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으로 지은 '둥지', 갑천 습지의 봄을 깨우다

제5기 월평공원·갑천 어린이 습지학교 첫 번째 이야기

등록 2026.04.27 10:11수정 2026.04.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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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생태계의 보고, 갑천 습지보호지역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활기를 되찾았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2023년 국가 습지보호지역 지정 이후 미래세대에게 습지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매년 '어린이 습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5기를 맞은 월평공원·갑천 어린이 습지학교가 지난 4월 25일(토), 정림동 인근 갑천과 월평공원 현장에서 첫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첫 번째 수업의 주제는 '봄 새들을 위한 둥지상자 설치'였다. 아이들은 숲속 새들이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직접 둥지상자를 만들고 설치하며 생태계와 공존하는 방법을 배웠다. 참가 어린이들은 서툰 손놀림이지만 진지한 표정으로 망치를 들고 나무판을 조립했다. 직접 만든 둥지상자에는 저마다의 그림과 이름도 새겨 넣었다.

 둥지 상자를 만드는 아이들
둥지 상자를 만드는 아이들 대전환경운동연합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둥지상자가 실제로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를 기대하며 조심스럽게 나무에 설치했다.

특히 이미 설치된 둥지상자에서 새들이 실제로 알을 품고 번식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했을 때는 작은 탄성이 이어졌다. 생명이 태어나는 현장을 눈앞에서 마주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신비로움이 동시에 번졌다.

 둥지에 번식하고 있는 박새의 모습
둥지에 번식하고 있는 박새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엲바
 부화한 곤줄박이 새끼들의 모습
부화한 곤줄박이 새끼들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단순히 자연을 관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태계에 직접 도움이 되는 '생물놀이터'를 만드는 시간이었다. 둥지상자 설치는 사람이 자연의 방해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 될 수 있음을 배우는 실천 활동이다.

둥지 설치를 마친 뒤 아이들은 습지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천의 흐름과 습지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걷던 아이들 앞에 또 다른 생명의 풍경이 펼쳐졌다.작은 웅덩이마다 투명한 도롱뇽 알이 가득했고, 습지 곳곳에서는 수만 마리의 두꺼비 올챙이들이 검은 물결처럼 헤엄치고 있었다.

한 어린이는 주저 없이 손바닥 위에 올챙이를 올려놓으며 생명을 가까이 들여다봤다. 교과서 속 사진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을 직접 만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습지는 단지 물이 고인 공간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고 자라는 삶의 터전이다. 아이들은 그 현장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왜 습지를 지켜야 하는지 스스로 답을 찾아가고 있었다.


 두꺼비 올챙이를 든 아이의 손
두꺼비 올챙이를 든 아이의 손 대전환경운동연합

갑천의 봄은 이미 올챙이들의 힘찬 꼬리짓 속에서 여름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우리들의 습지 수호기는 계속된다. 이번 첫 활동은 아이들이 자연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이정임 상임대표는 "아이들이 직접 둥지를 만들고 습지 생물들을 만나며 생태적 감수성을 키워가는 모습에서 갑천 습지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며 "어린이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감각을 잃지 않도록 꾸준히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확인한 제5기 어린이 습지학교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오는 5월 30일에는 습지에 살아가는 포유류의 흔적을 찾아보는 두 번째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도심 속 비밀 정원인 갑천 습지를 지키는 작은 수호자들의 발걸음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참가 신청 안내 : bit.ly/5기월평공원습지학교
#둥지상자 #멸종위기종 #대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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