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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6.04.29 13:26수정 2026.04.29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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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나물 페스토 오징어 파스타
김선아
4월의 시장은 초록으로 넘친다. 두릅, 취나물, 참나물, 세발나물, 방풍나물, 깻잎순까지 좌판마다 푸릇푸릇한 색감이 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두릅을 살까 잠시 망설이다가, 옆에 놓인 참나물의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결국 한 줌 집어 들었다.
참나물은 은근하고 상큼한 향이 매력인 나물이다. 향이 너무 강하지 않고, 잎도 부드러워 어디에도 잘 어울린다. 한식은 새콤달콤하게 무쳐 샐러드로, 양식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친근한 식재료다.
보통 3월부터 5월까지 수확되며, 4월이 제철이라고 한다. 지금은 제철의 끝자락이지만, 줄기는 여전히 연하고 잎에서는 쌉싸름한 향이 은은하게 올라와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우리 동네에서는 100g에 600원 정도. 천 원이면 제법 넉넉하게 한 끼를 준비할 수 있다.

▲ 시장의 봄나물들
김선아
이번에는 늘 먹던 무침 대신 페스토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바질 페스토는 익숙하다. 그렇다면 바질 자리에 참나물을 넣으면 어떨까? 이탈리아의 바질 대신 한국의 봄 허브, 참나물 페스토다. 무쳐 먹으면 그날로 끝나지만, 페스토로 만들어두면 일주일 이상, 냉동하면 한 계절을 넘겨 봄의 향을 붙잡아 둘 수 있다.
재료는 단순하다. 참나물은 버릴 게 없다. 줄기, 잎 모두 넣으면 된다. 여기에 견과류, 파마산 치즈, 좋은 올리브유만 있으면 충분하다. 믹서에 갈아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위에 올리브유를 한 겹 부어 보관하면 냉장에서 일주일, 냉동하면 두 달도 거뜬하다. 번거롭다면 한꺼번에 넉넉하게 만들어 얼려두면 봄이 가도 냉동실 속 봄은 남는다.

▲ 참나물 페스토 만드는 방법 그리고 보관법
김선아
마침 집에 오징어가 있어 함께 곁들였다. 잘게 썬 오징어를 살짝 볶은뒤 참나물 페스토와 함께 버무려 파스타를 만들었다. 오징어는 담백하고 맛이 강하지 않아 참나물의 향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식감에 쫄깃함을 더해 입안이 한층 풍성해진다.

▲ 참나물, 카펠리니, 오징어
김선아
면은 스파게티 대신 카펠리니를 골랐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머리카락이라는 뜻이고, 미국에서는 엔젤헤어 파스타라 불린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면 정도의 굵기다. 삶는 시간은 3분이면 충분하다. 얇은 만큼 소스를 잘 흡수한다. 이런 특성 덕분에 무거운 크림소스보다는 가벼운 오일 베이스나 허브 소스에 더 잘 어울린다. 참나물 페스토처럼 향이 섬세한 소스와는 찰떡이다. 대신 조금만 시간을 놓치면 쉽게 퍼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 스파게티면과 카펠리니면 굵기 차이
김선아
봄나물은 무쳐 먹고, 볶아 먹고, 데쳐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다. 하지만 조금 질릴 때쯤, 이렇게 갈아서 새로운 방식으로 즐겨보는 것도 좋다. 요리에 작은 변주를 주는 순간, 평범한 부엌은 어느새 나만의 작은 공방이 된다. 이제 곧 사라질 봄바람을 맞으며, 봄나물에 손끝의 요술을 부려보자. 하루가 맛있게, 빠르게 지나간다.

▲ 참나물 페스토 오징어 파스타
김선아
[참나물 페스토 오징어 파스타]
▶ 재료
카펠리니 면, 오징어, 참나물, 참나물 페스토 2큰술, 편 마늘, 올리브오일, 후추
(참나물 페스토: 참나물 100g, 견과류 한 줌, 파마산 치즈 2큰술, 올리브오일 1/2컵, 소금 1작은술)
▶ 만드는 법
① 참나물, 견과류, 파마산 치즈, 올리브오일, 소금을 모두 넣고 믹서로 곱게 간다.
(소독한 유리 용기에 담은 뒤, 표면을 올리브오일로 덮어 밀봉하면 냉장 보관 시 약 일주일간 신선하게 유지된다. 오래 보관하려면 소분해 냉동한다.)
② 카펠리니 면은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2~3분간 삶는다.
③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편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 뒤, 먹기 좋게 썬 오징어를 넣어 익힌다.
④ 오징어가 익으면 삶은 면과 참나물 페스토 2큰술을 넣고 섞는다. 이때 면수를 약간 넣어 농도를 맞춘다.
⑤ 접시에 담고, 통후추를 갈아 뿌린 뒤 잘게 썬 참나물을 올려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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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치지 말고 갈아보세요, 참나물이 요술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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