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약자 및 장애인정책 제안을 위한 현장점검 간담회 참석자들
여주IL센터
10일 오전 10시, 경기 여주시 하동 여주시장애인복지관은 평소와 다른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 찼다. 제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주시 지역구에 출마한 선출직 현직 공직자와 예비후보자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단 하나, '장벽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장애인과 어르신 유아차를 동반한 사람과 어린이 등 교통약자의 눈높이에서 여주의 길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서다.
여주신문, 세종신문, 동부중앙신문이 공동 주최하고 여주시장애인복지관과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여주무장애문화관광지원센터 등이 협력해 진행한 '여주시 교통약자 이동권 현장점검 간담회'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미래 정책 결정자들이 교통약자의 일상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검증의 장으로 기획됐다.
행사 사회를 맡은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이상미 사무국장의 안내에 따라 2인 1조로 짝을 이뤄 한 명은 휠체어에 앉고, 다른 한 명은 뒤에서 도우며, 복지관을 나서 중앙동사무소까지 이어지는 여정길에 올랐다.
이번 현장점검에는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장애인 활동가와 여주시장애인복지관의 소리향기 회원들이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수동휠체어 등 다양한 종류의 이동수단을 타고 함께해 현장점검을 지원했다.

▲ 휠체어를 이용하는 무소속 조정오 예비후보를 선두로 시작된 행렬
이장호
휠체어를 이용하는 무소속 조정오 예비후보를 선두로 시작된 행렬은 복지관 문을 나서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비장애인이 걸을 때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미세한 보도턱과 울퉁불퉁하게 파손된 아스팔트, 배수구 구멍 등은 휠체어 바퀴를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현장에 참여한 후보들은 휠체어가 기우뚱할 때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보도블록 사이의 좁은 틈에 앞바퀴가 걸려 멈춰 서기도 하고, 경사진 길에서는 휠체어를 밀어주는 동료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길가에 고인 빗물 웅덩이는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거대한 바다처럼 느껴졌고, 좁은 인도를 가로막은 전신주와 적치물은 가혹한 장애물 경주를 방불케 했다.

▲ 패이고 턱이 있는 보도를 지나는 '교통약자 및 장애인정책 제안을 위한 현장 점검' 참여자들
여주IL센터
행사를 주최한 여주신문 이장호 발행인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외출이 누군가에게는 목숨을 건 도전이 될 수 있다"며, "오늘 느끼는 불편함이 여주시민 누군가에게는 매일 견뎌야 하는 일상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현장점검을 마친 후보들의 표정은 바뀌었다. 점검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들은 '모두가 당당한 여주, 장벽 없는 이동권 선언' 협약서에 서명하며 구체적인 정책 이행을 약속했다.
협약서에는 다섯 가지 핵심 실천 과제가 담겼다. 첫째, 휠체어와 유아차, 어르신 보행기가 등이 차별 없이 다닐 수 있는 제로 문턱(Zero-Threshold) 보행 환경 조성, 둘째, 누구나 스스로 승하차 할 수 있는 무장애 교통 시스템 구축 및 저상버스 인프라 확대, 셋째, 고대비 색상과 직관적 픽토그램을 적용한 다감각 정보 안내 체계 도입, 넷째, 시민이 설계와 검증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 중심 유니버설 디자인(UD) 실천, 다섯째, 모든 공공 시설물에 대한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을 위한 조례 제정과 시행 등이다.

▲ 여주시장 선거 국민의힘 후보인 이충우 여주시장과 더불어민주당 박시선 여주시의회 부의장이 서명한' 장벽 없는 이동권 선포문'
이장호
후보들은 협약서를 통해 '이동권은 단순히 길을 지나는 권리가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조건'이라며, 특정 계층을 위한 '배려''를 넘어 설계 단계부터 모두를 고려하는 '보편적 편의'를 여주시의 핵심 가치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 좁고 턱이 있는 보도 앞에서 난감해 하는 참여자들
이장호
현장을 지켜본 한 시민은 "말뿐인 공약보다 후보들이 땀 흘리며 휠체어를 미는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꼈다"면서도 "오늘의 다짐이 선거가 끝난 후에도 잊히지 않고 실제 예산 편성이나 도로 정비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여주시 출마자 일동의 이번 선언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노인과 어린이, 임산부 등 그 누구도 이동의 제약을 받지 않는 도시 여주'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길은 유아차와 지팡이를 짚은 어르신도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이다. 오늘 이들이 흘린 땀방울이 여주의 지도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수 있을지에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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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여주에서 지역신문 일을 하는 시골기자 입니다.
지역의 사람과 역사,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여주시사 편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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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 지방선거 출마자들, 휠체어 타고 현장 점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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