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척 맹방화력발전소 해상공사로 인한 해상 오염
진재중
세 가지 간극을 넘는 정치가 필요한 이유
이 공백은 단순한 누락이 아니라 정치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첫째, 에너지 문제는 중앙정부의 권한이라는 이유로 지방 정치의 의제에서 종종 밀려난다. 그러나 실제 피해는 지방에 집중된다. 발전소는 국가 전력망의 일부지만 환경 부담과 생활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이 감당한다. 책임과 권한의 불균형이 공약의 빈칸을 만든 셈이다.
둘째, 지역 정치권의 단기적 선거 전략도 문제다. 화력발전소 문제는 복잡하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단기간에 성과를 제시하기 어렵다. 그래서 정치권은 갈등을 정면으로 다루기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개발 공약이나 예산 확보 공약으로 관심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는 선거 의제에서 밀려난다.
셋째, 주민 삶과 국가 산업 전략 사이의 간극이다. 동해안은 관광 자원으로서의 해안선과 산업 자원으로서의 에너지 설비가 충돌하는 공간이다. 강릉에서 삼척까지 이어지는 해안은 지역 경제의 기반이자 관광 경쟁력의 핵심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곳은 수도권 전력 공급의 한 축이다. 이 이중적 구조를 조정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한데, 선거 공약에서는 이러한 균형 전략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듯하다.

▲ 맹방화력 발전소, 연안침식방지와 친수공간을 위한 시설물
진재중

▲ 강릉 안인화력
진재중
반복된 경고, 부재한 대책
특히 연안 침식 문제는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다. 해안선 변화는 어업 기반을 약화시키고 관광 자원을 훼손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공동체의 생존 기반 자체를 흔든다. 이미 여러 차례 언론 보도를 통해 경고가 제기되었음에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 예를 들어 해안 복원 계획, 연안침식 방지대책, 발전소 운영과 해양 영향의 정밀 평가, 단계적 에너지 전환 로드맵은 찾아보기 어렵다.

▲ 파도에 깎여 나간 모래층이 그대로 드러난 해안. 침식 예방을 위해 돌제를 설치했지만, 바람과 해류의 힘을 이기지 못한 채 불규칙하게 무너진 단면이 안인·하시동 해변의 현재를 말해준다.
진재중
왜 동해안은 늘 뒤로 밀리는가
묻고 싶다. 동해안의 화력발전소 문제는 정말 해결 불가능한 사안이어서 공약에서 밀려난 것인가, 아니면 정치가 다루기 어려운 문제라서 의도적으로 비켜 간 것인가.
정치는 늘 선택의 문제라고 하지만, 때로는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의 비용은 결국 지역 주민과 자연이 감당하게 된다. 동해안은 이미 그 비용을 오래 지불해 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계라고 본다. 에너지 전환, 해안 복원, 지역 경제의 재구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다루는 정책적 통찰력이 없다면,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공백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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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중요한 문제인데... 이 '공백'이 의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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