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흥항으로 돌아오는 뱃길, 돌고래 세 마리가 나타났다. 가끔 출몰한다는 말에 다른 이들은 덤덤했지만 필자는 서둘러 유리창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하지만 정작 눈에 들어온 건 부표뿐이었고, 곁에 계신 스님은 세 마리를 봤다며 기뻐하셨다.
최미향
스님은 돌고래를 봤다
오후 2시, 배를 돌려 서격렬비도 쪽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서쪽 끝을 알리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였다. 다들 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아무 말 없이. 말이 필요 없었다. 우리 영해의 끝이 어디인지, 이 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가슴으로 느끼는 데는 그걸로 충분했다.
귀항 길, 방송에서 돌고래가 나타났다는 소리가 들렸다. 부리나케 갑판으로 나갔지만 내 눈엔 부표밖에 보이지 않았다. 옆에 계신 스님은 세 마리를 봤다고 기뻐하셨다.
이제 30분이면 안흥항이다. 누군가 말했다. "여기 한 번 오면 중독성이 있어요. 기억이 딱 나고, 한 번 더 가보고 싶거든요." 필자도 그럴 것 같았다.
귀항 후 채팅방에는 하나둘 인사들이 올라왔다. 유례없이 잔잔했던 날씨 덕에 전원 멀미 없이 다녀왔다고, 멀리 무등산에서까지 와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윤 회장은 이렇게 남겼다.
"대한민국 영해기점 태극기를 바라보며 느낀 감회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 충분히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격렬비열도. '생명의 섬', '서해의 독도', '특정도서 제125호'라는 숱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늘도 이 섬을 지키는 것은 갈매기와 등대원 넷이다. 그리고 사비까지 기꺼이 내면서 이 섬을 알리겠다는 한 사람. 새들이 씨앗을 물어다 꽃밭을 만들 듯, 이 사람들이 조금씩 이 섬을 세상에 심고 있었다. 5대가 쌓은 덕이 허투루 쓰이지 않기를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5대가 덕을 쌓았나 봐요"... 서해 끝 섬 격렬비열도를 밟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