 사뭇 가파르다.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언덕부터 숨이 턱에 닿는다.
등산길 초입부터 좌우로 진달래가 드문드문 피어 있다. 꽃 말이 '사랑의 기쁨, 절제된 사랑, 이별의 슬픔, 그리움' 등 여러가지다. 그러나 그 중 이별의 슬픔이 가장 깊이 가슴에 박힌다. 그건 진달래만 보면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로 시작되는 소월의 시 첫 구절이 떠오르기 때문인 것 같다. 소월의 진달래는 떠나는 사람을 붙잡지 않는 사랑, 그러나 마음속 깊은 아픔과 희생을 상징하는 시다. 한국 사람의 한과 서정이 잘 드러난다.
문수봉까지 오르는 길 내내 좌우에는 진달래의 애잔한 아름다움이 이어진다. 어떤 곳은 한 두 그루가, 어떤 곳은 군락을 지어 살포시 부끄러운 듯 자태를 드러낸다. 길이 가팔라 숨이 헉헉 막히지만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발을 내딛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다. 벚꽃은 입구 언덕길 외에는 거의 안 보인다. 최근 내린 비와 강풍이 낙화(落花)를 부추겼나 보다.
벚꽃은 짧은 기간 화려함을 뽐내다 한꺼번에 스러진다. 집단이 되면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일본인들의 성정처럼 여겨 진다. 일본 사람들은 벚꽃을 사실상 나라꽃으로 생각한다. 사물의 덧없음을 느끼며, 그 순간의 아름다움에 마음이 흔들리는 감정을 뜻하는 이른바 모노노아와레(物の哀れ)라는 일본인의 미적개념에 걸 맞는 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벚꽃의 꽃말도 '삶의 덧없음(무상), 순간의 아름다움,새로운 시작,희망'이다. 벚꽃은 가장 아름다울 때 떨어져 오래 남지 않기 때문에 일본인의 마음을 더 흔드는가 보다. 그들은 활짝 핀 것 보다 흩날리는 찰나를 더 귀히 여긴다.
한국은 이별의 슬픔을 속으로 삼키고, 일본은 덧없음 자체를 아름답게 생각한다. 진달래는 떠나 보냄을 가르치는 꽃이고, 벚꽃은 지금 순간을 즐기라는 꽃이다. 운무가 자욱한 문수봉 정상에서 진달래와 벚꽃을 번갈아 떠올리다 산을 내려왔다. 두 꽃은, 두 나라는, 이토록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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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는 떠나보내라 하고 벚꽃은 지금을 즐기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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