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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만과 황교익,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얼마나 다른가

[取중眞담] 이재명 정부에서도 반복되는 문화예술계 낙하산 보은 인사

등록 2026.04.20 10:26수정 2026.04.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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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에 서승만씨를 임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사진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신임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에 서승만씨를 임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임기는 3년이다. 사진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신임 서승만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연합뉴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코미디언 서승만씨의 '국립정동극장 대표이사' 하마평은 그대로 실현됐다. 이재명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계의 반발과 비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 취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고된 현실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0년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인사라면서 "인사는 결과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현장 경험과 전문성은 윤석열 정부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있었다. 문화예술계 인사만 놓고 보면, 이재명 정부 역시 윤석열 정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공공 문화예술기관장을 논공행상을 위한 나눠먹기 자리 정도로 치부하고, 낙하산 인사를 강행해 문화예술계의 비판을 자초한다는 측면에서 '오십보 백보'다.

스스로 말 뒤집은 문체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된 논란의 문화예술계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원장에 임진택, 이사장에 강헌씨가 임명될 때부터 문화예술계 밑바닥 여론이 술렁였다.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시절 각각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경기아트센터 이사장을 지낸 '경기 라인' 인사들이 중용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은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나름의 전문성도 갖춘 이들이었기에 비판 여론이 수면 위까지 크게 올라오지는 않았다.

문화예술계의 비판이 거세지기 시작한 것은 "뼛속까지 이재명"을 자임했던 배우 이원종씨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물망에 오르면서였다. 그나마 면접에서 '부적격'으로 탈락하면서 최종 임명되지는 못했지만, 인사 시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문화예술계 충격은 상당했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배반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 뒤로도 최휘영 장관 체제의 문체부는 거침이 없었다. 최근 활동이 '민주당 지원 유세'가 전부였던 장동직 정동극장 이사장 임명이 강행됐다. 이 인사 내용은 보도자료조차 제 때 배포되지 않았다(관련 기사: 정동극장 이사장에 이 대통령 지지 연예인? 전문성 논란). 당시 문체부 측에서는 장 이사장의 공연예술 관련 전문성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대표이사와 이사장은 다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비상임 이사장은 다른 분야의 전문성을 고려"했다는 취지였다.

그렇다면 대표이사의 경우 공연예술 관련 전문성이 중요할 텐데 '공연예술 기획 총괄'을 맡은 서승만 대표이사마저 전문성 시비가 거세게 불거졌다. 과거 막말과 언행이 재소환된 것은 덤이다. 서 대표이사는 SNS를 통해 본인이 전문성이 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최휘영 장관이 강조한 것은 따로 있었다. 최 장관은 지난 10일 그를 임명하면서 "정동길에 있는 국립정동극장의 관광 자원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 우수한 공연을 국내 관객을 넘어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동극장의 '투 톱'을 모두 공연 관련 전문성이 아니라 '홍보'와 '관광'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친정부 성향 연예인들에게 보은 인사를 했다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공공 극장의 예술성을 도외시한 채 지나치게 '상업성' 관점에서만 접근했다는 점에서도 문화계가 납득하기 어려운 인사의 연속이다.


'화룡점정'은 지난 17일에 이뤄진 황교익 신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임명이다. '맛 칼럼니스트' 타이틀을 달고 있는 황교익씨 역시 이재명 대통령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왔고, 함께 '떡볶이 먹방'을 찍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였던 2021년 당시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보은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자 스스로 후보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관련 기사: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근무 무리", 후보직 사퇴).

과거를 잊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황교익씨를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원장에 황교익씨를 임명하고 임명장을 수여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장난 시계'도 하루 두 번은 맞듯 국민의힘은 지당하신 말씀들을 쏟아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서승만 대표이사 임명과 관련해 "공공 문화기관의 수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노골적인 '코드 인사'이자 전형적인 제 식구 챙기기용 '보은 인사'"라며 "역대 대표들이 쌓아온 전문성의 무게를 생각할 때, '정치적 충성심' 하나로 이 자리를 꿰찬 이번 인사는 공연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예술인들의 창작 의욕을 짓밟는 처사"라고 직격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 역시 12일 "국립정동극장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의 자산이지,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에도 박성훈 대변인은 "황교익씨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임명은, 공공기관을 정권의 사유물처럼 다루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라며 "국민이 한 번 제동을 걸었던 인사를 권력으로 밀어붙여 끝내 관철시키겠다는 태도, 이것이야말로 오만과 독선의 전형"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이 잠시 잊은 것 같아서 상기시키자면, 이들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그리고 문화예술계 자리를 "정치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의 원조가 바로 저들이다. 예술의전당 이사장은 물론 두 번의 장관 자리까지 거친 유인촌 임명이 너무나 대표적이라, 긴 설명이 필요 없다.

이명박 정부 말기의 홍상표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임명이라든가, 박근혜 정부 당시 쟈니윤(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임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윤석열 정부 때는 소위 '김건희 라인'으로 불리는 이들이 낙하산 '부대'로 투하됐다.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 김일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이사장, 김옥랑 서울예술단 이사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민주당도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과거의 자신과 갈등하고 있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 이같은 인사가 자행됐을 때마다 민주당은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공공기관 인사는 정치적 프레임이 아니라 객관적 자격과 역할 수행 가능성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라며 "문화예술 기관 역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시도와 확장을 필요로 하는 만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사들의 참여를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정부 인사를 옹호했다.

18일에도 "'인사 농단' 정치 공세는 전형적인 국정 발목잡기를 위한 억지 프레임에 불과하다"라며, 야당의 비판을 '정치 프레임'으로 규정했다. 논평이 나온 시점과 당적을 가리면 과거 보수 여당에서 나왔던 방어 논리와 구분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도 과거의 과오를 반복할 건가

좋은 정책과 인사라면 이전 정부에서 추진 혹은 단행됐던 것이라도 새 정부가 계승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내란 청산'을 내세우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윤석열 정부와 똑같은 과오를 반복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서울예술단 광주 이전'처럼, 유인촌 전임 장관의 무리수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새 장관에게 오히려 서둘러 추진하라고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의 모습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관련 기사: 문체부, 비상계엄 다음날 서울예술단 지방 이전 '일방 통보').

최근 인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보수 정권 하에서 가장 탄압받은 것도 문화예술계이고, 가장 적극적으로 맞서 싸운 것도 문화예술계이다. 새 정부를 향한 이들의 기대가 높은 것은 당연했다. 문화예술계의 누적되고 있는 실망감과 비판 여론은 지난 13일 문화연대 성명에서 잘 드러난다.

이들은 성명에서 "서승만씨가 공연 제작과 연출 등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음은 사실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 공연장인 정동극장의 경영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공공기관 운영 역량보다 대중적 인지도나 정치적 친소 관계가 더 크게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금 예술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사 문제 자체에 있지 않다"라며 "인사를 통해 드러난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이해 부족,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일방적 태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황교익 원장 임명이 겹치며 문화예술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문화연대는 오는 21일,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예술 인사정책을 규탄하는 문화예술계 일동' 이름으로 규탄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문화예술 연구자들도 서명 운동에 들어갔다.

현장 예술인들도 19일자로 비판 성명을 내고 연서명에 돌입했다. 이들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라며 "문화예술계 현장에 대한 노골적 경시이자 전문성에 대한 명백한 포기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연이은 문화예술 분야 인사 참사는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참담함을 드러낸다"라며 최 장관을 비롯한 인사 책임자의 문책과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일 '문화가 있는 날' 확대를 홍보하기 위해서라며 검정 선글라스와 갈색 가죽점퍼 차림으로 직접 기타 연주에 참여하는 쇼맨십을 보여준 최휘영 장관이 답변을 내놓을 차례다.
#서승만 #정동극장 #황교익 #보은인사 #낙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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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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