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아닌 시작인 '강남역', 기억을 행동으로 이어가야"

[현장]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 춘천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 행동 시작

등록 2026.04.15 09:48수정 2026.04.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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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페미연대

지난 11일 일요일, 강원도 춘천 명동에서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아래 페미연대)는 10년 전 발생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기억하고 반복되는 여성폭력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을 진행했다.

'배움·성장·연대 강원시민공동체(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강원도연합, 대한성공회 춘천나눔의 집, 춘천여성민우회, 정의당 강원도당 여성위원회, 강원대학교 민주동문회 등 강원도의 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는 서울을 넘어 지역에서 진행한 첫 여성폭력 다이인 행사인 만큼 지역 사회에서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과 침묵에 대한 강요, 무기력, 분노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여성들의 세계는 안전하고 존중받고 있는가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페미연대

20대 시절, 주한미군 기지 인근의 여성들과 주민들의 피해를 고발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을 했던 강원시민공동체(준) 김민임 운영위원은 이후에도 계속되는 여성폭력과 싸워왔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반 가족에 의한 성폭행 및 아동 성폭행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 당시, 관련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후 성폭력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여성의 인권 개선 및 사회적 지위 향상의 목소리가 높아져갔지만 2010년에 법이 마련된 지 6년 만에 발생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과 이후에도 반복되는 여성폭력을 규탄했다.

그는 "암울했던 대한민국의 주권을 빼앗겼던 시대가 지나도, 성폭행 사건을 고발하여도 처벌받지 못하던 때, 시대와 국가가 해결해주지 못하였던 때를 지나왔다고 생각하였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주권자의 삶을 보살피는 민주주의를 우리가 직접 행동하고 함께 나서서 만들어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침묵이 더 강요되는 지역 사회, 우리의 연대가 세상을 바꿀 것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페미연대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 젠더폭력해결페미니스트연대의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서 발언중인 참가자 페미연대

한편 춘천·강원 지역에서 생활하며 활동하는 여성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홍주리 춘천나눔의집 사무국장은 여성들의 일상 속에 스며든 여성폭력에 대해 규탄하며 "지역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외쳤다.

대학생인 김수연 서페대연 활동가는 "강원 지역의 페미니즘 소모임, 동아리, 여성학 강의 등을 찾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희망을 꿈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춘천의 여성들을 만나 기쁘다"는 그는 앞으로도 대학사회에서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은 "강남역 10주기 여성선언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3000명을 넘었고,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과 릴레이 토론회에도 많은 신청이 있다"며 "강남역이 하나의 지명이 아니라 여성폭력·젠더폭력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상징이자 투쟁의 중심이라는 증거"라고 발언하고, 전국 순회 여성폭력 다이인에 동참을 촉구했다.

이어 대한성공회 춘천나눔의집 지성희 신부, 춘천여성민우회 권정선 회장, 심원남 민주노총 속초고성양양 지부장이 선언문을 낭독하며 여성폭력 해결의 의지를 모았다.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참가자들이 발제를 듣고 있다.
▲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참가자들이 발제를 듣고 있다. 페미연대

춘천 명동 거리에서 진행된 여성폭력 다이인 이후에는 강원대학교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짚고 여성폭력 문제와 대응 방안, 여성운동 및 지역 사회 연대 활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이 진행되었다.

발제자로는 김이선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 강나연 서페대연 운영위원이 참여하였다.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페미연대

김이선 강원대 사회학과 교수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여성들이 만들어온 여성운동의 흐름과 성과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충격을 주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것은 화장실이라는 공간에 대한 폭력적 성격이 강했으며, 이것이 참을수 없는 분노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강남역 살해 사건 이후, 시민들은 추모와 문제 제기를 결합한 새로운 행동 양식을 형성해 왔다. 포스트잇을 통해 공간을 채우고 메시지를 가시화하는 방식이 등장했으며, 이는 사회에 우리가 원하는 삶의 질서를 표현하는 실천으로 자리 잡았다"며 강남역이 이끌어낸 공간 채우기의 힘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여성폭력 다이인 퍼포먼스 또한 거리를 점유한다는 지점에서 갖는 공통점을 강조했다. 여성들에게 거리와 같은 일상적인 장소가 단순히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는 의미를 넘어서, 우리가 바꾸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의미화한다는 지점에서 '연대와 가시화'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과 강나연 서페대연 운영위원도 발제를 이어가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이후 여성들의 각성, 결집, 행동을 이어나갈 뜻을 모았다.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페미연대

박지아 센터장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년간의 추모행동이 남긴 의미를 '사회구조적 성차별 사회에서 여성이라는 존재의 의미 각성', '혼자가 아니라 여성 집단으로서의 결집', '변화를 만들 힘으로서의 행동'으로 정리하며 "이 세 가지는 백래시와 맞서고 있는 현재에도 유효한 힘이자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강남역 뿐 아니라 신당역, 인하대, 진주, 부산 등 무수한 장소가 새로 기억되고 있다. 불법 촬영, N번방, 교제폭력, 스토킹, 딥페이크 성범죄 등 새로운 여성폭력·젠더폭력 범죄의 이름도 기억하고 있다"며 "지난 10년간의 투쟁이 없었다면 이러한 이름들이 기억에조차 남지 못할 것이기에 강남역을 기억한다는 것은 '강남역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자, 과거로 시작해 현재 그리고 미래에 이르는 '새로운 각성과 결집, 행동'을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 릴레이 토론회 <강남역! 다시! 각성, 결집, 행동!>에서 발언 중인 발제자 페미연대

강나연 서페대연 운영위원은 최근 대학 내에서의 백래시로 인해 "본인이 페미니스트라는 것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상이 공개되어 사이버 불링을 당하고, 학교 건물에 대자보를 붙였다는 이유로 교수로부터 고소·고발 당하고 있다"며 학내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그럼에도 최근 대학 내에서 큰 관심 속에 진행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 여성선언 캠페인을 언급하며 "'강남역'을 알리는 일은 여성폭력 문제를 떠올리며, 해결을 포기하면 안된다는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강나연 운영위원은 계속해서 대학 내 여성운동의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나에게 강남역은 페미니스트로 살겠다는 결심"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라! 페미연대

발제자들의 발언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자신에게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이 어떤 의미인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를 맞이하며 어떤 마음으로 여성폭력 다이인과 릴레이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는지 전체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나에게 '강남역'이란 "무력함에 맞설 용기", "페미니스트로서의 각성" 등의 키워드를 강남역을 상징하는 포스트잇에 작성한 후 각자의 결의를 밝혔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통해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기 시작했고,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여성폭력에 분노하며 해결하고자 하는 절실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페미연대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추모행동, 세계여성폭력추방의날 공동행동, 딥페이크 성범죄 OUT 공동행동이 주축이 되고 50여 단체 및 개인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강남역! 다시! 추모를 딛고 행동하는 여성선언 - 강남역을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참여자를 모집 중이며, 현재까지 30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전국 순회 여성 폭력 다이인은 서울을 넘어 경기, 대전, 대구, 목포, 제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총 19회에 걸쳐 이어진다. 오는 5월 17일,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0주기에는 강남역에서 추모행동을 개최하고 여성 선언 결과를 발표하며 성평등 사회 실현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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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성회는 서울 여성들의 자기성장, 성평등한 마을 만들기, 폭력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생활인 여성들의 공동체입니다. 2007년 7월에 창립하여 서울여성문화축제, 서울여성아카데미, 지역아동센터 성교육 및 부모교육, 지속 가능한 생태 지킴이 활동과 식량주권운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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