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규탄 기자회견 배달 플랫폼 입점 자영업자들이 '배달앱 규탄' 기자회견을, 배달의민족 본사 '우아한형제' 건물 앞에서 진행했다.
권성훈
4월 28일, 배달의민족 본사인 우아한형제들 건물 앞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단체를 포함한 다양한 자영업자들이 모였다. 그들이 이 자리에 선 이유 중 하나는 그곳에서 철야농성을 시작한 지 꼭 1년이 됐기 때문이다. 살을 에는 혹한과 귀청을 찢는 차량 소음 속에서 하루 매출은 물론 유일한 자산인 체력까지 소모하며 배달앱 문제를 세상에 호소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나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상황은 더 악화했다.
이들은 배달앱 상생협의안이 오히려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을 늘리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상위 70% 구간에 일률 적용되는 7.8% 수수료와 3400원 배달비는 중간 구간 업주들의 짐을 더 키우고, 배달 거리 제한으로 매출이 절반 이상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을지로위원회 대안을 플랫폼 측이 거부하면서 협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자영업자 단체들이 온라인 플랫폼법 제정과 수수료 상한제 입법을 강하게 촉구하는 이유다.
해외도 다르지 않다. 미국 플랫폼 시장의 선례는 우리에게 하나의 예고편을 보여준다. 뉴욕시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15%+5%로 제한하는 법안을 영구화하려 했으나, 기업들의 법적 대응 끝에 2025년 타협안이 만들어졌다. 결과는 기존 주문 중개 수수료를 제한하지만, '강화된 서비스' 옵션 등을 선택할 시 추가로 수수료를 허용하는 방안이었다. 이러한 변화에 음식점들은 강력한 '이중가격제(음식점 판매가와 앱 판매가에 차별을 두는 것)'를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기업 또한 규제에 맞서 소비자에게 별도의 '규제 대응 수수료'를 전가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우회했다고 볼 수 있다. 완전한 승리는 없었고, 끝없는 줄다리기만 남았다.
이 현실이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자영업자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인 한, 시장의 자율만으로는 균형이 회복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여론이다. 자영업자의 피해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둘째, 제도다. 시장이 민생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면 국가는 규제를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셋째, 기업의 인식 변화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결국 입점 자영업자의 상품에서 나온다. 생태계를 소진시키는 방식은 장기적으로 기업 스스로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민생은 언제나 시장보다 약했다. 그러나 사회적 합의와 제도, 그리고 공존의 인식이 결합될 때, 그 약함은 균형을 만들어내는 힘으로 바뀐다. 지금 자영업의 문제는 단순한 업종의 어려움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민생을 어떻게 정의하고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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