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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교지 '목화' 수거, 반세기 자치언론의 위기

교지 편집비 대리 수납 거부하면서 승인제는 유지... 동덕여대 측 "행정적 고려" 반박

등록 2026.04.20 16:24수정 2026.04.2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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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26일 텀블벅으로 발행된 동덕여자대학교 교지 <목화>의 자율 배포가 중단됐다. 대학 본부는 이를 '무단 배포'라고 간주해 수거를 지시했다.
3월 26일 텀블벅으로 발행된 동덕여자대학교 교지 <목화>의 자율 배포가 중단됐다. 대학 본부는 이를 '무단 배포'라고 간주해 수거를 지시했다. 교지 '목화'

동덕여자대학교가 지난해 학내 교지 <목화>의 편집비 지급을 일방적으로 거부한 데 이어 최근 텀블벅을 통해 자체적으로 재원을 조달해 만들어진 교지를 수거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교지가 대학 본부의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다. 동덕여대 측은 17일 <오마이뉴스>에 "교지 편집비를 지원하든 하지 않든 모든 간행물이 학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동덕여대 측의 행태는 '지원을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공공 지원 정책의 원칙에 역행해 '지원을 끊어도 간섭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자치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동덕여대의 공학 전환 추진을 비판한 이후 이어져 온 이 같은 대학 본부의 요구로 인해 1970년에 창설된 교내 유일의 자치언론의 명맥이 끊길 위기다. 교지 <목화>의 구성원들은 이에 반발해 4월 중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예정이다.

2009년 <중앙문화> 사태와 닮아 있는 동덕여대 '언론 탄압'

실제로 대학 내 자치언론 탄압은 시기와 대학만 달리할 뿐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목화>와 비슷한 사례로 2009년 <중앙문화> 사태를 꼽을 수 있다.

중앙대학교 교지 <중앙문화>는 지난 2009년 교지에 대학 본부를 비판하는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교지를 강제로 수거당하고, 등록금 고지서에서 교지 대금 항목을 삭제당한 바 있다. <중앙문화> 역시 동덕여대 <목화>처럼 대학 본부가 직접적으로 교지 편집비를 지원해주는 형태가 아닌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낼 때 교지 대금을 내게 돼있지만, 교지 대금의 목록을 삭제해 학생들이 교지 편집비를 자율적으로 내고 싶어도 낼 수 없게끔 조치를 취했다.

당시 중앙대학교 측은 <한겨레>에 "대학본부가 교지대(금) 자율 납부에 합의했다는 근거가 없다", "교지대(금) 항목 삭제는 기타납부금 고지서 종류가 많아 이를 줄이려는 방침"이라는 다소 '황당한' 이유를 들었다.


동덕여대 측은 "(학내 구성원들이) 등록금을 납부할 때 교지 편집비를 내는 것을 선택 사항이라 생각하지 않고 지불했다가 나중에 환불을 요구하는 민원이 많았다"라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면서 <목화>와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로 일방적으로 교지 편집비를 납부 목록에서 삭제했다. <목화>의 구성원들은 이미 교지 편집비가 납부 목록에서 삭제된 상태에서 등록금 고지서를 받고 나서 뒤늦게 삭제 사실을 인지했다. 동덕여대 측은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에 "우리는 행정적인 고려를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2016년에는 교지에 자대 동문을 비판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지 <외대>가 대학 본부에 의해 강제로 수거된 일도 있었다. 모두 대학 본부의 '민감한' 사안을 건드리고 난 뒤 본부가 취할 수 있는 "행정적인 고려"가 이뤄졌다는 점이 공교롭다.


내용까지도 총장 등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교지?

교지 편집비 조달이 어려워지자 <목화>는 텀블벅(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통해 자체적으로 교지를 만들었다. 열흘 만에 337명이 후원해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관련 기사 : 예산 끊긴 동덕여대 교지, 폐간 위기 몰리자 열흘 만에 제작비 후원 '우수수' https://omn.kr/2fmvz).

그러나 동덕여대 측은 교지의 발간·배포 시 동덕여대 측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무단 배포'로 간주해 교지의 수거를 지시했다. 이는 동덕여대의 '학생 간행물 발간 및 배포에 관한 시행세칙' 중 "동덕여자대학교의 학생단체나 학생이 간행물을 발간, 배포할 때 지도교수 및 학생처장, 총장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에 따른 것이다.

최예인 <목화> 편집장은 17일 <오마이뉴스>에 "교지는 그동안 지도교수, 학생처장, 총장순으로 원고를 검토하며 학교나 재단의 심기를 거스르는 기사라면 발간 불가 통보를 해버렸다"라면서 "현 세칙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교지편집위원회는 이전부터 학교에 비판적인 기사를 썼을 때 검열되는 일이 허다했다"라고 지적했다.

최 편집장은 "9일 교지를 자체적으로 수거하라고 공문이 내려왔다. 일단 교내에 배포했던 교지를 수거하고 이후로는 배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목화> 구성원들은 이 같은 '시행세칙'이 언론 출판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생각이다.

최 편집장은 이어 "학교의 이름을 걸고 교지를 내는 것인만큼 최소한의 '허가'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현 시행세칙이 허가가 아닌 승인제라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동덕여대 측은 "발간·배포 승인제와 관련해 머지 않은 시기에 규정심의위원회를 열어 규정 변경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수거를 지시한 교지에 대해서는 승인제가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 #자치언론 #목화 #교지승인제 #중앙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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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일에 관심이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오마이뉴스 유지영입니다. alreadyblue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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