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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염전 피해자, 국가배상 승소에도 5개월째 배상금 받지 못하는 사연

서울고등검찰청, 최고서까지 보냈지만 '예산 소진' 소식... '신속히 배상금 지급하겠다'지만 피해자 고통 가중

등록 2026.04.19 17:10수정 2026.04.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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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신안 염전 노예'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박씨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음에도, 판결 후 5개월이 지나도록 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 피고 대한민국이 박씨에게 1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고용노동부 소속 근로감독관이 피해자의 장애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박씨는 지적장애인으로 2014년 7월경부터 2021년 5월경까지 전남 신안군 소재 'OO염전'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고 노동착취 피해를 당했다. 피해자는 21년 5월 경 염전을 탈출하여 염전 운영자 J씨를 상대로 진정서를 접수하였지만, 담당 근로감독관은 당사자 간 합의되었다며 사건을 종결 한 바 있다.

법원은 이에 대해 피해자의 '장애 여부를 확인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피해자는 지난해 12월 서울고등검찰청으로부터 지급 안내를 받았음에도, 현재까지 실제 지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검찰청의 대응이 있었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이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등검사장 명의로 피해자에게 최고서가 발송됐다.
지난해 12월 서울고등검사장 명의로 피해자에게 최고서가 발송됐다. 이건희

서울고검이 지난해 대리인에게 최고서를 발송하며, 빠른 시일 내 변제 청구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지난 8일 <한겨레> 보도('[단독] 선감학원 승소 확정에도 배상금 '0원'…피해자들, 대통령에 탄원서 제출')에 따르면, 법무부 관계자는 "2026년도 국가배상금 예산이 소진되어 배상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부족한 예산은 예비비 편성을 통해 지급했고, 올해도 기획예산처와 예비비 편성에 관해 적극 협의해 신속히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한다. 실제 지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 측에 '신속한 청구'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셈이다.


이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최정규 변호사(법무법인 원곡)는 이에 대해 '법무부 스스로 2026년 예산이 소진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신속한 변제 청구를 촉구하는 최고서를 발송하는 것은 실제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불필요한 기대와 혼란을 야기하고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고등검찰청은 지난 16일 피해자 대리 법무법인이 배상금 지급 지연 문의 전화를 하자, '예산 문제로 지급이 지연되고 있고 기재부와 협의 중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행을 지연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을 행정 사정에 따라 임의로 늦추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배상금 지급의 지연은 피해자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씨는 현재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적, 정신적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박씨를 지원하고 있는 활동가에 따르면 최근 박씨의 심리적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배상 판결이 내려진 경우, 국가는 그에 따른 배상금 지급 의무를 가진다. 특히 이 사건처럼 국가 공무원에 의한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가 배상을 미루는 것은 사실상 책임을 부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배상금 지급의 지연이, 가까스로 확인된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부담을 지운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2021년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박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1년 경찰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박씨가 발언하고 있다. 함께걸음

최근 박씨는 심리적 불안이 큰 상태에서 부모님 산소를 찾았다고 전해졌다. 국가의 책임이 법원을 통해 인정된 이후에도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에서, 피해자의 삶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판결까지 받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건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하루라도 빨리 지급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원은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확인 했지만 행정이 그 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가운데, 피해자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공익법률센터 파이팅챈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학대 #신안 #염전 #국가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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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법률센터 파이팅챈스에서 활동하며, 국가폭력· 이주 노동· 장애 분야 인권침해 사건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상담센터와 학대피해장애인지원센터 등 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자 지원과 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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