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4.27 11:06수정 2026.04.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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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심히 찾아 보는 회원들 도서관 내부 책꽂이
이숙자
봄날의 산책, '인문학당' 회원들이 봄 소풍을 다녀왔다. 학교 다닐 때는 소풍 간다는 말만 들어도 며칠 밤을 설렘으로 꿈까지 꾸었던 기억이 난다. 팔순의 나이지만 설렘이 사라진 건 아니다. 삶의 방향이 같은 사람과 풍경을 즐기며 시간을 공유한다는 것 또한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즈음 말로 코드가 맞는 사람끼리 놀아야 재미있다고 말한다. 쉽게 말하면 누군가와 소통이 되고 감성이 맞는다는 것은 사람 마음을 외롭지 않게 하는 충만함이있다. 인문 학당 학우 들은 만나면 모두 따뜻하고반가운 분들이다.
소풍이란 말을 처음 듣는 순간 천상병 시인이 먼저 떠 올랐다. 세상에서 살았던 삶을 '소풍'이라며 시를 남기신 분, 많은 사람이 공감 할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은 금방 "맞아" 하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 하늘로 올라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소풍이란 우리 마음 가운데 아름다운 풍경과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유와 여유를 향유하는 시간이다. 천상병 시인의 시를 낭독할 때면 삶의 깊이를 관조하며 세상 물욕과 근심 걱정을 내려놓는 그분의 삶의 자세를 한번 쯤 생각해 보면서 위로 받곤 했었다. 그래, 인생 사는 게 뭐 있겠어, 너무 아귀 다툼을 하며 살지는 말자고 정의를 내린다.
소풍 가는 날, 날씨도 상쾌하다. 봄의 끝자락이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봄꽃과 철쭉들은 피어 활활 타 오르며 우리 마음을 유혹한다. 겨울 내내 나목으로 서 있던 나무는 어느 사이 연둣빛 옷으로 갈아입고 바람에 하늘 거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싱그럽고 환해진다. 연두, 온 세상이 희망으로 가득한 느낌이다. 이런 때는 환희가 밀려와 내 마음이 요동을 친다. 그래 살아있다는 것은 축복이야.
매일 선물 같은 날이다. 나이 듦이란 이처럼 삶에 진지해 지는 순간들이 가득하다.
바쁘게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 어느 사이 인문 학당 학우 들이 모여 얼굴엔 즐거움이 활짝 피어활짝 핀 꽃처럼 아름답다. 옷차림도 경쾌하고 가볍다. 입가에는 미소와 즐거움이 넘친다. 모두가 젊은 소녀 시절도 돌아간 느낌이다. 학우들 모두는 6~70대다.
회원들은 지정된 장소에서 모여 고창 황윤석 도서관 이름을 내비게이션에 찍고 출발 한다. 수많은 세월을 살아낸 우리는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지금은 할머니로 불리지만 또 다른 호칭의 이름이 있다. 책을 내신 작가님, 시집을 내신 시인님, 그림을 그리는 펜화 작가, 가야금을 켜는 명인, 또 영어회화 공부도 한다. 기타 분야에서도 훌륭한 재능이 있는 분들은 동아리 방을 만들어 같이 공부를 한다. 아주 활기가 넘친다.
공부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열정을 다 하는 인문 학당 학우들이다. 봄날의 산책이란 공간과 방향을 제시해 주는 대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일지라도 혼자는 이런 문화를 누릴 수 없다. 이번 인문 학당 공부를 하면서 한 사람의 생각이 많은 사람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았다.

▲도서관 투어 중 황윤석 도서관 투어를 하고 있습니다.
이숙자

▲도서관 건축에 대한 설명 도서관 건축 설명한 내용
이숙자
창가에 앉아 밖의 아름다운 신록을 보면서 종일 좋아하는 책을 보거나 조용히 사색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의 모습일까. 미루어 짐작이 간다. 도서관을 투어를 하면서 고창 사람들이 부러워 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조 건물인 종묘에서 정보를 얻어 고창의 랜드 마크인 황윤석 도서관 건축을 구상했다는 건축가의 설명이다. 고창이 고향인 호남의 3대 실학자 황윤석을 기리기 위해 이름도 황윤석 도서관이라고 명명했다. 공모전을 통해 전통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든 건축물이라고 한다.
책꽂이가 어마어마 하게 높고 많다. 어떻게 그 많은 책을 전시했을까 의아하다. 2층은 복층으로 연결 되어 채광이 잘되고 창은 통유리로 연결 된 외부 풍경을 잘 볼 수 있어 답답하지 않고 넓은 시야로 밖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아주 이색적인 도서관 내부다. 도서관 내부는 사람들 마음을 편안하게 이완해 주는 역할을 해 주는 효과가 있어 더 좋았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앉아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평화로워 보였다. 우리가 사는 곳도 이런 멋진 도서관 하나 쯤 있으면 얼마나 우리의 일상이 풍요로울까, 종일 도서관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 도서관 내부 복층과 연결되는 계단
이숙자
우리 일행은 도서관 투어를 마친 후 고창 읍내에서 한우 비빔밥을 먹고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책방 마을을 찾았다. 그곳은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시골 산등성이에 일곱 개의 책방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 땅을 가지고 있던 주인이 구상을 해서 뜻있는 분들과 생활할 수 있는 공간과 작은 서점을 열었다. 제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서점들이다.
그곳 대표가 되는 분의 친절한 안내와 설명을 듣고 서야 알 수 있었다. 어느 곳은 철학 서점, 어린이 동화, 시집과 중고 책, 에세이 등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다. 철학 책을 파는 가게에서는 카페와 겸업 하고 또는 숙박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더 많은 사람을 모이게 하는 일환으로 주변 산등성이를 임대해서 잔디를 심고 야생화도 심어 가꾸는 중이라 한다. 날씨가 더워 카페에서 마시는 냉커피 맛은 특별히 맛있었다.

▲철학 책방과 커피숍 책방 커피숍
이숙자
자기들만의 꿈을 찾아 열심히 살아가는 그분들의 삶을 응원하고 싶다. 대단해 보인다. 더 연구하고 노력 해서 수입 창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 노력한다는 안내하시는 분의 말씀이다. 나이만 젊었다면 과감하게 도전이라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젠 모든 욕망에서 자유로운 때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허상일 뿐이다. 나이란 현실 삶에서 더 많은 것은 포기하고 절제 해야만 한다. 마침 그날 북콘서트가 있어 우리 회원들은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김혜영 작가의 '간결하게 사는 삶'이란 주제는 강의를 들으며 공감이 간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지금 가슴앓이를 하고 있는 중이다. 되도록 환경에 영향을 생각해서 물건도 재 사용 하면서 살 아야겠다. 생각 뿐이 아닌 실천하려는 마음을 내어본다. 작가님의 삶의 태도에 감명 깊었다. 물질이 넘치는 시대, 좀 더 슬기롭게 살아가는 모습은 따라 해 보고 싶은 동기부여가 충분히 되었다.
생활 용품은 무엇이든 손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낡은 옷도 버리지 않고 수선하여 입는 방법, 옷도 직접 만들어 입는 일 등, 모든 걸 자급자족하며 살고 있는 그분의 삶이 존경스럽다. 그러한 생활 태도에서 나는 무엇을 실천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다.

▲잔치 국수와 두릅과 떡 잔치 국수를 말아 주셔 맛있게 먹었습니다.
이숙자
강의가 끝나고 잔치국수까지 말아 주셨다. 떡과 작가님이 직접 농사한 두릅까지 가지고 오셔서 맛을 보는 훈훈한 시간이었다. 이 각박한 세상에 지금까지 남아있는 시골 인심은 마음 안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 온다. 단체 사진을 찍은 후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군산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도 잘 살았다 싶어 마음이 가득하다.
배움이 이처럼 소중하고 즐거운 일임을 마음 안에 새긴다. 인문 학당 회원들은 나이 듦을 알차게 공부하고 헛된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는 열정이 넘치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내, 어머니, 할머니로만 살아왔던 우리는 이제는 공부하는 인문 학당 학우 들이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4월, 봄 소풍을 즐기며 마음의 풍요를 누린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이날 봄 소풍도 내 인생의 한 페이지 일 것이다. 주변 모든 것이 고맙다. 고마움이 없는 삶은 행복이 없는 삶일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며 오늘 충만한 하루를 마감한다.

▲아기 자기 전시 해 놓은 책방 책들을 예쁘게 전시해 놓은 책방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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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과 함께 떠난 봄 소풍,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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