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가 안심하고 일할 수 없는데 저출산 해결 가능할까?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 열악… "저출산 시대, 육아시설 사회적 지원 확대돼야"

등록 2026.04.16 12:51수정 2026.05.0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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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문제는 '아이 낳아 잘 기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해결될 것이기에 '맞벌이'시대의 '양육'은 단순히 한 가정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 최근 고열 상태에서도 출근했다 사망한 경기도 부천의 한 어린이집 교사의 소식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사회적 관심이 모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파도 쉴 수 없는 보육교사의 근무 환경은 말 그대로다. 경기도 하남시 한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는 "대체 인력이 없어 몸이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근무 환경이 대부분"이라며 "아이들을 두고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도 쉴 수 없는 근무 환경은 국공립이나 민간 어린이집이나 매한가지이긴 하지만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 환경은 민간 어린이집에서 더 체감된다. 충북 청주시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B 원장은 "국공립 중심의 지원 구조로 인해 민간 어린이집은 교사 교육이나 처우 개선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다"며 "그 부담이 교사 개인에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간 어린이집에서도 근무 경험이 있는 보육교사 A씨는 "국공립으로 이직한 이유에 급여도 한몫한다"며 "연차가 쌓여도 급여가 별로 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고, 교사 교육을 받으려 해도 비용 부담 때문에 개인적으로 신청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전했다.

A씨 급여의 경우 현재 재직 중인 국공립 어린이집과 과거 재직 시 받은 민간 어린이집의 급여는 약 50만 원 차이가 난다. 민간 어린이집은 연차가 쌓여도 최저 임금을 받는 수준에 그치지만,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보육 교직원 인건비 체계에 따라 호봉제가 적용돼 연차가 쌓일수록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게다가, 국공립 어린이집은 행정 업무와 행사 준비 등으로 초과근무 시 수당이 지급되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유사한 상황에서도 별도의 초과근무수당은 기대하기 힘들다. 저녁 식사 제공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인 것이다.

보육교사 처우뿐 아니라 행사나 프로그램 운영에서도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사이에서는 차이가 확연하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교사 연수 교육으로 외부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지만 민간 어린이집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전자는 학부모 원생과 함께 하는 대규모 행사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민간 어린이집은 예산 제약으로 인해 어린이집 내부 행사 위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하남시립 국공립 어린이집의 학부모 참관 행사가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대여해 진행 중이다.
하남시립 국공립 어린이집의 학부모 참관 행사가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을 대여해 진행 중이다. 해당 어린이집 제공

이처럼 운영 여건이 차이가 나다 보니 학부모들도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있다. 안정적인 운영과 학부모의 비교적 낮은 비용 부담으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남시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는 3월 입학 기준 80여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민간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입소가 수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학부모의 선호도 차이는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는 1000여 곳이 증가했으나 민간 어린이집은 2000여 곳이 문을 닫으며 감소세를 보였다. 보육 아동 수 또한 국공립은 3만 명가량 늘었지만 민간 어린이집 원생은 16만 명 가량 줄었다.


저출산 상황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보육 현장의 목소리는 분명하다. 하남시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 C씨는 "기관 유형보다 교사의 질이 보육의 질을 결정한다. 기관 유형에 상관없이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 임금 적용이 실현돼야 교사들이 자부심을 느끼고 현장에 오래 머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보육교사의 권익 보호와 교권 보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보육 산업에 대한 대폭적인 사회적 투자를 통해 보육교사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인력 공백으로 인한 돌봄의 질 저하가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저출산 탈출'의 길도 더 우회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보경 대학생기자
덧붙이는 글 최보경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
#어린이집 #국공립 #민간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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