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서울고등검사장 명의로 피해자에게 최고서가 발송됐다.
이건희
서울고검이 지난해 대리인에게 최고서를 발송하며, 빠른 시일 내 변제 청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지난 8일 <한겨레> 보도('[단독] 선감학원 승소 확정에도 배상금 '0원'…피해자들, 대통령에 탄원서 제출')에 따르면, 법무부 관계자는 "2026년도 국가배상금 예산이 소진되어 배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부족한 예산은 예비비 편성을 통해 지급했고, 올해도 기획예산처와 예비비 편성에 관해 적극 협의해 신속히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실제 지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 측에 '신속한 청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셈이다.
이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이에 대해 '법무부 스스로 2026년 예산이 소진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신속한 변제 청구를 촉구하는 최고서를 발송하는 것은 실제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불필요한 기대와 혼란을 야기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등검찰청은 지난 16일 피해자 대리 법무법인이 배상금 지급 지연 문의 전화를 하자, '예산 문제로 지급이 지연되고 있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행을 지연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을 행정 사정에 따라 임의로 늦추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상금 지급의 지연은 피해자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정신적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박씨를 지원하고 있는 활동가에 따르면 최근 박씨의 심리적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배상 판결이 내려진 경우, 국가는 그에 따른 배상금 지급 의무를 가진다. 특히 이 사건처럼 국가 공무원에 의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배상을 미루는 것은 사실상 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배상금 지급의 지연이, 가까스로 확인된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 2021년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박씨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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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씨는 심리적 불안이 큰 상태에서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고 전해졌다. 국가의 책임이 법원을 통해 인정된 이후에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피해자의 삶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판결까지 받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지급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확인 했지만 행정이 그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가운데,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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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률센터 파이팅챈스에서 활동하며, 국가폭력· 이주 노동· 장애 분야 인권침해 사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상담센터와 학대피해장애인지원센터 등 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자 지원과 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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